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되면서 2024년도 마무리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10월, 11월쯤이 되면 초등학생 영재 선발과 관련한 문의가 많아진다. 11월에 교육지원청에서 영재 입학 시험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영재’는 보통 사람들보다 능력이 월등히 뛰어난 사람을 의미하지만, 최근 교육에서는 뛰어난 능력과 더불어 인성까지 겸비한 사람을 영재로 정의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의 영재 교육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영재 교육 기관은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영재 교육원이다. 서울교대, 고려대, 서울대 등 여러 대학교에서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재반을 운영한다. 모집 인원이 적기 때문에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입학은 어렵지만 입학 후에는 대학교 교수님들에게 직접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음으로는 교육지원청 영재반이 있다. 교육지원청에서 운영하는 영재반은 학년별로 과목에 따라 다르게 운영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4학년은 수학과 과학을 융합한 영재 교육을 받으며, 고학년이 되면 수학 영재, 과학 영재 등으로 세분되어 운영된다. 교육지원청 영재반은 대학교 영재 교육원보다 모집 인원이 많아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여전히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지원해 입학이 어렵다.
마지막으로 단위 학교 차원에서 운영되는 영재반이 있다.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영재 교육을 하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5~6년 전만 하더라도 각 단위 학교에서 영재 교육이 매우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찾기가 어렵다.
공교육에서 이루어지는 영재 교육을 대략 살펴봤다. 영재 교육 모집 분야를 보면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주로 공교육의 영재 교육은 이공계열 쪽으로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현재 영재 교육원에서 나오는 학생 모집 공고를 보면 수학, 과학, 컴퓨터 관련 영재 교육이 전체의 80~90%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미술, 음악 영재 교육이다. 국어와 관련된 영재 교육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예전에는 서부교육지원청에서 ‘문학 창작’과 관련한 영재 교육을 진행한 적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사라져 언어와 관련된 영재 교육을 찾기 어렵다. 사고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언어와 관련된 영재 교육이 부족한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초등학생 시기는 언어 능력이 급격히 발달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언어 영재는 다른 학생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언어를 습득하고 사용하며, 창의적이고 복잡한 사고를 통해 언어적 재능을 보여준다.
언어 영재들은 우수한 어휘력을 가지고 있으며, 같은 나이의 다른 학생들보다 더 복잡한 문장을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다. 문장 구조와 문법을 빠르게 습득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자기 생각이나 의견을 글과 말로 표현하는 데 능숙하다.
또 언어를 학습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들은 유사한 단어들을 듣고 미세한 차이를 포착하는 능력이 있다. 예를 들어 ‘노란색’을 의미하는 여러 단어인 ‘노르스름하다’, ‘노르스레하다’, ‘누릇하다’ 등의 미묘한 차이를 빠르게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미묘한 차이를 일상적으로 구분해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도랑이 금세 누릇한 흙탕물이 되었다.’라는 문장에서 ‘누릇하다’와 유사한 ‘노르스름하다’를 사용해 ‘도랑이 금세 노르스름한 흙탕물이 되었다.’라고 표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전에서 정의된 의미는 비슷하더라도 실제 사용에서는 미세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언어 영재들의 독특한 언어 능력을 적절히 이해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이들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자녀가 언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책을 제공하거나, 자녀가 자유롭게 글을 쓰고 토론할 기회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학교에서는 교사가 언어 영재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독서 클럽, 글쓰기 대회, 창의적 프로젝트 등을 통해 언어 영재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미래사회에서 창의적인 언어 능력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초등학생 시기에 언어 영재로서의 재능을 발견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와 가정이 협력하여 언어 영재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그들의 창의적 가능성을 키울 다양한 기회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언어 영재들이 미래사회에서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의사 소통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들의 특별한 재능을 놓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 학교, 가정 모두의 과제라 할 수 있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