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초구 꽃동산어린이집 전격 폐쇄 명령...학부모들 충격
[단독]서초구 꽃동산어린이집 전격 폐쇄 명령...학부모들 충격
  • 장재진
  • 승인 2014.12.1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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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감이 보조금 불법 수령 등 수천만원 부정 지출
학부모들 "원아들은 어디로 가란 말이냐" 대안없는 폐쇄 항의 

[베이비타임즈=장재진 기자] 서울 서초구 방배2동 꽃동산어린이집(대표 여OO, 원장 박OO)이 보조금 불법수령과 어린이집 운영비 부정 지출로 서초구청으로부터 전격 폐쇄명령을 받아 학부모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서초구청은 17일 꽃동산어린이집에 대해 영유아보육법 등 위반으로 폐쇄명령 처분과 함께 보조금반환 명령, 원장의 자격 정지처분을 내렸다. 

서초구의 행정처분에 따르면, 꽃동산어린이집은 보육교사 처우개선비 등 보조금 불법수령과 함께 어린이집 운영비를 부정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는 행정처분에서 보조금 1,644만원 반환과 2016년 2월 29일자로 어린이집 폐쇄, 원장 자격정지 1년(2015년 3월1일~2016년 2월29일)과 함께 부당 지출금액 8,600만여원을 환입조치하도록 했다.    

꽃동산어린이집은 지난 8월 20일부터 서울시와 서초구의 감사를 받았다. 감사결과에 따라 이날 행정처분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어린이집은 지난 3월1일 서울시로부터 평가 인증을 받은 곳이다. 평가인증은 2017년 2월까지 유효하다고 되어있다. 평가인증 점수를 보면 우수했다. 서울시가 인증한 민간어린이집이 영유아보육위반으로 서초구청으로부터 폐쇄 처분까지 받게 된 속사정은 무엇일까.  

교회가 운영하는 이 어린이집은 보육환경, 보육과정 등 평점이 좋아 엄마들에게는 인기 있는 어린이집이었다. 
꽃동네어린이집은 지난 1997년 11월5일 인가를 받았다.  

모교회의 부설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어린이집은 총 정원은 99명이지만 현재 유아 83명이 다니고 있다. 원장, 원감, 보육교사, 기타 보육교직원 등 10여명이 근무했다. 

이번 사태의 직접 원인을 제공한 것은 지난 11월 사퇴한 원감 강OO씨(여)라고 학부모들은 지적하고 있다.  
원감 강씨는 회계에 관한 모든 권한을 갖고 있었다.   

원감(사무장) 강씨는 어린이집 운영비를 자신에게 294만원과 직책급 660만원을 부당지급했고, 운전기사 강모씨에게는 4,155만여원과 미술특별활동 강사비 6,346여만원, 직책급으로 290만원을 부당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장 박모씨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이야기다.  

원감 강씨와 운전기사 강씨는 남매 사이이며 원감 강씨는 전 시설대표인 강모 목사의 딸인 것으로 어린이집 관계자는 밝혔다.  

구청으로부터 17일 전격 폐쇄통보를 받은 학부모들은 갑자기 무슨 날벼락이냐며 황당해 했다.
폐쇄통보를 받은 학부모들은 구청에 긴급 면담을 요청하여 구청관계자로부터 폐쇄사유를 들었으나 말문이 막혔다.  

‘영유아보육법’에는 아동학대나 정부보조금 비리 등이 적발되면 폐쇄라는 무거운 조치를 내리도록 돼 있다. 

이 민간어린이집은 올해 연간 예산을 5억9963만원으로 책정했다. 이중 보조금이 연간 5천여만원 정도다.
원감 강씨와 강씨의 친인척이 가로챈 보조금은 1,644만여원, 부당지출 운영비는 8천여만원이다. 모두 1억원에 가까운 돈을 쌈지돈처럼 맘대로 썼다는 것이다. 수년간에 걸쳐 비리가 행해진 것이다. 

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교회측에서는 어린이집 회계가 불투명하다며 지난해 교회자체감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비리가 드러난 원감은 지난해 12월1일 자진사퇴한다며 스스로 퇴직금까지 챙겨 잠적해 버렸다.  
이에 교회측은 서울시에 감사를 요청하고 서울시와 서초구는 지난 8월22일부터 감사에 착수한 것. 

폐쇄명령을 들은 학부모들은 “원아들은 어떻게 하느냐”며 구청에 항의방문을 하는 등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학부모 비상대책위원 A씨는 “서초구청에서 지난 5~6년간 관리실사를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한번쯤 실사를 나왔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구청의 관리소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분노했다. 

그는 “아무 대안도 없이 이 엄동설한에 아이들을 어린이집에서 내 쫓다니 이게 보육행정이냐 ”며 “서초구청 관계자는 원아들은 알아서 옮기든지 하라고 말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또  ”어린이집 폐쇄같은 중대한 일을 사전예고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해버리면 아이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 구청의 행정 편의주의적 형태를 질타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하루아침에 갈 곳이 없어졌다”며 “이것이 정부에서 말하는 아이 잘 키운다는 보육시스템이냐”라며 울먹였다. 

이번 폐쇄명령에 따라 이 어린이집 원아들은 2016년 2월29일까지 자진해서 떠나야 하며 원아 모집도 금지된 상태이다. 

빗나간 보육인 1명의 잘못 때문에 애꿎은 80여명의 원아들은 ‘예쁘고 어린  추억을 만들 보금자리’를 갑자기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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