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워라밸 실태] 최대 걸림돌 ‘초과노동’, 차선책 ‘탄력근무’
[국내 워라밸 실태] 최대 걸림돌 ‘초과노동’, 차선책 ‘탄력근무’
  • 이진우 기자
  • 승인 2018.03.2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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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활균형연구소 작년 실태조사…한국 장시간노동자 비율 21% ‘OECD 바닥권’
주52시간 제한법 통과에도 직장인 60% “상사 눈치 보여 ‘칼퇴근’ 못한다” 호소
▲ 일생활균형재단의 '아빠와 자녀의 행복찾기 체험프로그램' 중 마시멜로 챌린지 모습. 사진=일생활균형재단

 

[베이비타임즈=이진우 기자] 한 달 전인 지난 2월 28일 국회는 노동시간을 최대 주(7일 기준) 52시간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근로시간특례업종 대폭 축소, 관공서 공휴일의 유급휴일 도입 등도 담고 있는 이번 개정 근로기준법이 정치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이유는 우리나라의 ‘살인적 노동 여건’ 때문이다.

한국의 여가 및 개인 노동시간은 하루 평균 14.7시간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8개 회원구 중 26위로 하위권이며, OECD 평균(15시간)과 비슷하지만 장시간 노동자의 비율은 약 21%로 OECD 평균(13%)보다 훨씬 높아 35위의 바닥권에 처해 있다.

반면에 일과 생활(여가)의 균형을 나타내는 ‘워라밸’ 지표에서 한국은 OECD 35위로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실정이다.

자의든 타의든 장시간 노동에 얽매여 일과후 삶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데 따른 국민행복지수의 저조는 결국 연간 출생아 수 35만명대 급감이라는 사상최악의 저출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비판과 우려를 낳고 있다.

이같은 우리나라의 일과 생활 간 불균형의 현주소는 지난해 12월 민간기관인 일생활균형재단(WLB재단)에서 발표한 ‘2017 직장인 일생활균형 실태조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일생활균형(WLB)재단 산하의 WLB연구소는 지난해 12월 국내 직장인 10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조사내용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참여 응답자 특성은 ▲성별-남성 35.1%, 여성 64.9% ▲고용형태-정규직(주 40시간 기준) 74.7%, 기간제계약직 13.2%, 정규직(시간제) 11.6% ▲직무-사무직 59.2%, 전문직 21.6%, 관리직 8.3% ▲혼인상태-기혼 50.8%, 미혼 48.1% 등이다.

WLB연구소 설문조사 결과, 지난해 국내 직장인의 주 평균 노동시간은 약 43시간(남성 47.07시간, 여성 41.56시간)이었다. 특이점은 소득이 많을수록 노동시간이 비례해 늘어난다는 것으로 ▲월 750만원 이상 45.3시간 ▲월 599만~450만원 이상 44.95시간 ▲월 449만~300만원 이상 44.74시간 순이었다.

하루 일과 중 노동시간이 71~80% 차지하는 응답비율은 전체의 25.7%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하루 일과 중 노동시간이 절반(51~60%)인 직장인은 13.8%에 그쳤다.

이를 일과 삶의 균형비율로 환산하면 일 83%, 일과후 삶(여가) 17%로 조사돼 하루의 80% 이상을 노동에 할애하고 있는 심한 불균형을 드러냈다.

일주일 기준 초과노동 빈도는 주 1~2회가 27.5%로 가장 많았고, ▲한달 1~2회(27.3%) ▲초과노동 0회(15.6%) 순으로 이어졌다. 특히, ‘거의 매일 초과노동’한다는 비율도 15.0%를 차지했다.

 

▲ 자료=일생활균형재단 WLB연구소

성별 초과노동 비율에서 남성은 일주일 1~2회가 33.1%로 최고였고, 여성은 한달 1~2회가 32.4%로 가장 높았다.

‘거의 매일 초과노동’의 경우, 남성(23.5%)이 여성(10.4%)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연령별 비교에서도 ▲20~24세 한달 1~2회(36.4%) ▲25~29세 주 1~2회(33.6%) ▲30~34세 주 1~2회(29.6%) ▲34~39세 한달 1~2회(26.5%) ▲40~44세 한달 1~2회(31.0%) ▲45~49세 한달 1~2회(28.0%) ▲50~54세 한달 1~2회(38.9%) 순으로 조사됐다.

연령별 초과노동 비율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정년을 앞두고 관리직에 해당하는 55~59세층은 조사대상 표본수(10명)는 적지만 한달 1~2회가 절반을 차지한 것이다.

