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코로나19 후유증, 마음의 문제?
[건강칼럼] 코로나19 후유증, 마음의 문제?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2.05.1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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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김형석 교수 칼럼 열두 번째 시간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김형석 교수 (사진=경희의료원 제공)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김형석 교수 (사진=경희의료원 제공)

대한민국 국민 3명 중 1명은 이미 코로나19를 겪었다. 일일 확진자 수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고, 거리두기는 대폭 완화되어 거리와 식당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이제는 코로나19에 대한 예방보다는, 어떻게 하면 이 병을 무사히 넘길지에 더 관심이 가는 때다. 무증상 감염자가 존재한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그 가혹한 증상에 고통 받았던 사람도 많다. 그러나 아무리 증상이 심해도 일정 기간 후에 멀쩡한 상태로 돌아온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따라서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바로 후유증이다.

코로나19 후유증은 감염 후 12주 이상 지속되는, 다른 진단으로 설명되지 않는 증상이나 징후를 일컫는다. 감염자 중 10~20% 정도에서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표적인 증상은 피로, 호흡장애, 통증, 두통, 미각장애, 후각장애, 불면 등이다. 엑스레이, CT, MRI, 근전도 검사까지 시행하지만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하여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할 것을 권유받기도 한다. 이런 환자들은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코로나19는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직접적으로 인체 장기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는 대부분 혈액검사나 영상 검사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반면, 검사에서 정상 소견을 보이는 환자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는데, 의사가 직접적으로 환자의 몸을 진찰하는 이학적 검진을 시행했을 때에 문제가 발견되는 환자와 발견되지 않는 환자가 그것이다. 이학적 검진 상에 문제가 발견되는 환자는 근육, 힘줄, 인대 등의 연부 조직에 실질적인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학적 검진 상에 문제가 발견되지 않고, 증상 변화가 급격하고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환자들도 존재한다. 통증 부위나 양상이 그날그날 바뀌기도 하는 등 일반적인 근골격계 질환의 특징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는 환자들이다. 이들은 여러 대형병원을 전전하지만 자신의 증상을 검사 기기로도 발견하지 못하고 의사로부터도 이해받지 못한 채 괴로워하다 인터넷 건강정보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은 통증의학 분야에서 통증을 설명하는 이론 중 하나다. 통증이 단순히 말초의 문제만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뇌가 깊숙이 관여하고 있음을 설명한 이론이다. 실제로는 작은 자극임에도 몸에서는 큰 자극으로 느끼거나, 살짝 만지는 등의 결코 유해한 자극이 아님에도 통증으로 느끼는 것이 중추 감작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진료실에서 중추 감작을 가진 환자가 가진, 기존 이론으로 설명이 어려운 이 특징들은 이 문제를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도 이러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에게도, 새로운 접근법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만든다.

중추 감작의 환자에게는 개인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통증에 대한 교육, 운동요법, 수면상태 개선, 스트레스 관리, 식사 관리 등 다양한 접근법이 환자 별로 최적화되어 시행되어야 한다. 한의학은 중추 감작에 가장 적합한 치료이며 침과 한약이라는 도구가 그 대표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침 치료는 중추에서 말초로 전달되는 억제 효과를 강화시키고 통증 감각을 조율함으로써 중추 감작을 완화시킨다. 한약치료는 수면상태를 개선하고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을 강화시킴으로써, 뇌를 비롯한 신경계를 안정시켜 증상을 개선시킨다. 본인의 몸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정체불명의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를 위한 팁 한 가지를 제시하자면, ‘달리기’를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부담가질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이 걷는 정도의 속도에 맞추어 아주 천천히 뛰면 된다. ‘이게 과연 뛰는 게 맞나?’, ‘이 정도로 운동이 되기는 하나?’ 라는 의심이 든다면, 바로 그 강도가 가장 적절한 운동 강도이다. 다만, 매일같이, 하루에 10분 이상씩 꼭 하시라. 이렇게 30일을 했는데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경희대한방병원 김형석 교수 프로필>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석·박사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임상조교수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한방재활의학과학회 이사

-한방비만학회 이사

-추나의학 교수협의회 간사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정회원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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