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 농도 높으면 영유아 천식 위험 80% 증가
오존 농도 높으면 영유아 천식 위험 80% 증가
  • 송지나 기자
  • 승인 2018.06.0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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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피부염·자살 위험에도 영향…외출 삼가는 것이 최선

[베이비타임즈=송지나 기자] 토요일인 2일 전국 대부분 지역이 초여름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오존 농도와 자외선 지수가 ‘나쁨’으로 예보돼 나들이 할 때 주의가 요구된다.

미세먼지 농도는 대부분 ‘보통’이겠으나 수도권, 충북, 영남권에서 대기 정체로 오전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세먼지 위험은 크게 줄어들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할 때 오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오존 노출은 미세먼지 이상으로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만큼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존은 희미한 푸른색의 기체로, 2ppb 이하의 농도에서는 독특하고 상쾌한 향이 나지만 농도가 더 높아지면 매우 자극적인 냄새가 난다. 일반적으로 오존의 90%는 지상으로부터 약 10∼50㎞ 사이에 오존층을 형성하고, 태양에서 방출되는 자외선을 흡수해 생물을 보호하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문제는 지표에서 약 10㎞ 이내에 잔류하는 나머지 10%의 오존이다. 잔류오존은 생활공간 남아 있으면서 지구온난화를 부추기고 사람과 동식물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오존에 노출되면 심장병,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악화, 폐 용량 감소 및 호흡곤란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낮은 농도에서도 가슴 통증, 기침, 메스꺼움, 인후 자극, 충혈과 같은 건강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오존에 노출된 아이들은 천식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캐나다 소아 전문병원(The Hospital for Sick Children) 연구팀은 최근 미국흉부학회 국제회의에서 발표한 논문에서 “출생 이후 오존에 노출된 아이들은 만 3세가 될 때까지 천식 발병 위험이 8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오존이 항산화력(antioxidant activity)을 감소시키고 호흡기관의 염증을 유발해 폐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폐와 다른 호흡기관이 작은 데다 빠르고 깊게 호흡하는 야외 신체활동을 더 많이 하기 때문에 오존이 호흡기 질환의 위험도를 더 높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어린이 1,881명을 출생 이후 평균 13세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조사 기간 중 질병 발생률은 천식 31%, 알레르기 비염 42%, 습진 76%였다. 천식의 경우 평균 발생 연령은 3세였고, 오존농도가 0.01ppm 증가할 때마다 발생 위험이 82% 높아졌다.

단체 야외활동에 나선 초등학생과 학부모들.
단체 야외활동에 나선 초등학생과 학부모들.

오존은 아이들의 아토피피부염을 악화시키고 자살률 증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환경보건센터 연구팀(안강모 교수·김영민 박사)은 대기오염물질이 아이들의 호흡기와 피부 점막을 직접 자극해 여러 염증 반응을 유발하면서 아토피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오존농도가 0.01ppm 증가하면 아이들의 아토피피부염 증상 위험도는 6.1%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대기오염 물질인 미세먼지(PM10)와 이산화질소도 농도도 10㎍/㎥, 0.01ppm 증가할 때마다 아토피피부염 증상 위험도를 각각 3.2%, 5.0% 상승시키는 요인이었다.

연구팀은 서울에 살면서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5세 이하 어린이 177명을 대상으로 17개월에 걸쳐 오존농도 변화에 따라 아토피피부염의 주요 증상인 가려움, 습진 등이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살폈다.

안강모 교수는 “오존과 미세먼지 농도가 너무 높은 날에는 가급적 아이들이 외출을 삼가도록 함으로써 아토피피부염이 악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1주일간 오존농도가 0.016ppm 증가하면 그 주에 우리나라 전체자살률이 7.8%가 오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연구팀은 오존이 중추신경계의 면역 체계와 신경전달물질을 교란하거나 평소 질환을 악화시켜 자살률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우울감과 충동성이 악화해 자살 충동이 커진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세먼지의 경우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해 어느 정도 체내 유입을 막을 수 있지만, 오존은 기체여서 마스크를 써도 예방 효과가 없어 대책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오존주의보 이상의 예보가 발령됐을 때는 외출을 자제하거나 집 바깥에 나가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심장질환이나 천식, 아토피 증상이 있는 사람이나 노인, 영유아는 아예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외출을 가장 피해야 할 시간은 하루 중 오존농도가 가장 높은 2∼5시 사이다.

국내에서는 대기 중 오존농도가 1시간 평균 0.12ppm 이상이면 오존주의보를, 0.3ppm 이상이면 오존경보를, 0.5ppm 이상이면 오존중대경보를 각각 발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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