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임칼럼] 인공지능 국제표준화 회의를 다녀와서
[조영임칼럼] 인공지능 국제표준화 회의를 다녀와서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8.11.1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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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임 가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조영임 가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지난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ISO/IEC JTC 1 SC 42 회의가 미국 써니베일에서 열렸다. 개최 장소는 실리콘밸리 내의 구글 회사였고, 한국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 중심의 위원들과 과학기술정보통부 중심의 위원 11명이 참석하였다. 정확한 회의 명칭은 ISO/IEC/JTC1/SC42이다.

여기서 용어를 정리하면, ‘표준’이란 합의에 의해 제정되고 인정된 기관에 의해 승인되었으며, 주어진 범위 내에서 최적 수준의 질서 확립을 목적으로 공통적이고 반복적인 사용을 위하여 규칙, 지침 또는 특성을 제공하는 문서를 말한다.

‘표준화’란 일상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실제 또는 가능성이 있는 문제에 대해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적의 질서를 달성하기 위한 목적을 확립하는 일련의 활동을 말한다. 표준화 활동은 국가 이미지 제고, 국가 수준향상, 수출 등을 위해 필요한 활동으로, 각국에서 매우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ISO/IEC/JTC1은 IT 시스템 및 툴의 설계 및 개발, IT 제품 및 시스템의 품질 및 성능, IT 시스템 및 정보의 보안성, 응용 프로그램 간의 호환성, IT 제품 및 시스템의 상호 운용성 확보, IT에 관련된 어휘의 통일, 그리고 사용자와 친숙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의 표준화에 기여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ISO/IEC JTC 1 SC42 회의 현장
ISO/IEC JTC 1 SC42 회의 현장

이번 국제 표준화 회의에는 미국, 영국, 독일, 한국 등 16개국 등 144여명이 참가했다. 주요 작업내용은 인공지능 표준의 용어 및 기본 구조 등에 대한 표준작업을 구체화했고, 머신러닝(ML)기술 분류 및 성능평가 표준, 데이터 레이블링 등 국가별 활용 가능성 있는 아이템 제안 결과 검토 및 WG3(유즈케이스) 분과가 작업반으로 승격하여 산업계/연관 기술 TC/SC 협력을 강화했다.

인공지능은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화두이며 중요한 이슈이다. 2017년 11월에 ISO(International Standard Organization)에서 중요성을 인지하고 SC42(Sub Committee42)로 신규제정 했고 간사국은 미국으로 결정되었다. 즉, 미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의 표준화를 논의하고 추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2018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1차 킥오프 회의를 했고, 이번 미국이 2차 회의이며, 앞으로 3차는 2019년 4월에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릴 것이다. 4차는 2019년 10월 일본 도쿄, 5차는 2020년 4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2차 회의에서 주요했던 것은 인공지능의 기본 개념에서부터 확장, 빅데이터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어 SC42에서 논의됐다는 점이다. 또한 WG1(Working Group 1)에서 진행 중인 표준 22989(용어 및 개념)등에 대해 에디팅 의견 제시 등 차기회의까지 온라인 미팅 등을 통해 문서 작업 참여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회의에서 주요 결정된 인공지능 표준화 동향과 주제에 대해 제시하면 다음 표와 같다. 여기서 용어를 정의하면 AWI는 현재 논의하고 있는 문서이며, PWI는 AWI가 논의되어 좀 더 정리된 문서, DIS는 위원회에서 논의하는 국제표준화 문서의 거의 최종버전, TR은 기술보고서를 의미한다.

SO/IEC JTC 1 SC42 회의에서 결정된 인공지능 표준화 동향과 주제
SO/IEC JTC 1 SC42 회의에서 결정된 인공지능 표준화 동향과 주제

이번 회의의 국제적 동향을 보면 미국은 다수의 글로벌 컴퍼니(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굴지의 회사에서 우수한 인력들이 회의에 참석했고, 일본은 WG4(유즈케이스) 의장을 수임했으며, 중국은 SG1(Study Group) 의장수임을 계속 유지하였고 데이터레이블링 제안 등 표준제안실적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독일은 신규 NP문서를 제출하고 SC40 JWG(Joint Working Group)에 활동함으로써 의장 수임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고, 캐나다는 머신러닝 분류평가 등 신규표준화 작업제안 등과 관련해 향후 적극적인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 2차 총회 결과를 바탕으로 구성된 WG 등 구조에 대한 부분을 국가기술표준원내의 전문위원회를 강화하고 보다 적극적인 대응 전문가 역할 분담을 수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먼저, 현재 WG1에서 WD(Working Document) 작업 중인 22989(용어 및 개념), 23053(프레임워크) 등에 대한 문서 보완작업을 비롯하여 타 WG의 온라인 미팅 참여 등 국내 전문가의 대응이 필요하다.

둘째, 신규그룹 신설에 따른 WG3(신뢰성), WG4(유즈케이스) 등 신규 착수된 TR(Technical Report) 및 IS(International Standard) 목표의 표준관련 회의 참석 및 해당 이슈의 진행에 대한 국내 전문가들의 학습과 산업계 차원의 기고문 제출 독려 및 홍보에 좀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데이터레이블링, 라이프사이클 등은 앞으로 국제에서 표준화 문서로 작업할 문서들이므로 국내에서도 활용이슈가 발굴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해당 부분에 대한 전문가 기고문 등 의견 제안을 다수 발굴할 필요가 있다.

특히 WG4(유즈케이스)의 경우, 산업계에서 제안하는 AI 표준화 이슈영역에 대한 대표사례로서 적용될 수 있으므로 해당 유즈케이스 템플릿에 대하여 현재 진행 중인 TR사례로서 국내 산업계 적용이슈를 반영한 기고문 제안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회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추세에 따라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보다 전문성을 가진 전문가그룹의 확보가 필요하다. 지난 1차 총회 이후로 WG1에 불과한 그룹이 본 회의를 기점으로 WG4까지 확장되었고, 향후 신규표준 작업 추진상황에 빗대어 차기 아일랜드 회의에서 추가 WG 설립이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은 빅데이터 등 기존 활동 그룹의 코멘트 기고 외에는 특기할만한 활동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 차원의 인공지능 표준관련 활동 및 대응전략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한국의 방향과 국제표준제안이 가능한 전문가들을 발굴하여 제안을 독려해야할 시점으로 사료된다.

또한 글로벌기업(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IBM)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SC 42의 참여 전문가 구성을 볼 때 국내에서도 AI 관련 산업계 참여를 더욱 확보하여 민간 협조 중심의 대응체제를 더욱 확고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TRI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4차산업 준비도가 OECD 43개국 중 23위를 차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아이디어와 창의력, 소프트웨어가 특히 더 중심이 된다. 표준화를 하는 이유는 국제표준을 선도하고 리딩함으로써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수출 및 판로개척, 국가 이미지 제고 등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IT인프라 강국이며 5G 또한 강국이지만 이를 바탕으로 조금 더 소프트웨어적인 활동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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