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임칼럼] 월드프렌즈 ICT 봉사를 통해 본 대한민국의 저력
[조영임칼럼] 월드프렌즈 ICT 봉사를 통해 본 대한민국의 저력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8.05.2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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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임 (가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조영임 (가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몇 주 전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방학 중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어보았더니, 천편일률적으로 “영어공부할 거구요, 여행도 가구요, 운동도 하고, 자격증도 많이 딸 거예요. 참, 공무원 시험준비는 필수적이구요.”라는 답을 들었다. 필자의 적잖은 교수경력 상, 벌써 몇 년째 똑같은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며칠 전 정부에서 시행하는 ‘월드프렌즈 ICT봉사단’ 선발과정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월드프렌즈 ICT봉사단이란 국가간 정보격차해소의 일환으로 우리나라의 대학생, ICT전문가 등 ICT인력을 전 세계 개도국에 파견하여 정보화교육, ICT-Korea 홍보 등의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함으로써 국가간 정보격차 해소에 기여하고자 우리나라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아마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는 낯설지 모르나 대학생들에게는 제법 알려진 사업으로 지원자도 꽤 많다.

월드프렌즈 ICT봉사단의 국가간 정보격차를 해소하려는 노력은 우리나라 청년 인재들의 수준 높은 ICT능력과 우리의 선진 ICT산업에 대한 이해로 이어져 디지털 한류 확산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다. 이외에도 이 사업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먼저, ICT-KOREA 정보화 경험의 전수이다. 국가간 정보격차해소를 위한 개도국의 정보화 촉진 지원사업은 경제규모 세계 15위권인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국제적 지원활동이며 동시에 ICT분야 선도 국가로서 축적된 정보화 노하우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이다.

또한, 주요 선진국들의 물량위주 대외지원과는 달리 급속한 산업화와 정보화를 경험한 우리나라의 청년 ICT인재들이 현지인과 밀착하여 펼치는 ICT봉사활동은 많은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1세기 정보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정보화 사회로의 이행이라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개인간·지역간·국가간 정보격차로 인한 정보의 습득 및 경제적 기회의 상실, 삶의 질 저하 등 정보화로 인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월드프렌즈 ICT 봉사단 파견사업은 우리나라의 청년 ICT인재를 해외에 파견하여 국가간 정보격차 해소에 기여함으로써 더불어 사는 평등한 정보사회를 지향하려는 대한민국의 실천적 노력의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2017년 월드프렌즈 ICT 봉사단 네팔 파견팀 활동사진. (사진=월드프렌즈 ICT봉사단 홈페이지)
2017년 월드프렌즈 ICT 봉사단 네팔 파견팀 활동사진. (사진=월드프렌즈 ICT봉사단 홈페이지)

둘째,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에 있다. 이 사업은 정부의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정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정보화 후발국가에서의 ICT봉사 경험은 글로벌 마인드, 글로벌 감각을 가진 ICT인재로 성장하는데 소중한 밑바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아시아, 태평양 구소연방(CIS권), 중동, 중남미 및 아프리카 등의 개발도상국 등 전 세계 20여 개국 560여명 파견한 실적이 있다. 봉사단 학생들은 주로 방학기간인 7월~8월 사이에 파견하게 된다. 1인당 비용은 정부로부터 주어지며, 단기팀인 경우 한 팀당 4명(IT 담당 2명, 언어 담당 1명, 문화 담당 1명)으로 구성되는 것이 원칙이다. 5개월 정도의 파견을 위한 중기팀도 구성할 수 있다.

이들이 파견되면 주로 다음과 같은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컴퓨터, 인터넷 교육, PC 및 네트워크 정비 등과 같은 IT교육을 하게 되고, 홈페이지 제작, 모바일 앱 제작 등 IT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IT 강국 KOREA 및 우리문화 홍보, IT분야 인적네트워크 구축 등을 하게 되는 것이 주요 활동이다.

2017년 한 해 동안의 실적을 보면 446명(21개국 111팀)이 파견되었는데, 단기 56팀 223명, 중기 4명, 국제기구 IT 봉사단 25팀 99명, 이공계협력대학 30팀 120명이다. 파견국가로는 네팔, 라오스, 말레이시아, 몽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 아시아지역과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CIS 지역, 가나,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지역,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미니카공화국, 코스타리카, 파나마, 파라과이 등 중남미 지역 등이다.

올해 2018년은 작년과 유사하게 442명을 선발할 계획인데, 지원한 학생들이 매우 많아서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이러한 이들의 실적은 국제봉사활동에 해당되어 향후 취업이나 개인의 삶에서 매우 긍정적인 가점이 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파견국의 특성을 설명하고, 파견기간동안 어떠한 교육프로그램으로 그들과 교류할 것인지를 발표하게 되는데, 학생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열정, 그리고 젊은이들의 애국심이 한꺼번에 느껴져서 평가라기보다는 매우 감동적인 정보공유의 장이 되었다.

심사하는 내내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이러한 좋은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주었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컸고, 천편일률적 방학계획을 이런 활동을 통해 세상에서 다시없는 좋은 경험을 하게 된다면 얼마나 인생이 풍성해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특히 70~80세 된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파견되어 자신들의 여생을 남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열정을 보여주셨고, 선생님과 학생들이 한 팀이 되어 좋은 경험을 공유하려는 따뜻한 열정도 보았다.

이 모든 것이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ICT 파워라고 생각하면서, 이러한 따뜻한 사람들이 있는 한 그 어디에 살든지 이 세상은 참으로 살만한 가치가 충분한 아름다운 낙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 한가득 매우 큰 뿌듯함을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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