소득별 초과노동에서는 월 600만원 정점으로 150만원 이하부터 450만~599만원 순으로 장시간 노동이 많아졌고, 600만원을 넘어서면 줄어들었다.

WLB 보고서는 성별 및 소득별 초과노동 빈도(비율)와 관련해 “초과노동 여부가 조직 충성도로 읽히고 있는 한국사회의 맥락에서 여성의 초과노동 빈도가 남성보다 낮은 것이 자칫 ‘성별 차이’ 자체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경계했다.

그러나 “실제로 소득별 초과노동 빈도를 살펴보았을 때 소득이 높을수록 초과노동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여성은 남성보다 소득이 낮은 직무에 위치 지어질 확률이 높은 가운데 분포의 차이에 따른 빈도의 차이”라면서 “단순 성별 차이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초과노동을 하는 이유로는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6%가 ‘해야할 일이 너무 많아 초과노동을 해야 따라잡을 수 있다’라고 털어놓았다.

직장마다 업무의 차이가 있어 일의 양이 초과노동으로 직결되는 현실은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나머지 사유의 대부분이 국내 직장조직의 상하관계라는 ‘보이지 않는 외적 사유’라는 점이다.

즉, ▲상사가 초과노동을 원해서(21.6%) ▲상사가 가기 전에 퇴근할 수 없어서(17.6%) ▲제일 먼저 퇴근하는 사람으로 보이기 싫어서(15.1%) ▲상사에게 일에 대한 헌신과 근면 성실함을 보여주고 싶어(6.0%) ▲긴 시간 일하는 게 승진의 유일한 방법이어서(2.7%) 등이 업무 자체가 아닌 일과 연관된 부차적 요인의 장시간 노동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WLB 보고서에는 직장인의 휴가시간 사용 설문 결과도 소개하고 있다.

응답자의 연평균 휴가 일수는 10.42일로 조사됐고, 연차휴가 사용비율에서 100% 소진한다는 직장인은 31.7%에 그쳤다. 그 뒤를 ▲75% 사용(25.2%) ▲50% 사용(18.9%) ▲미사용(14.3%) 순으로 이어졌다.

소득별 연차휴가 사용을 살펴보면, 월 150만원 이하의 저소득군은 ‘미사용’이 절반에 가까운 43.0%를 기록한 반면, 150만~299만원과 300만~449만원 두 소득군은 3분의 1 수준인 33%대의 ‘100% 사용’ 비율을 보였다.

그렇다면 국내 직장인들이 스스로 평가하는 일생활균형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일까.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평균 만족도는 5.27점(10점 만점 기준)으로 가까스로 과반을 기록했다.

최근 일과 삶의 균형 정도를 묻는 질문에도 직장인들은 ‘더 나아졌다’는 응답은 11.0%에 그쳤다. ▲더 나빠졌다(31.5%) ▲거의 같다(50.2%) ▲변함이 없다(7.2%)로 진전된 게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 자료=일생활균형재단 WLB연구소

일생활의 균형보다는 불균형이 가중된데 따른 각종 문제점이나 이상징후를 직장인들은 호소했다.

일생활 균형이 깨트려진데 따른 문제 중 업무적 내용은 ‘생산성 및 작업품질이 많이 감소했다’로 9.1%인 반면에 전체의 62%가 ‘피로, 졸림 및 극심한 피로가 계속됐다’고 호소했다.

다른 문제점들도 업무가 아닌 생활 관련 내용으로 ▲여가활동이나 운동할 개인시간 없음(29.1%) ▲일이 끝나면 지치고 우울하며 쉽게 스트레스 느낌(26.2%) ▲몸이 쉽게 아파 병가가 필요(24.1%) 등이 주로 꼽혔다.

특히, ‘연인·배우자 또는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이 없음’의 응답도 22.7%를 차지해 저출산의 인구절벽에 빠진 대한민국의 위기를 부추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국내 직장인들은 장시간 노동의 폐해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루는데 최대 걸림돌임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방해요소 1순위로 ‘초과노동’(22/5%)를 꼽았고, 다음으로 ▲직업 불안정 걱정(20.4%) ▲노동시간의 융통성(부족)(10.9%) 등을 장애요인으로 지적했다.

반대로, 일생활균형에 도움이 되는 제도(시설)로는 ‘탄력근무제’(29.8%)를 가장 선호한데 이어 주5일 근무(25.7%), 재택근무 할 수 있는 옵션(12.6%)을 후순위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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