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시의회 ‘저출생특위’ 박춘선 위원장 “난임‧저출생, 정책의 노력으로 극복해야”
[인터뷰] 서울시의회 ‘저출생특위’ 박춘선 위원장 “난임‧저출생, 정책의 노력으로 극복해야”
  • 장선희 기자
  • 승인 2024.02.0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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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의회 저출생인구절벽대응특별위원회 박춘선 위원장이 31일 서울시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장선희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저출생인구절벽대응특별위원회 박춘선 위원장이 31일 서울시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장선희 기자)

[베이비타임즈=장선희 기자] 20년간 (사)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난임‧출산 전문가로 활동해온 서울특별시의회 저출생인구절벽대응특별위원회 박춘선 위원장은 난임부부 지원 확대를 통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난임 부부는 전국적 약 20만쌍, 서울시는 4만5000명. 그 중 출산에 성공하는 난임 부부는 10%인 2만여명이다. 특히 지난해 서울시 합계출산율은 0.57로 전국 최저다.

박춘선 위원장은 이같은 난임 부부들의 극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175명의 임신 성공을 이끌어내고 ‘불임’으로 통용됐던 용어를 ‘난임’으로 개정시키는 데 캠페인을 펼치는 등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또한 난임 부부들의 시술비 부담에 대해 서명운동을 벌여 국회 청원을 하며 난임부부 지원 정책을 만들어냈다. 당시 정부 지원을 통해 6500명의 출생아가 태어났고 지속적으로 지원 요구를 하면서 건강보험 적용이 됐다. 

이처럼 박춘선 위원장은 난임 극복을 위한 멘토 역할을 현장에서 톡톡히 해오다 그간의 노력을 제도권에 진입해 체계적인 해결방법을 찾고자 서울시의원에 출마했다.

정부에서는 저출산 극복을 외치고 있지만 정책시스템 부재의 문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저출생과 난임 극복을 위한 서울형 정책과 앞으로의 대안에 대해 박춘선 위원장과 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들어봤다.

박 위원장은 오랜 기간 난임 전문가로 활동해온 만큼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는 에피소드도 참 많았다. 박 위원장이 지역구에 갈 때마다 어디선가 ‘회장님’하면서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박 위원장이 시민단체 회장을 지내던 시절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박 위원장에게 와서 ‘회장님이 도와줘서 이렇게 아이가 컸다’며 아이와 함께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하고,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는 부모, 남편이 와서 덕분에 출산에 성공했다며 인사를 건네는 경우, 인생의 선배로서 역할을 잘 해왔다는 생각에 정말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시민단체 생활을 하던 20년동안 배고플 때도 많았고 진짜 힘들 때도 많았지만 끝나고 이 자리에 와서 보니까 진짜 보람됩니다” 그는 시민단체 생활에서도 보람을 느꼈지만 현재 정치가로서 보람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정치에 큰 뜻이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주변의 추천으로 서울시의원 후보로 발탁되고 서울시의회에 입성한 후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부터 실타래를 풀어봐야겠다’ 생각해 난임 정책에 대한 5분 발언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15일 서울시 제321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에서 ‘서울형 난임 극복 건강프로그램’ 예산이 1억원 확보됐다. 이에 박춘선 위원장은 “난임 부부들을 위한 통합 관리 프로그램”이라면서 사업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난임으로 병원을 가도 성공률이 높지 않고 병원도 평가를 받기에 부담이 많다”며 “시술에 여러 번 실패한 분들이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 임신, 시술 성공 또는 건강한 임신을 돕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난임 부부들 100쌍을 모집해 8주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며 서울시가 관련 전문기관에 위탁해 진행하면서 박춘선 의원이 재능기부로 프로그램 교정도 해줄 계획이다.

서울특별시의회 저출생인구절벽대응특별위원회 박춘선 위원장이 31일 서울시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장선희 기자)

난임 극복에 대한 조언으로 그는 ‘기본에 충실’을 강조했다.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 여자는 여자답고 남자는 남자답게 자기 역할에 충실한 것, 식단관리, 신체활동 그리고 현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의 관리다. 그는 “건강한 사람은 스트레스가 와도 ‘괜찮아’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넘어간다”며 “‘내 안에 나’를 단단하게 키우는 훈련이 필요하고 이타적인 말과 행동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하나의 스킬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그는 “미혼 여성들의 자궁경부암 검사 비용이 어느 시점이 되면 유료가 되는데 이에 대한 지원을 저출산 정책에 꾸준하게 녹여내야 한다”면서 “이제는 예방차원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요즘은 전자파, 환경오염으로 난소의 기능이 떨어지고 건강하지 않은 정자가 많다”면서 “난소 기능검사, 정자 검사에 대한 지원을 서울형 공공병원들에서 정책적으로 선도적으로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임신 전 관리에 대한 체계적 시스템이 부재한 점도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임신 전 관리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예방 가능한 질환의 사전관리 및 조기진단으로 건강한 출산을 도모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죄책감 없이 아이를 버리고 미안함 없이 베이비박스에 보내는 현실태를 진단하며 아동학대 예방운동 차원의 부모교육도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말이 있듯 가정교육과 부모의 역할에 대한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20년 전 서울대학교에서 생명윤리 관련 공부한 적이 있는데 이제 생명윤리에 대한 존엄이 굉장히 중요하기에 이런 교육이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비췄다.

난임 뿐 아니라 저출생 극복을 위한 정책에 대해서도 “신생아 특례대출과 같은 정책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며 “청년들의 미래 출산의지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이 주택이기 때문에 이 정책을 지켜보고 성과가 있으면 확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년들이 일자리 안에서 나의 가치와 보람을 찾고 꿈을 갖도록 정책이 만들어줘야 된다”며 “청년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는 창구가 자유롭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 위원장은 “기업은 출산 장려를 위한 혜택을 제공하고, 정책은 기업에 어떤 이익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기업과 정책이 상생을 할 방법을 찾기 위해 정책이 노력을 많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저출산 반등에 성공하는 이유에 기업이 있다”며 “임신‧출산 여성에게 불이익을 주는 지금의 현실에서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전했다.

급격한 출산율 하락과 인구절벽 위기의 난제 앞에 있는 대한민국. 박춘선 위원장의 난임 현장에서의 봉사와 노력이 저출생 정책으로 연결돼 대한민국의 한줄기 희망으로 돌아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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