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가거나 물을 마신다. 친구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운동장으로 뛰어나가기도 한다. 교실에 남아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보내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다.
보통 쉬는 시간은 수업과 수업 사이에 있어 다음 수업을 준비하는 때라고 생각하기 쉽다.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잠깐 쉬는 시간 정도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짧은 시간에도 여러 일이 일어난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문제를 푼다. 한 수업이 끝나면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움직이고 머리를 식힐 시간이 필요하다. 운동장에서 뛰어놀 수도 있고, 교실에 조용히 앉아 쉴 수도 있다. 친구와 이야기하며 쉬는 아이도 있고 혼자 책을 보는 아이도 있다.
쉬는 방법이 모두 같을 필요는 없다. 친구들과 뛰어놀아야 즐거운 아이가 있는가 하면 조용히 있어야 편한 아이도 있다. 운동장에 나가지 않고 교실에 있다고 해서 제대로 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편한 방법으로 잠시 쉬고 다시 수업을 시작하면 된다.
무엇을 할지 스스로 정해 보는 일도 생긴다. 도서관에 갈지 교실에 있을지, 누구와 놀지, 어떤 놀이를 할지 고른다. 그래서 이렇게 작은 일이라도 직접 고르고 결정해 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친구와 놀다 보면 서로 맞춰야 할 때도 많다. 공 하나를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하려면 순서를 정해야 하고, 술래잡기를 하려면 술래와 놀이 방법을 정해야 한다. 하고 싶은 것이 서로 다르면 이야기를 나누고 한쪽이 양보하기도 한다. 어른이 정해 주지 않아도 아이들끼리 방법을 찾아가는 일이 많다.
쉬는 시간에 작은 다툼도 자주 볼 수 있다. 공이 선을 넘었는지, 누가 먼저 잡혔는지를 두고 의견이 다를 수 있다. 함께 놀고 싶은데 친구가 받아 주지 않아 속상할 때도 있다. 이런 일을 겪으며 자기 생각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법을 조금씩 배운다.
다툼이 발생하더라도 모든 다툼을 어른이 바로 해결해 줄 필요는 없다. 아이들끼리 이야기해서 풀 수 있는 일이라면 먼저 이야기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물론 한 아이가 계속 놀림을 받거나 다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바로 도와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작은 문제까지 어른이 모두 정해 주지 않는 것이다.
안전하게 쉴 수 있도록 살피는 일도 필요하다. 복도에서 너무 빠르게 뛰거나 위험한 장난을 하면 다칠 수 있다. 운동장에서도 여러 명이 한꺼번에 뛰다 보면 서로 부딪힐 수 있다. 놀지 못하게 막기보다 어디에서 어떻게 놀면 안전한지 알려 주는 편이 낫다.
평소와 다른 모습이 계속되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늘 친구들과 잘 놀던 아이가 며칠 동안 혼자 있거나, 쉬는 시간마다 같은 친구와 다툴 수 있다. 한두 번의 모습만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지만 같은 일이 자주 이어진다면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과제를 끝내지 못한 아이에게 쉬는 시간까지 공부하게 하는 일도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해야 할 일을 마치는 습관은 중요하다. 하지만 공부가 느리다는 이유로 날마다 쉬는 시간을 쓰게 된다면 제대로 쉴 기회가 줄어든다. 공부를 빨리 끝낸 아이만 쉬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 어떻게 쉬는지 가끔 물어볼 수 있다. 보통은 오늘 무엇을 배웠는지, 숙제가 있는지, 공부는 잘했는지를 먼저 묻게 된다. 여기에 쉬는 시간은 어땠는지 물으면 학교생활의 다른 모습도 알 수 있다. 친구와 재미있게 놀았던 일이나 속상했던 일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만약에 아이가 쉬는 시간이 싫다는 말을 자주 한다면 그 까닭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같이 놀 친구가 없어 외로울 수도 있고, 자꾸 다투는 친구가 있어 불편할 수도 있다. 시끄러운 곳이 힘들거나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같은 이야기가 이어진다면 학교와 가정이 각자 본 모습을 나누는 것이 좋다.
수업 시간에만 학교생활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친구와 놀고, 잠시 혼자 쉬고, 무엇을 할지 스스로 정하는 시간도 하루의 한 부분이다. 때로는 친구와 다투고 다시 풀어가는 과정도 겪는다. 짧은 쉬는 시간에 어른이 가르치지 않아도 배우는 일이 생긴다.
어른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쉴 수 있도록 살피고, 작은 일은 스스로 풀어볼 기회를 줄 수 있다. 무엇을 얼마나 배웠는지만큼 학교에서 편하게 쉬고 있는지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공부할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쉴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잠시 쉬고 나면 다시 자리에 앉아 다음 수업을 시작한다. 친구와 웃고 뛰어놀거나 조용히 책을 읽으며 보낸 짧은 시간도 아이의 하루를 이룬다. 초등학교의 쉬는 시간을 단순히 수업 사이에 남은 시간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