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EYE)를 지키자⑤] 보일듯 말듯 저시력이란
[우리 아이(EYE)를 지키자⑤] 보일듯 말듯 저시력이란
  • 허경태
  • 승인 2014.12.2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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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시력 재활, 국내NGO 유일하게 서비스 제공 

[베이비타임즈=허경태 기자] 한국실명예방재단은 우리나라의 대표 눈 건강증진 및 실명예방 비영리단체이다. 재단이 수행하고 있는 눈 건강 사업은 매우 다양하다. 눈 건강 증진을 위한 대국민 캠페인은 물론, 실명이나 시각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눈 건강교육부터 조기검진, 취약지역 이동 정밀검진, 치료비나 수술비 지원 등 눈과 관련해 건강체계 전단계의 사업을 하고 있다. 저시력 재활도 국내 NGO에서는 유일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저시력 재활 

저시력 또는 저시각은 생소한 단어이다. 이는 전맹과는 구분되는 개념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수술, 치료 또는 안경처방에도 불구하고 좋은 눈의 시력이 0.05이상에서 0.3미만이거나 시야가 주시점으로부터 10도 이내로 일상생활의 수행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상태를 말한다.
저시력 어린이들은 얼핏 보아서는 외관상 눈이 나쁜지 일반인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오해를 받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 저시력 인구는 약 60만 정도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중 학령기 시각장애 인구는 4,237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중 3,447명의 시각장애 학생이 일반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걸로 추정되나 교육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현황은 특수학급 311명, 일반학급 436명, 특수교육지원센터 5명의 총 572명이다.  

또한 저시력 진료나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곳은 전국의 대학병원 위주로 15곳 정도의 클리닉에 불과한 실정으로 이 또한 진료수가가 낮아 재활부분까지는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저시력의 원인은 황반변성, 녹내장, 당뇨망막증 등 망막질환이나 선천성 유전질환, 약시 등으로 그 원인이 다양하며, 이미 수술이나 기타 치료 또는 안경으로 교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남아있는 잔여 시기능을 잘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재활의 목표이다. 

▲ 적시력기구 적응

 



재단은 199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재단의 초대회장이었던 구본술 박사가 저시력의 개념을 도입해 저시력 대책과 재활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 이래 2005년 저시력 상담센터를 재단 부설로 개소하고, 저시력인들의 재활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들을 활발히 진행해오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학습활동이 중요한 시기임을 고려해 시기능 효율성 프로그램을 도입한 2007년 시기능 훈련교실을 개소해 운영 중이다.  

저시력 어린이 심리적·정서적 어려움 겪어  

저시력 어린이들은 시각장애로 인한 또래집단 혹은 교사와 상호작용에 있어서 심리적 정서적 어려움과 안질환의 여러 특성에 의한 읽기의 어려움 등으로 낮은 학업성취도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발달연령과 질환에 따른 특성들을 고려한 정서적 지원과 다양한 학습방법, 적합한 학습매체의 지원으로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시기능 훈련 프로그램은 빛에 대한 반응, 사물이나 도형의 모양이나 색을 구별, 물체를 잡거나 모델을 따라 모방하기 등 교재와 교구를 이용해 시기능이 향상되도록 하며, 또한 저시력 보조기구를 (확대경, 망원경, 확대교과서 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훈련을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 시기능훈련

 



대상 어린이와 개인별로 1:1 훈련을 실시하며 훈련시간은 1시간 이내이고 주 1회 일정으로 실시하고 있다. 적응도와 수행능력에 따라 개인별 차이가 있으나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훈련기간을 필요로 하며 그 이상의 기간을 요하기도 한다.
시기능 훈련을 하는 이유는 저시력 어린이들은 시력이 전혀 없는 상태는 아니어서 개인차가 있지만 잔존시력을 가지고 있으나 대부분의 저시력 어린이와 보호자들은 그 시력을 잘 활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어떤 어린이들은 자신이 가진 시력을 사용하여 볼 수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다. 훈련을 통해서 시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남아있는 시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시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재단은 안과의사와 간호사, 안경사, 사회복지사들이 협력하여 시기능 훈련교실을 운영해나가고 있으며 전액무료이다.
안타까운 점은 간혹 지방에서도 서비스 문의가 오는데 지방에 있는 저시력 어린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관련기관을 안내해주는 정도로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 망원경

 


저시력 기구 대여 및 보급 확대 

저시력 어린이를 위한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가 저시력 기구대여 및 보급이다.
적절한 저시력 기구의 사용은 시각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책 읽는 속도가 빨라지기도 하고, 칠판을 보고 글씨를 쓸 수 있게 되며 무언가에 집중하는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저소득층을 위한 확대경 보급과 보다 고가의 기구들을 2개월 단기와 1년 장기로 나누어 대여하고 있는데 단기대여의 경우 자신에게 적합한 기구인지를 적용해보는 기간을 갖는 것이며 연중 수시로 가능하다.
저시력 어린이의 보호자들은 보조기구들을 권유받으면 당장 구입하고 싶어 하지만 자신이 생활하는 환경에서 막상 사용하려고 하면 적용을 못해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들도 생기게 된다. 그래서 2개월 동안 충분히 활용가능성을 시험해보고 구입이나 장기임대를 결정하게 하는 것이다. 

장기대여는 1년 동안 기구를 대여하는 것으로 보통 탁상용과 휴대용 독서확대기가 이에 해당한다. 이 기구들은 품목에 따라 300만원이 넘는 고가 품목들이며 연초 신청을 받아 경제적 상황이나 활용범위 등 심사기준을 정해 대여자들을 선정하고 있다. 비용은 분실이나 파손을 대비한 보증금을 받았다가 대여기간이 끝나면 돌려주는 형식이어서 전액무료라고 보면 된다.
이밖에도 재단은 저시력 의료상담, 보호자를 위한 학부모 간담회,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서 및 심리 상담, 기구 훈련, 세미나 및 학술대회 개최, 단기캠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저시력 어린이와 보호자들은 낮은 시력 때문에 막막한 가운데 이곳저곳에서 이야기를 듣거나 인터넷에서 여러 정보를 찾다가 재단을 찾아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 보통 시각장애인이라고 하면 까만 선글라스를 끼고 흰 지팡이를 들고 다니며 전혀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시각장애인들의 95%는 시력이 조금은 남아있는 저시력인들이다.
의학기술의 발달과 안질환의 변화추세를 보면 저시력 인구는 향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을 위한 서비스 프로그램의 다양화, 이에 대한 국가적 정책지원이 시급하다.

▲ 휴대용독서확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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