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불신 깊어지고 野 기대감 높아진 설민심
정부불신 깊어지고 野 기대감 높아진 설민심
  • 박경래
  • 승인 2015.02.2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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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박경래 기자설 연휴 동안 지역구 바닥민심을 집중적으로 살펴본 여야 의원들은 21일 한 목소리로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서민경제를 살린다고 애쓴다는데 피부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각종 경제분야의 통계지표와는 달리 시장 상인들로부터는 대목에도 장사가 어렵다는 하소연이 쏟아졌고, 서민은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 파동 등을 증세로 보고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게 의원들의 전언이다한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거짓말이라는 이야기이다.

지지하는 정당을 떠나 정부시책에 대한 불신을 확인한 의원들은 청와대와 정부가 국민들의 생각과는 전혀 딴판으로 가고있는 정책으로 말미암아 생생한 여론을 폭넓게 듣고 설 이후에 민심을 반영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권의 중진의원은 "시중에서는 총리임명이나 개각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다"면서 "기업에 다니는 월급쟁이들은 연말정산에서 토해내고,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너무나 안되니까 대단히 화가 많이 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렇다고 정치가 먹고사는 문제를 시원하게 풀어내는 것도 아니어서 답답해한다"고 전했다.

안규백(서울 동대문갑)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 규제철폐 등 정부가 뭔가 노력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서민경제는 체감할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많았다"면서 "정부가 인사도 하고, 혁신도 한다는데 국민을 위한 것인지 정말 느끼고 싶어 했다"고 밝혔다.

김 부대표는 "담뱃값 인상에 대해 국민건강을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세금이 안 걷히니까 돈을 더 거두려는 꼼수는 아닌지 많은 의구심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조해진(경남 밀양·창녕)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아직 총리나 개각에 대한 평가는 많지 않았다"면서 "다만 담배 한 모금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서민층에서는 담뱃값 인상에 대해 증세로 보고 지지 정당과 관계없이 불만을 쏟아냈다"고 말했다.

조 수석부대표는 "복지가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러한 민심을 확인한 이상 정부와 정치권은 증세와 복지에 대해 근본적 해결책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충청도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태흠(충남 보령·서천) 의원은 "그동안 여러 가지 정책적 혼선이 나오면서 현 정부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불만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면서 "그러나 중앙권력에서 소외됐던 충청권 인물이 총리로 나오면서 마음이 많이 누그러진 것을 느꼈다"고 상반된 주장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당청소통에 대해 "지난해 말 청와대 비선문건 파동 때부터 불만이 누적된 것 같다"면서 "신년회견때나 각종인사, 친박 의원들과 식사하는 대통령을 보면서 주위에 그렇게도 사람이 없냐며 정부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실망스런 정부대신 야당이 더 잘해달라는 목소리를 듣고 왔다는 의원들도 있었다. 설 연휴기간 지역구로 달려가 민심을 살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21일 하나같이 경기침체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절망감을 피부로 느꼈다고 전했다.

유기홍(서울 관악갑) 의원은 "IMF 때보다 경기가 더 안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유 의원은 "국민들 입장에서는 실제로 내는 세금이 늘었는데도, 정부는 계속 '증세없는 복지'만 얘기하니 불신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각종 인사실패 등으로 불거진 대통령의 '불통' 논란도 민심이 돌아서는 데 한몫했다고 전했다유 의원은 "이번 개각도 국민들에게 관심의 대상조차 되지 못하는 것 같다""대통령의 뻔한 그나물에그밥 형태의 개각이나 비서실장 인선 등으로 지지율을 반등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영남 지역구인 민홍철(경남 김해갑) 의원도 "박근혜 정부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경제뿐 아니라 국정전반에 대해 대단히 실망했다는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특히 주민들은 경제정책 실패가 증세논란과 연결되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아울러 대통령의 독선으로 인사문제에 지나치게 아집을 부린다고 느끼는 국민이 많더라고 전했고, 민생 뿐 아니라 이번 정부에서는 유독 사고가 많다면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야당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2·8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출범한 것도 야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주승용(전남 여수) 의원은 "주민들은 이 총리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얘기도 많이 했지만, 이번에도 총리후보가 낙마하면 국가경영이 어려워지리라는 점도 걱정하고 있었다""표결에 참여한 것은 잘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야당의 이완구 국무총리 인준표결 참여가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었다. 의회를 존중하며 당당하게 표결에 임하는 모습에 호평이 많았다"며 "앞으로도 너무 싸우는 모습만 보여주지 말라는 당부를 들었다"고 말했다.

유성엽(전북 정읍) 의원은 "지난해 예산처리 시한을 지킨 데 이어, 때마침 새 지도부도 들어서자마자 총리표결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국민들 사이에서 이제는 정당의 문화도 새로 정착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다만 아직 민심이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돌아섰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잘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며 "앞으로 야당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선택의 폭은 다양해 질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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