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희칼럼] ‘조심 또 조심’ 우리 아이 화상
[김성희칼럼] ‘조심 또 조심’ 우리 아이 화상
  • 온라인팀
  • 승인 2015.03.26 1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료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머니들의 관심사가 많이 변해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의식주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자녀가 하나 또는 둘인 가정이 늘다보니 아이들의 상처 하나하나에 굉장히 신경들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요즘 어머니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봉합 상처가 하나씩 있는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내가 너무 무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넘어지거나 살짝 부딪쳐서 생기는 상처는 감염이 되지 않게 꼼꼼히 소독을 하고 관리하면 큰 반흔없이 치료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화상은 표피를 넘어 진피에 손상이 가는 표재성 2도화상이라 해도 흔적없이 100%치료 된다고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

우리나라 소아 화상의 70%는 4세 미만 특히 그 중의 절반 이상이 2세 미만이 차지하는데 화상원인의 70%가 열탕화상인 특징을 보이며 다발성으로 상지에 많이 발생한다.

대부분 가정에서 많이 발생하며 빠르고 정확한 대처가 치료에 많은 영향을 주기에 소아 화상의 응급처치와 예방교육 등을 젊은 부모에게 집중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소아 화상의 특징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령별 발생빈도는 1~2세가 50.2%로 가장 많고 3~6세가 20.8%를 차지하고 있다. 1세 이하는 15.4%, 7~14세가 11.7%를 나타내고 있다.

화상의 71%는 1~6세에 발생, 열탕화상 71.8%로 가장 많아

유형별 발생빈도는 열탕화상이 71.8%로 가장 많았고 접촉화상 10.4%, 화염화상 8.3%이 뒤를 이었다. 증기화상과 전기화상도 각각 5.1%, 3.7%를 보였다.

간단하게 화상의 종류는 깊이와 손상 부위에 따라 1도~4도 화상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1도 화상 이외에는 100% 반흔이 없이 치유된다고 확신할 수 없다.

우선 깊이에 따른 화상의 원인과 특징을 살펴보자. 초기 화상의 대응법과 예방법은 다음에 자세하게 다룰 계획이다.

1도화상은 바닷가 등에서 강한 햇볕의 자외선에 오랜 기간 노출되어 생길 수 있으며 피부의 표피층만의 손상으로 붉은 발적만 있고 수포는 생기지 않고 대개 3~7일 흉터없이 치유된다.

표재성 2도화상은 불, 뜨거운 물이나 물체에 순간적으로 노출되어 표피와 진피층의 일부 손상으로 진물이 나거나 붉은 기운이 돌며 수포가 잡히며 통증을 수반한다.

2~3주의 치료기간이 소요되며 필요에 따라 2주 이상 치료에 진전이 없는 경우 피부이식도 고려할 수 있다.

심재성 2도화상은 불, 뜨거운 물이나 물체에 노출 시간이 길어짐으로 인해 발생하며 진피의 전층, 부속기관이 많이 손상돼 치료 기간이 길어진다.

진물도 적고 혈액순환이 떨어져 상처부위가 창백하며 감각과 통증도 둔화되고 3주 이상의 치유기간과 피부이식이 필요하기도 한다.

3도화상은 2도화상보다 노출 시간이 상당히 길어졌거나 전기, 화학, 증기화상시 주로 발생하며 피부 두께 전층이 손상돼 건조해 보이고 창백하며 가죽과 같은 질감이 나고 감각이 전혀 없으며 피부 이식이 꼭 필요한 상태이다.

4도화상은 근육 뼈, 인대까지 손상된 경우로 의식 소실 감각 이상, 하지 마비 등의 합병증이 올 수 있으며 마치 미이라와 같은 형상을 보이며 피부이식 및 조직이식, 때로는 사지 절단도 고려해야 하는 등 생명을 위협하는 중한 상태이다.

화상의 깊이만큼 중요한 것이 손상의 범위와 부위이다. 부위가 넓을수록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고, 주요 관절 부위, 회음부, 생식기, 안면부와 손, 발 부위는 기능적, 미용적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만 특이하게 전기화상 많아

흔히 가정에서 많이 발생하는 화상 중 뜨거운 물이나 물체보다 심한 손상을 초래하는 몇 종류의 화상의 특징을 살펴보겠다.

전기밭솥 등의 증기로 인한 화상은 진료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무심코 아이를 안고 있다가 밥솥을 열었을 때나 아이들이 식탁에 올라가서 우연히 뚜껑을 열었을 때 발생한다.

대부분 2세 미만의 유아에서 발생하며 대개 손바닥과 손가락 부위에 대개 심재성 2도 내지는 3도화상을 입는네 발생 빈도가 꽤 높은 편이다.

화상 반흔으로 손가락이나 손바닥이 펴지지 않는 기능 장애와 외형 발생이 일어날 수 있으며 성장에 따른 교정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만 특이하게 많은 화상이 전기화상이다.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쇠 젓가락이 220볼트 가정용 콘센트에 꼭 맞기 때문이다.

화상발생 연령은 3~4세이며 남아에게 좀 더 많이 발생한다. 성장판의 손상과 손가락 형태변형, 관절 강직 등이 흔히 발생하는 응급 상황이다.

가정에 비치하는 런닝머신에 의한 화상도 간혹 볼 수 있다. 주로 호기심이 많은 3~4세 아동에게 주로 발생하고 남자아이들에게서 조금 더 많이 발생한다. 손바닥과 팔에, 주로 오른쪽에 발생하며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60% 이상이다.

부모들이 24시간 열심히 아이들을 돌보고 있겠지만 일순간 아주 순간의 방심이 사고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화상의 치료는 고통과 인내가 요구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 /
김성희 소아과전문의(김성희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김성희 원장 약력>

- 이화여대 의과대학 석사
- 이화여대 의과대학 박사
- 소아과전문의
- 마포구의사회 부회장(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