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위기의 민간어린이집,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 위해 극복해내겠다”
[인터뷰] “위기의 민간어린이집,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 위해 극복해내겠다”
  • 최인환 기자
  • 승인 2022.10.1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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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김경숙 위원장
초저출산에 많은 민간어린이집 문 닫아...구조적 차별 해결 필요해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김경숙 위원장 (사진=최인환 기자)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김경숙 위원장 (사진=최인환 기자)

[베이비타임즈=최인환 기자] 대한민국은 저출산 시대를 보내고 있다. 지난 8월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무려 0.75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 가정에서 한 명의 아이도 채 낳지 않게 되면서 직접적으로 그 여파에 휩쓸리게 된 곳이 있다. 바로 영유아 보육시설이다. 지난 4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21년 보육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운영 중인 어린이집은 ▲국·공립 5437개소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 1285개소 ▲법인·단체 등 어린이집 640개소 ▲민간어린이집 1만603개소 ▲가정어린이집 1만3891개소 ▲협동어린이집 142개소 ▲직장어린이집 1248개소 등 총 3만3246개소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총 4만3770개소의 어린이집이 설치·운영되던 것에 비해 1만곳 이상의 어린이집이 사라진 수치다. 특히 2013년에는 총 2332곳의 국·공립 어린이집이 운영되던 것에 비해 2021년 그 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을 감안한다면, 사회복지법인, 법인·단체, 민간, 가정어린이집 등의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는 어린이집이 저출산으로 인해 얼마나 큰 타격을 받았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민간어린이집의 경우 2021년 기준 총 118만4716명의 아동 중 45.2%에 해당하는 53만5428명의 아동이 다니고 있다. 보육교직원 수에 있어서도 총 31만1116명의 보육교직원 중 12만3655명이 민간어린이집에서 근무하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에 베이비타임즈는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이하 ‘한민련’)의 김경숙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베)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민간어린이집’이란 무엇인가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 안녕하세요.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경숙입니다.

먼저 민간어린이집이란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민간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 제10조(어린이집의 종류)’에 의거해 국·공립, 사회복지법인, 법인·단체 등, 직장, 가정, 협동 어린이집을 제외한 모든 어린이집을 총칭하는 말로 상시 영유아 21인 이상, 300인 미만을 보육할 수 있는 시설을 말합니다. 현재 민간어린이집은 인건비 미지원, 기관보육료 지원 시설로 운영되며, 어린이집의 기본 설비를 갖출 시 개인이 설치하고 운영자가 그 자본을 스스로 조달하고 있습니다.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김경숙 위원장 (사진=최인환 기자)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김경숙 위원장 (사진=최인환 기자)

베) 지난 2020년 7월에 8대 보궐로 위임장에 취임하신 뒤 2021년 1월 9대 위원장으로 당선되시면서 2년 넘게 한민련의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계신데, 한민련에서는 주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나요?

김) 저희 한민련은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이하 ‘한어총’)의 6개 분과위원회 중 하나로 전국 민간어린이집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육사업에 대한 민간보육의 주요 현안 발굴 및 정책 건의 ▲민간 보육에 대한 조사 연구 및 자료 수집·대외협력 홍보 활동 사업 ▲보육교직원의 교육 훈련 ▲보육교직원들의 권익 및 복리 증진 ▲역량 강화를 위한 전국 확대임원연수 및 보육인대회의 행사 주관 ▲기타 본 위원회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베) 언급하신 많은 사업 중에서 현재 주력하고 계시는 사업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김) 현재는 정부에서 투입하고 있는 보육예산이 좀 더 현실적인 방안으로 민간보육 영역에도 지원될 수 있도록 대외협력 활동에 그 힘을 쏟고 있습니다. 특히 국회에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언론에 홍보하거나 관련 법률안에 대한 개정의견서 제출, 관계부처와의 협의와 소통구조 마련 등 민간보육의 질 향상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보육인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전국 확대임원연수, 활짝콘텐츠 사진공모전이나 보육인 포상 등 사기 앙양을 위한 보육인 대회(11월 17일~18일 개최 예정)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김경숙 위원장 (사진=최인환 기자)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김경숙 위원장 (사진=최인환 기자)

