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여 안심하라 나는 내게 말씀하신 그대로 되리라고 하나님을 믿노라”(사도행전 27:25)
바다에서는 크고 작은 풍랑이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이는 바다가 살아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어부들은 종종 태풍이 한 번 불어서 바다를 뒤집어야 적조 현상도 없애 주고, 산소를 풍부하게 해서 물고기와 해조류의 안전한 서식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말합니다.
흔히 우리 인생을 항해에 비유합니다. 인간의 삶 속에 크고 작은 문제가 계속되는 것 역시 인간이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시시각각으로 일어나는 풍랑으로 인생은 자신의 한계를 깨달으며 겸손해질 수가 있습니다. 나아가 똑같은 인생 문제라고 할지라도 그리스도인에게는 문제의 의미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그리스도인이 인생의 항해에서 겪는 크고 작은 문제들은 주님께서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정화해 주시고 우리의 생명을 빛나는 보석처럼 연마시켜주시려는 은총의 손길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로마서 5장에서 환난이 우리 안에 인내를 길러주고 그 인내가 우리의 인격을 단련시켜 주어서 우리로 하여금 희망 속에서 늘 깨어 있게 해 준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 머리글 말씀은 우리가 인생의 항해에서 죽음의 유라굴로 광풍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그 광풍을 극복할 수 있는지를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리아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 갑자기 몰아닥친 죽음의 유라굴로 광풍 속에서 그들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타고 있는 배의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한 채 모든 것을 체념하고 바람이 부는 대로 마냥 떠밀려가야만 했습니다. 한 마디로 그들이 탄 배는 풍랑 가운데 떠다니는 나뭇잎 신세였습니다. 항해의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그토록 지키려 했던, 그들의 전 재산도 모두 바다로 내버려야만 했습니다.
여러 날 동안 해도, 별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습니다. 불편하고 부족한 미항을 떠나 위락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 비닉스에서 겨울을 나고자 했던 그들의 욕망도 거세게 휘몰아치는 죽음의 광풍 앞에서는 한낱 일장춘몽에 불과했습니다.
알렉산드리아 배를 삼키려는 죽음의 광풍은 조금도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그들의 마음에 구원의 여망마저 사라져버리고 죽음의 절망이 그들을 뒤덮고 있을 때, 그 한 가운데서 일어서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사람들에게 ‘안심하라’고 선포했습니다.
‘안심하라’는 말의 헬라어 동사는 ‘기뻐하다’입니다. 바울이 구원의 여망마저 상실해 버린 사람들에게 ‘기뻐하라’고 선포한 것은 그의 강철같은 의지나 신념의 산물이 아니었습니다. 이때 그는 이미 인생 말년에 접어든, 심지어 지병까지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 노쇠하고 병약한 바울이 죽음의 광풍에 시달리며 여러 날 동안이나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으니, 그 배에 타고 있는 276명 가운데 어쩌면 체력적으로 가장 지쳐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가 구원의 여망마저 상실해 버린 사람들에게 ‘기뻐하라’고 외치며 구원의 희망을 선포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죽음의 광풍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바울과 함께하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그들 앞에서 “내가 속한 바 곧 내가 섬기는 하나님의 사자가 어젯밤에 내 곁에 서서 말하되 바울아 두려워하지 말라”(행 27:23~24)며 안심하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바울도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네가 가이사 앞에 서야 하겠고 또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항해하는 자를 다 네게 주셨다”(사도행전 27:24) 하는 말씀을 순종하고 믿음으로써 자신뿐만 아니라 275명의 생명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영광 받으시기 합당하신 하나님 아버지! 어떠한 상황 가운데도 감사함으로 오직 주만 바라봅니다. 대한민국과 국민을 용서하여 주시어 살려주시고 도와주옵소서.
<변요한 목사 약력>
- 경찰청교회 시무
- 극동방송 운영위원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경찰자문위원
- 서울대학교 동창회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