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법률] 동일한 임금체불 액수, 선고 형량이 다른 이유
[사람과 법률] 동일한 임금체불 액수, 선고 형량이 다른 이유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4.08.2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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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우 법무법인 사람앤스마트 변호사
이지우 법무법인 사람앤스마트 변호사

사장 A씨는 소속 직원 6명에게 임금 및 퇴직금 약 4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아 징역 6월을 선고 받았다(부산지방법원 2020. 6. 24. 선고 2019고단6389 판결 참고).

그런데 비슷한 시기, 소속 직원 5명에게 임금 및 퇴직금 약 4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장 B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6월을 선고 받았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4. 7. 선고 2020고단3592 판결 참고).

사장 A씨와 B씨 모두 각 4000만원의 임금을 체불했지만, 어찌된 이유에서인지 A씨는 6개월간 교도소에 가게 됐고, B씨는 교도소에 가지 않게 된 것이다. A씨와 B씨가 각기 다른 형을 선고 받은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위반범죄 양형기준’을 살펴봐야 한다.

‘근로기준법위반범죄 양형기준’(이하 양형기준)은 대법원 소속 양형위원회가 작성한 자료로 법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를 기초로 형량을 결정한다. 따라서 임금체불 사건의 피고인은 이를 반드시 확인하여 그에 따른 양형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양형기준에 따르면 임금체불 사건의 형량 결정은 다음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1. 체불금액에 따른 유형 구분

양형기준은 먼저 임금체불 사건을 체불금액 ①5000만원 미만 ②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③1억원 이상으로 총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이때 ①5000만원 미만 사건은 징역 4~8월 ②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사건은 징역 6월~1년 ③1억원 이상 사건은 징역 8월~1년 6월로 형의 범위가 결정된다.

위 구분에 따르면 제일 경미한 ①5000만원 미만 사건의 형이 징역 4~8월이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생각보다 과중한 형에 자칫 놀랄 수도 있다. 그러나 위 구분만으로 형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아래의 감경 및 가중요소에 따라 다시 형량이 바뀌게 된다.

 

2-1. 감경요소 판단

감경요소를 판단할 때는 5가지의 특별감경인자와 4가지의 일반감경인자를 고려한다.

5가지의 특별감경인자는 ▲미지급 경위에 특히 참작할 사유가 있는 경우 ▲청각 및 언어 장애인인 경우 ▲심신미약인 경우 ▲자수 또는 내부고발한 경우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를 회복한 경우이다.

이 5가지의 특별감경인자에 해당되면 ①5000만원 미만 사건은 징역 1~6월 ②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사건은 징역 1~8월 ③1억원 이상 사건은 징역 6월~1년으로 형이 대폭 감경된다.

4가지의 일반감경인자는 ▲임금 등의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의 다툼에 참작할 사유가 있는 경우 ▲진지한 반성을 한 경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경우 ▲상당한 피해를 회복(공탁 포함)한 경우이다.

이 4가지의 일반감경인자에 해당될 경우에는 형의 범위가 달라지지는 않지만, 해당 형의 범위 안에서 비교적 낮은 형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5000만원 미만 사건에서 특별감경인자는 없지만 일반감경인자는 존재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피고인은 특별감경인자가 없기 때문에 여전히 징역 4~8월의 형에 처해지지만, 일반감경인자가 있으므로 징역 8월보다는 징역 4월에 가까운 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2-2. 가중요소 판단

가중요소를 판단할 때는 5가지의 특별가중인자와 2가지의 일반가중인자를 고려한다.

5가지의 특별가중인자는 ▲악의적인 미지급 ▲근로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경우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인 경우 ▲피지휘자에 대한 교사인 경우 ▲동종 누범인 경우이다.

이 5가지의 특별가중인자에 해당되면 ①5000만원 미만 사건은 징역 6월~1년 ②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사건은 징역 8월~1년 6월 ③1억원 이상 사건은 징역 1년 2월~2년 6월로 형이 대폭 가중된다.