베) 최근 10년 간 약 4000여 곳의 민간어린이집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민간어린이집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김) 무엇보다 초저출산 시대를 맞이하면서 영유아들의 감소에 따라 민간어린이집의 운영이 많이 어려운 상황이죠. 말씀하셨듯이 이로 인해 최근 10년간 많은 민간어린이집이 문을 닫기도 했고요. 이에 대해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 부각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적용되는 법률이나 제도 등에서는 비합리적인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정부에서는 통상 3년마다 적정 보육료 지원을 위한 표준보육비용 계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2005년, 2008년, 2013년, 2019년 해당 계측이 진행됐고, 2022년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다만 현재까지는 미반영된 경우가 대부분이며, 시·도지사를 통한 부모부담금(차액보육료)을 매년 산정, 일부 반영함에 따라 보육료 산정 편차가 큽니다. 이러한 점들이 안전한 보육환경 조성 및 보육의 질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점을 방지하기 위해 표준보육비용 등의 공표를 의무화하고 보육료는 표준보육비용보다 낮게 정할 수 없도록 하는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안이 지난 2009년부터 수차례 국회에 제출됐지만 현재까지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베) 지난 8월에는 ‘영유아 보육·교육의 형평성 제고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셨습니다. 위원장님께서는 누리과정에서 기관에 따라 아이들이 누리는 보육 서비스의 차이가 생기는 것은 현 제도의 문제에서 기인한다 여기시나요?

김) 그렇습니다.

만3~5세인 유아들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경우 보육료에 급·간식비가 포함되어 있고 유치원에는 급·간식비를 편성하거나 별도로 지원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특히 유아들의 경우 지원되는 누리과정 보육료(교육비)의 액수는 28만원으로 동일하나 급·간식비가 포함되는가의 여부에 따라 실제 교육비에 있어서 차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의 경우에는 1인당 5만원의 급·간식비가 누리교육비에서 지출되지만, 유치원은 해당 누리교육비를 운영비로 모두 사용할 수 있고 급·간식 비용은 교육청 및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점들이 결국 어린이집과 유치원 사이에서 교육의 질이 불균형을 이루게 되는 중요한 원인이 되며, 영유아들이 출발선부터 차별을 경험하게 되는 요소라 할 수 있겠습니다.

교사환경개선을 위해 누리교사 수당을 지급하고 있지만, 이는 별도로 책정된 것이 아니라 누리과정 운영비에서 선공제 후 누리과정 운영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누리과정 운영비는 교재교구 및 누리반 운영을 위한 지원비를 유아 1인당 약 7만원 지원하며, 누리교사수당 공제 및 누리보조교사의 인건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보육교사와 유치원교사간의 수당 인상의 폭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역시 차별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경숙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장이 지난 29일 오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영유아 보육·교육의 형평성 제고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최인환 기자)
김경숙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장이 지난 8월 29일 오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영유아 보육·교육의 형평성 제고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최인환 기자)

베) 지속해서 ‘유보통합’에 관련한 정책토론회 등이 열리고 있는데, 유보통합에 관한 견해 및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방안은 무엇이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김) 2020년 이후 만0~5세 영유아수가 현저하게 감소하는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어린이집, 유치원 등의 바람직한 보육·교육의 통합 방향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전환점에 도달했습니다.

앞서 현 정부는 유보통합을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며 관계부처와 함께 ‘유보통합추진단’을 구성·운영해 영유아의 보육과 유아교육의 단계적 통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허나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로 나뉜 관할부처를 하나로 정리하고, 어린이집과 유치원 두 기관의 지원·교사양성체계의 방향성을 정하는 등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습니다.

특히 현 정부는 단계적 통합을 계획하고 있어 유보통합이 단기간에 이뤄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큰 문제점이겠죠.

유보통합이 계획대로 추진되는 가운데 그 방향이 양질의 서비스 제공과 함께 영유아 및 학부모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아울러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교직원 및 이해 집단 간의 갈등 최소화,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나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0~5세 전체 통합 및 보육의 순기능 등이 유보통합에 적극 반영되었으면 합니다.

베)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 초저출산으로 많은 민간어린이집이 폐원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민간어린이집이라고 인건비 지원시설과 다른 지침을 적용받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 역시 공적인 영역에서 부모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런 민간어린이집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유보통합과 더불어 민간어린이집 운영의 안정을 위한 인건비 또는 반별운영비가 꼭 지원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는 앞으로 민간어린이집의 자율성 보장 등 장점을 최대한 강화하는 한편, 민간어린이집이 유보통합의 변화에서 구심점이 되는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민간보육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사진=최인환 기자)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사진=최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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