[칼럼] 자궁내막증 증상, 극심한 생리통과 헷갈릴 수밖에 없는 이유
[칼럼] 자궁내막증 증상, 극심한 생리통과 헷갈릴 수밖에 없는 이유
  • 지태섭 기자
  • 승인 2020.08.2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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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산부인과 최동석 대표원장

최근 한 여성 유튜버가 자궁내막증을 겪었음을 고백했다. 지속되는 통증에 생리통으로만 여기며 약을 처방 받아 복용해봤지만 칼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견딜 수 없어 병원을 찾게 됐다는 그녀. 결국 통증의 원인으로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게 됐고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많은 여성들에게 자궁내막증 증상을 알리며 산부인과 진찰을 당부했다.

왜 자궁내막증을 생리통으로 오인했던 걸까? 먼저 난소혹이라고도 불리는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하는 자궁내막조직이 자궁 밖 난소에 존재하면서 발생된다. 자궁내막증의 발생은 생리혈의 역류 외에 면역 체계의 이상을 들고 있다.

자궁내막증은 대부분 양성 혹이다. 즉, 혹이 발생한다고 해서 생명과 바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가 겪었던 것처럼 자궁내막증은 통증의 증상을 수반한다. 바로 이 통증을 많은 여성들이 생리통으로 오인하는 것. 생리통은 컨디션의 변화, 스트레스, 과로 등을 통해 간헐적으로 심해지기도 한다. 평소 생리통이 없고 자궁의 상태가 건강한 여성에게도 해당된다. 그러다보니 병변으로 인해 생기는 통증도 ‘지난 달보다 좀 더 심한 생리통’으로 오해하기가 쉽다. 하지만 그녀가 겪었던 것처럼 병변으로 인한 통증은 점점 커지고 심해진다. 자궁내막증이 곧바로 생명에 위협을 가하진 않지만 그에 못지 않게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여성들을 힘들게 함은 자명하다.

점점 심해지는 통증에도 ‘생리통’으로 여겨 지나치면, 난소혹을 키우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병변을 키우는 것은 결국 치료의 시기를 미루고, 치료의 난이도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자궁내막증을 방치할 경우 정상 난소 조직을 파괴, 가임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가임기 여성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자궁내막증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 자궁내막증은 수술적 방법과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적 치료는 개복을 선행하는 복강경이 대표적이며, 직접 혹을 떼어낸다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난소의 일부 절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앞으로 출산을 계획하는 여성이라면 해당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비수술적 방법으로는 경화술이 대표적이다. 특수바늘이 질 벽을 통해 종양에 접근, 자궁내막증을 흡인하고 세척하는 과정에서 화학적으로 파괴하는 방법이다. 시험관 시술에서 따온 해당 시술은 개복과 절개가 일어나지 않고, 자궁내막증만을 선택적으로 괴사시킬 수 있기에 가임력 보존과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임신을 가능하게 하는 난소를 치료하는 것인 만큼, 집도의가 산부인과/난임 전문의인지, 충분한 시술례와 성공례를 보유하고 있는지, 자궁/난소/내막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실력을 갖추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해당 유튜버는 생리통을 그저 많은 여성들이 겪는 당연한 일로 치부하지 말 것, 생리통이 심해진다면 꼭 진찰을 꼼꼼히 받을 것을 권했다. 필자 또한 여성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회복하는 것을 사명으로 두고 있는 사람으로서 유튜버의 이번 외침이 모든 여성들에게 경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글: 최상산부인과 최동석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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