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 인식 개선됐지만... 돌봄·일터 여성에 불평등
양성평등 인식 개선됐지만... 돌봄·일터 여성에 불평등
  • 김정아 기자
  • 승인 2022.04.1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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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 발표
‘여성=자녀돌봄’ 인식 완화에도 돌봄은 여전히 여성 몫
여성 폭력 심각성 85.7%... 5년 전보다 오히려 늘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베이비타임즈=김정아 기자] 국민의 양성평등 인식이 5년 전에 비해 개선됐지만, 돌봄안전 분야 등의 양성평등 수준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 청년층은 전통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가사돌봄 분담 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으나 여성이 가사양육돌봄 병행의 어려움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가족부(장관 정영애)19일 지난해 전국 4,49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20219~10월 중 가구방문을 통한 면접방식(인터넷 조사 병행)으로 이루어졌으며, 응답자는 총 8,358명으로 여성 4,351(52.0%), 남성 4,007(48.0%)이다.

2030세대 가사·돌봄 분담 반반응답 많아

지난 5년간 남성은 생계부양, 여성은 자녀양육이라는 전통적 성역할 고정관념 완화, 직장 내 성차별 관행 감소, ·생활 균형 제도 이용 확산, 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제고 등 양성평등 인식·수준 대폭 개선됐다.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상대적으로 성평등한 인식을 갖는 경향을 보이며, 기성세대에 비해 청년층에서 가정·직장 내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완화되고 있었다.

가족생계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가족의 생계는 주로 남성이 책임져야 한다는 질문에 60세 이상의 경우 남성 47.5% 여성 40.0%가 응답한 반면, 20대는 남성 17.5% 여성 9.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남성이 여성 밑에서 일하는 것은 불편하다는 항목 역시 60세 이상 남성 44.6% 여성 46.4%, 20대 남성 9.0% 여성 4.4%그렇다고 했다.

부부간 가사·돌봄 분담에 대해서도 전체 68.9%전적으로 또는 주로 아내가 한다고 응답한 반면 20(여성 45.3%, 남성 40.6%)30(여성 32.2%, 남성 36.7%)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반반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여성폭력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은 201682.1%에서 지난해 85.7%로 늘었다. 2018년 이후 광범위하게 확산된 미투운동, 불법촬영물에 대한 청년층의 강력한 문제제기, (N)번방 사건 등으로 사회적 인식이 더욱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양성평등수준 체감에 있어서는 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인식 높으나 그룹별 격차가 컸다. 우리사회가 전반적으로 남녀에게 불평등한 정도를 묻는 질문에서 여성의 65.4%, 남성의 41.4%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 여성의 6.7%, 남성의 17.0%가 남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응답했다.

남녀불평등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결혼, 여성은 굳이 해야 하나 51.3%, 남성은 경제적 부담 커

5년 전에 비해 남녀평등하다13.7%p 증가(21.0%34.7%)했고, ‘여성에게 불평등하다9.2%p 감소(62.6%53.4%), ‘남성에게 불평등하다4.6%p(16.4%11.8%) 감소했다. 성별, 연령대별로는 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인식이 20~30대 여성은 70% 이상이었으나, 남성의 경우 청소년(15-18)31.5%, 20대의 29.2%만이 이에 동의해 큰 격차를 보였다.

결혼, 출산, 가족생활에 있어서 여성들은 성역할 고정관념을 벗어나고자 하나 현실적으로 돌봄 부담을 겪고 있으며, 남성의 생계부양에 대한 부담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태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결혼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미혼자 중 44.8%가 결혼의사가 있었으며(여성 38.3%, 남성 50.0%), 남녀 모두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결혼 의사가 낮아지지만, 남성에게서 소득수준별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는 가운데 여성은 굳이 해야 할 이유가 없어서(51.3%)’, 남성은 경제적 비용 부담(48.1%)’을 결혼을 망설이는 큰 이유로 꼽았다.

자녀가 없는 15~49세 국민 중 40.5%(여성 34.6%, 남성 45.4%)가 자녀를 가질 의향이 있었으며, 청소년(15-18)의 경우 자녀를 가질 생각이 있다고 응답한 여성이 남성에 비해 15.9%p 낮았다(여성 29.5%, 남성 45.4%).

자녀를 가질 생각이 없다고 응답한 가장 큰 이유는 자녀양육·교육비 부담(42.0%)’이었으며, ‘하는 일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라 응답한 여성은 14.9%로 남성 7.5%에 비해 높았다.

가사분담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자녀돌봄 여성 책임 인식 낮아졌지만 여성의 돌봄시간 3배 많아

한편 성별 관계없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여성의 경력단절, 고용상 성차별, 남성의 낮은 돌봄 참여, 다양화되고 있는 여성폭력에 대한 두려움 등을 해결해야 할 성불평등 문제로 보고 있었다.

자녀에 대한 돌봄의 일차적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는 인식은 201653.8%에서 2117.4%로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맞벌이 가정 내 돌봄시간이 남성 0.7시간, 여성 1.4시간이며,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경우 평일 돌봄에 여성(3.7시간)이 약 3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여전히 돌봄부담이 여성에게 과중되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현상은 더 심화됐다.

여성의 경력단절’, ‘고용상 성차별’, ‘남성의 낮은 돌봄 참여에 대해 여성의 60% 이상, 남성의 절반 이상이 문제 해결의 우선순위가 높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사안의 중대성에 대한 합의 및 높은 해결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온라인 성범죄, 성적 대상화, 성별 혐오문제가 심화되면서 청소년을 중심으로 전 연령대에서 이에 대한 문제의식 또한 높아지고 있음을 보였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성불평등 문제가 온라인 성별혐오라는 응답이 청소년 여성 46.2%, 청소년 남성 44.5%, 20대 여성 23.2%, 20대 남성 48.0%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2023~2027)을 수립할 예정이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우리 사회 양성평등 의식 수준 향상, ·생활 균형 문화 확산, 폭력에 대한 민감도 증가는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긍정적 신호라며, “다만 여성의 경력단절과 돌봄부담 해소, 디지털 성범죄 등 여성폭력 문제 개선 가속화 등 성평등 사회 실현을 촉진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이고 꾸준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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