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법률] 스스로 세상을 떠난 경우에도 산재 인정될까
[사람과 법률] 스스로 세상을 떠난 경우에도 산재 인정될까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6.08.3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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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가연 법무법인 사람앤스마트 변호사
신가연 법무법인 사람앤스마트 변호사

산업재해1)(또는 공무상재해2))라고 하면, 대개 업무상의 이유로 다치거나 병을 얻은 경우를 떠올린다. 그러나 스스로 세상을 떠난 경우 역시 산업재해(또는 공무상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

법원은 업무(또는 공무)로 생긴 병이나 원래 있던 병이 업무상(또는 공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나빠지고,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 즉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해당 사망 역시 산업재해나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다음 두 사례는 법원이 모두 산업재해(또는 공무상재해)를 인정한 사례다. (해당 사례 일부 각색됨)

▲사례 1. 오랜 직업병을 앓아온 근로자의 경우

광산에서 일했던 A씨는 오래전 진폐증(석탄가루가 수년에 걸쳐 폐 조직에 쌓이면서 호흡 곤란이 생기는 질환)을 진단받았다. 이로 인해 A씨는 아주 오랜 기간 병원 생활을 했으나, 병은 점차 악화해 합병증까지 진단받게 됐다. 오랜 질병과 병원 생활에 지친 A씨는 불안감과 우울을 호소했고,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공단은 진폐증과 사망 사이의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A씨의 사망을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법원은 A씨가 일전에 불안과 우울 증상으로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고, 합병증으로 인한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기존 불안장애 및 우울 등이 점차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들어, A씨의 사망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사례 2. 성실했던 공무원의 경우

오랜 기간 성실하게 근무해온 공무원 B씨는 업무 처리 과정에서 실수했고, 이로 인해 여러 차례 민원이 제기됐다. B씨는 일련의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1심 법원은 정신과 기록과 같은 객관적인 증거가 존재하지 않아 B씨가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나, 2심 법원은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B씨의 죽음은 일련의 과정에서 20년 가까이 쌓아온 성실함과 자긍심이 부정되고, 그로 인해 이전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이 발현된 것으로 보아 B씨의 사망을 공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이처럼 업무로 인하여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상태에서 사망에 이른 경우 자살 역시 산업재해 또는 공무상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상태’였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정신과 기록이 있는 것이 유리하겠으나, 혹여 정신과 진료기록이 없더라도 가족이나 동료의 증언, 평소 모습의 변화와 같은 자료 등으로도 해당 상태를 주장해볼 수 있다.

어떤 이는 업무로 인한 오랜 투병생활과 신체적 고통으로 인하여 몸과 마음이 무너져서, 어떤 이는 업무상의 사유로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판단이 어려워진 상태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죽음 역시 단순히 스스로 선택한 행위가 아닌 ‘재해’에 해당할 수 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유족이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보는 것을 권한다.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 정확한 용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상의 ‘업무상 재해’ 이나 독자의 편의를 위하여 산업재해로 지칭
2) 공무원재해보상법 제4조

 

<신가연 변호사 프로필>
- 전북대학교 공공인재학부
-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석사
- 제12회 변호사시험 합격
- 現 법무법인 사람앤스마트 변호사
- 現 지식재산처 규제개혁 및 적극행정위원회 위원
- 現 서울특별시 공익변호사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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