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자궁내막증치료, 수술 없이 약물로는 안 되는 걸까?
[칼럼] 자궁내막증치료, 수술 없이 약물로는 안 되는 걸까?
  • 지태섭 기자
  • 승인 2020.08.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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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산부인과 최동석 대표원장 [사진 = 최상산부인과 제공]

난소혹은 저절로 없어지거나 약물로 치료가 가능할까? 난소낭종을 접하신 분들이라면 가장 궁금해할 주제일 것이다. 모든 병변이 수술 없이 완치가 가능하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처럼 난소낭종 역시 마찬가지이다. 난소낭종은 저절로 없어지거나 약물로 치료할 수 없다.

여기서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더러 계실 것이다. 종종 자궁내막증이 있으니 추적 관찰하자는 이야기를 병원에서 들었거나, 약을 복용했을 때 없어진 케이스에 해당하는 분들이다. 이런 경우 자궁내막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난포(난자가 들어있는 물주머니)나 출혈성 낭종(배란 후 난소 안에 피가 고인 상태)은 정상적인 난소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난소낭종이 아니며 이들은 보통 생리주기에 따라 없어지기를 반복한다. 정리하자면, 난소 혹이 약을 복용하였거나 추적 관찰했을 때 없어졌다면 그것은 난포나 출혈성 낭종이었으며, 이는 약의 사용 유무와 상관없이 저절로 없어질 혹이었던 것이다.

자궁내막증치료로 약을 복용 하는 것은 수술 혹은 경화술 후 재발의 억제, 잔여 병변의 치료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자궁내막증은 생리 혈의 역류에 의해 생기므로, 치료 후에는 생리를 억제하거나 생리를 줄이는 약을 쓸 수 있다. 먹는 약, 주사약, 호르몬 분비 루프와 같은 것이 있다. 이 경우에도 자궁내막증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쓰는 것이 아니라 치료 후에 쓰는 것임을 알아야 하겠다.

그렇다면 자궁내막증 치료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난소 혹의 치료법으로는 수술적 치료인 개복수술, 복강경 수술과 비수술적 치료인 경화술이 있다. 수술은 물리적으로 혹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개복수술과 복강경 수술이 있으며, 그를 통해 난소 혹만 혹은 난소 전체를 제거한다. 장점은 혹을 물리적으로 제거하고 조직 검사를 정확하게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신마취와 절개가 필요한 개복수술이며 회복 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전신마취의 2차 합병증이 두렵거나 신체적 이유로 수술적 처치가 불가한 분들에게는 한계가 있는 치료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비수술적 치료법인 경화술은 초음파 끝에 달린 특수한 바늘로 난소낭종을 찔러서 액체 내용물을 흡인해 내고 알코올 등의 경화제를 이용하여 낭종을 파괴, 괴사시켜 치료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수면 마취하에 개복 없이 가능하고 회복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정상 난소 세포의 파괴가 일어나지 않기에 임신을 계획하는 가임기 여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한 조직검사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경화술을 하기 전 난소낭종에 대한 정밀검사(난소종양 표지자 검사-ROMA 검사, 골반MRI)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경화술이 시험관 아기 시술에서 차용된 치료법인 만큼 경험이 풍부한 산부인과 전문의의 집도가 필요할 것이다.

자궁내막증 치료에 수술이 좋다, 비수술이 좋다는 결코 단언할 수 없다. 환자의 상태, 병변의 상태, 그리고 환자의 니즈(needs)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난소혹의 종류, 크기, 특성 등에 따라 치료 후 약물치료, 재시술 등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무조건적으로 수술적/비수술적 치료를 종용하지 않는지, 단 한번의 치료로 완치된다고 호언장담 하지는 않는지를 확인하여 치료병원과 치료방향을 설정한다면 더 나은 자궁내막증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글: 최상산부인과 최동석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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