2가지의 일반가중인자는 ▲이종 누범, 누범에 해당하지 않는 동종 전과가 있는 경우 ▲합의 시도 중 피해를 야기(강요죄 등 다른 범죄가 성립하는 경우는 제외)하는 경우이다.

이 2가지의 일반가중인자에 해당될 경우에는 형의 범위가 달라지지는 않지만, 해당 형의 범위 안에서 높은 형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5000만원 미만 사건에서 특별가중인자는 없지만 일반가중인자는 존재할 때 피고인은 특별가중요소가 없기 때문에 다행히 형의 범위는 여전히 징역 4~8월에 해당된다. 그러나 일반가중요소가 있으므로 징역 4월보다는 징역 8월에 가까운 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

 

3. 집행유예 판단

집행유예를 판단할 때는 11가지의 긍정참작사유와 9가지의 부정참작사유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먼저 11가지의 긍정참작사유는 4가지의 주요참작사유인 ▲미지급 경위에 특히 참작할 사유가 있는 경우 ▲자수 또는 내부고발한 경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경우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를 회복(공탁 포함)한 경우다.

7가지의 일반참작사유는 ▲임금 등의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의 다툼에 참작할 사유가 있는 경우 ▲진지한 반성을 한 경우 ▲금고형의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는 경우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한 경우 ▲피고인의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경우 ▲피고인의 구금이 부양가족에게 과도한 곤경을 수반하는 경우 ▲상당한 피해를 회복(공탁 포함)한 경우로 나뉜다.

4가지의 주요긍정사유는 7가지의 일반긍정사유보다 더욱 중요하게 고려된다.

9가지의 부정참작사유 중 4가지의 주요참작사유는 ▲악의적인 미지급 ▲근로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경우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인 경우 ▲동종 전과(5년 이내, 금고형의 집행유예 이상 또는 3회 이상 벌금(집행유예 포함))가 있는 경우 등이다.

또 5가지의 일반참작사유는 ▲2회 이상 금고형의 집행유예 이상 전과가 있는 경우 ▲사회적 유대관계가 결여된 경우 ▲진지한 반성이 없는 경우 ▲피해 회복 노력이 없는 경우 ▲합의 시도 중 피해를 야기(강요죄 등 다른 범죄가 성립하는 경우는 제외)하는 경우로 나뉜다.

마찬가지로 4가지의 주요부정사유는 5가지의 일반부정사유보다 중요하게 고려된다.

 

이제 양형기준을 모두 살펴봤으니 다시 처음 사장 A씨와 B씨의 사례로 돌아오자. 사장 A씨와 B씨의 체불금액은 각 약 4000만원이므로 5000만원 미만 사건에 해당되어 형의 범위가 우선 징역 4~8월로 결정된다.

그런데 사장 B씨는 어떠한 특별감경·가중요소도 없었던 반면, 사장 A씨는 “근로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경우”의 특별가중요소가 있었다. 이에 사장 A씨의 형의 범위는 징역 6월~1년으로 가중됐다.

그다음 집행유예 판단에 있어 사장 B씨는 부정참작사유가 없었지만, 사장 A씨는 진지한 반성이 없다는 등의 부정참작사유가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사장 A씨와 B씨는 동일한 금액을 체불했음에도 A씨만이 교도소에 가게 되는 완전히 다른 판결이 나오게 된 것이다.

물론 본 칼럼은 양형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임금체불 판례를 분석한 것이다. 실제 형사재판에서는 법률상 가중·감경사유, 법률상 임의적 감경사유 등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므로 형 선고가 위와 같이 간단히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이에 개별 사실관계들이 양형기준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면밀한 법률적 판단이 요구되므로, 임금 체불 사건에 있어서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양형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지우 변호사 프로필>
- 숙명여자대학교 법학과 우등졸업
- 숙명여자대학교 기업법무 연계전공
-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석사
- 제12회 변호사시험 합격
- 現 법무법인 사람앤스마트 변호사
- 現 강북노동자복지관 법률상담위원
- 前 언론중재위원회 실무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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