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산책] “내일 당장 그만두겠습니다” 회사는 손해배상 받을 수 있을까?
[워킹맘산책] “내일 당장 그만두겠습니다” 회사는 손해배상 받을 수 있을까?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6.06.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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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노무법인 길 공인노무사
정진우 노무법인 길 공인노무사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서를 검토하다보면 “퇴사 한 달 이전 사전고지 및 인수인계 미이행시 손해배상을 해야한다”는 취지의 조항이 존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 30일 이전에 통지하지 않으면 해고 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근로자의 퇴사 사전고지 역시 유효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조항은 현실에서 실제로 유효하게 적용되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근로기준법에 따라 위약예정이 금지돼있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 조항의 취지는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경우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계속을 강요당하게 되므로, 근로자의 직장선택 자유와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는 데 있다.

따라서 “한 달 전 퇴사 통보를 하지 않으면 1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와 같이 사전에 배상 금액을 정해두는 조항은, 손해배상을 빌미로 근로자에게 근로를 강제하는 것이어서 법적으로 무효이다.

두 번째로는 근로자가 퇴사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실제 손해액과 그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리 금액을 정해두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 퇴사로 인한 손해 발생 시 실제 손해액을 배상한다”와 같이 약정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회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근로자의 고의나 과실’, ‘일방적인 퇴직 때문에 손해가 발생한 사실’, 그리고 구체적인 ‘손해의 정도’를 직접 입증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근로자가 일방적으로 퇴사하거나 업무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지 않은 행위가 회사 매출 감소 등 구체적 손해 발생의 직접적 원인이 되었다고 객관적으로 증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마지막으로는 소송비용 등 실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만약 회사가 손해 발생 사실을 입증하여 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받더라도, 법원이 인정해주는 배상액이 극히 적어 소송을 제기할 실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아가 회사가 높은 금액을 청구했다가 극히 일부만 인정받게 되면, 법원이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회사)가 부담하라”와 같이 판결할 수도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변호사 선임비 등 소송비용을 고려하면 회사가 받을 돈이 없거나 오히려 금전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퇴사 전 고지 및 인수인계에 대한 조항은 근로자의 일방적 퇴사를 압박하는 경고성 문구 이상의 실제적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법적으로 다툴 실익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이상, 당장 내일부터 출근하지 않아도 실질적 불이익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다만 근로계약이라는 것은 단순히 법적인 권리와 의무 이전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이기도 하다. 가능하다면 충분한 사전 고지와 인수인계를 통해 마무리하는 것이, 이후 커리어나 업계 평판 측면에서도 스스로에게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정진우 노무사 프로필>
- 전북대학교 영어교육과 졸업
- 現 노무법인 길 공인노무사
- 現 미래일터안전보건포럼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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