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칼럼] 미래 통일한국의 ‘잠재적 매력’
[김종구칼럼] 미래 통일한국의 ‘잠재적 매력’
  • 송지숙
  • 승인 2018.02.1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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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구 개인정보보호범국민운동본부 운영위원장 / 전 국방홍보원장

 

방한 중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북한의 ‘매력공세(a Charm Offensive)’를 경계했다. 이는 30년 전 하버드대 조지프 나이 교수가 언급한 ‘소프트파워’로서 (국가적) 매력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는 말이다.

중동에 뒤이은 ‘또 하나의 화약고’로 불리는 우리 한반도는 국제정치적 시각으로 볼 때 ‘모종의 잠재적 매력’을 갖고 있는 나라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위험하지만(리스크가 많지만) 만약 언젠가 통일이 실현된다면 자국(통일한국)은 말할 것도 없고 경쟁적이거나 적대적이지 않은 국가들에겐 ‘정치경제적 투자효과’ 및 ‘상대국으로서 국제관계적 가치’ 등 측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잠재적 매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외교는, 특히 미·일·중·러 등 주변 강대국들을 대상으로 한 외교는 ‘비강대국, 분단국 리스크’에 움츠러들기만 할 게 아니라 이러한 ‘잠재적 매력’을 기반으로 통일한국의 궁극적 실현을 위한 ‘외면할 수 없는 유인((incentive)’으로 다뤄 나가야 할 것이다.

구한말 우리는 나라를 지킬 안보국방력, 국가재정과 경제력은 말할 것도 없고 국제정치적,외교적 능력 측면에서 조선에 대한 침탈 혹은 이권 획득을 노리는 제국주의 열강들의 기도를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했다. 한 마디로 대학(원)생과 초등학생의 게임이었다.

이로 인한 망국은 그 후 해방, 분단, 전쟁, 쿠데타 등을 거치며 1세기 이상 우리 민족성원 전체에 말할 수 없는 고통과 한숨, 질곡을 초래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남북대결의 냉엄한 현실이다.

가해국이자 태평양전쟁의 패전국 일본은 옆에서 웃고 있는데 우리는 -처음부터, 혹은 진정한 의미에서 우리가 원한 분단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으르렁거리며 끝없는 대결체제를 강화시켜 왔다. 오늘날의 우리가 구한말의 국가지도자나 정치집단 혹은 지도적 그룹의 관료·백성들보다 더 현명하다고 할 수 있을까?

말할 것도 없이 미국은 미국의 이익이 최우선이다. 펜스 부통령의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야 한다. 대단한 국력과 소프트파워를 가진 나라이지만, 링컨이나 케네디 대통령 시절의 ‘도덕성’을 그대로 보지하고 있다고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국가, 민족)의 이익은 우리 스스로가 찾아야 한다. 여기에 보수니 진보니, ‘자유한국’이니 ‘더불어민주’니 있을 수 없고, 이러한 대원칙에서 벗어난 정치적 주의·주장이나 정치세력들의 노선·구호·대립·공격은 결국은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우는 ‘양두구육(羊頭狗肉)’에 불과한 것이다.

다행히 오늘의 한국은 성숙했다.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란 뜻이다. 주변 4강 등 강대국들에 비해서는 아직 국력이나 소프트파워가 약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반드시 그들보다 못한 것은 아니다.

아니, 분단돼 있으나 장래의 통일실현을 지향하는 만큼 상술한 ‘잠재적 가치’나 ‘매력’이란 측면에선 오히려 그들의 조건보다 나을 수도 있다.

현재의 분단 상태도, 어떻게 보면 주변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우리 한민족의 ‘절묘한 생존전략’이자 ‘교묘한 삶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러한 사실을 최근에 와서야 깨달았다.

영화 ‘명량’과 ‘남한산성’을 보며 속울음을 삼켜본 사람이라면 나의 이러한 생각이 어디서 유래한 것인가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행히 대한민국도 달라졌고, 우리 국민들도 매우 성숙해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과 백범 김구 선생이 꿈꾸었던 바 가히 ‘지도자’가 따로 없을 정도다. 이것은 당면한 위기관리뿐만 아니라 향후의 국가장래 개척에 커다란 힘이 될 조건이다.

5천만 국민의 선택과 위임을 받아 그 자리에 오른 대통령은 이 같은 역사적 통찰과 사명감을 갖고 북한을 대하고 미국과 주변 강대국들을 대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낙관도, 특정 상대국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도 아니며 한반도의 궁극적인 평화와 번영, 이를 위한 국가 위기관리와 통일실현의 비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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