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헌법 개정 통해 영유아로 의무교육 재설계 필요
[기고] 헌법 개정 통해 영유아로 의무교육 재설계 필요
  • 임지영 기자
  • 승인 2026.02.1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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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해전 국방신문 보훈기획본부장
왕해전 국방신문 보훈기획본부장
왕해전 국방신문 보훈기획본부장

저출산 시대, 영유아까지 국가 책임 교육을 확대하자

대한민국은 지금 구조적 전환점에 서 있다. 세계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 학령인구 급감, 지역 소멸 위기 등은 국가적 최대 현안이 됐다.

더이상 교육을 ‘취학 이후’의 문제로만 다룰 수 없는 시대에 도달한 지 오래되었다. 이제 헌법이 답해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의무교육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국가는 언제부터 책임져야 하는가.

그에 대한 답변으로 몇 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먼저 현행 헌법의 한계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1조 제3항은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의무교육의 범위’는 법률에 위임돼 있고, 현실에서는 초·중등교육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시대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의무교육은 문자 해득과 기초 학력 보장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교육은 영유아기 발달 보장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격차를 줄일 수 없다. 뇌 발달의 80% 이상이 만 5세 이전에 이뤄진다는 연구는 이미 상식이 됐다.

헌법이 취학 연령 이후만을 전제로 한 구조에 머물러 있는 한, 영유아 교육·보육은 ‘복지’와 ‘선별 지원’의 영역에 머물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저출산 시대에 국가의 책무는 앞당겨져야 한다.

저출산은 단지 인구 감소 문제가 아니다. 아이 한 명, 한 명의 성장과 발달이 곧 국가 경쟁력의 문제가 된다. 국가를 수호할 병력 고갈도 심각한 현안이다.

이제 국가는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는 수준을 넘어 영유아기부터 책임지는 교육국가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보육 지원 확대가 아니다. 다음과 같은 헌법적 재설계가 필요하다.

의무교육의 범위를 단계적으로 유아교육까지 확대해야 한다. “국가는 모든 영유아의 발달권을 보장할 책임을 진다”는 조항을 명문화하여 교육·보육 이원화 체계의 헌법적 정비 근거를 마련해야 할 시기이다.

유보통합의 출발선이 되어야 한다. 이는 또한 국가 책임 교육의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는 규정을 신설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은 단지 이상론이 아니다. 북유럽 국가들은 이미 유아기 공교육 체계를 국가 책임으로 운영하며 출발선 격차를 최소화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무상’에서 ‘국가 책임’으로 전환이다.

지금까지의 헌법은 ‘무상교육’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저출산 시대의 핵심은 비용 면제에만 있지 않다. 접근권, 질 관리, 교사 전문성, 안전과 돌봄의 통합 보장까지 포함하는 실질적 책임이 중요하다.

특히 유보통합 논의가 진행되는 현시점에서, 영유아 교육·보육을 법률 차원이 아닌 헌법 차원에서 재정립하지 않으면 정책은 정권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 헌법은 국가의 장기적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의무교육 확대는 ‘출산 장려 정책’이 아니라 ‘헌법상 권리 보장’이기 때문이다.

영유아기 국가 책임 교육은 단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 수단이 아니다. 이는 아이의 발달권, 부모의 양육권, 그리고 교육받을 권리를 실질화하는 기본권 확장이다.

교육은 더이상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다.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학력 성취도를 가진 나라다. 그러나 그 성취는 학령기 이후의 경쟁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다. 이제는 출발선의 평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헌법의 철학을 확장해야 한다.

저출산 시대의 헌법개정은 권력구조 개편 논의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의무교육 조항을 재설계하고 영유아까지 국가 책임 교육을 확대하는 선언적·구속적 규정을 담아야 한다.

아이 한 명이 곧 국가의 미래인 시대에 헌법은 그 미래를 언제부터 책임질 것인가.

답은 분명하다. 지금, 그리고 태어나는 순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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