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국민 ‘다문화수용성’ 지수 낮아져
코로나로 국민 ‘다문화수용성’ 지수 낮아져
  • 김정아 기자
  • 승인 2022.03.3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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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거리두기 탓 이주민과 만나고 교류하는 기회 줄어
‘외부 개방성’ 떨어지며 다문화수용성에 부정적 영향
성인 떨어지고 청소년은 다소 올라 격차 더욱 벌어져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베이비타임즈=김정아 기자]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유입, 국제결혼 등으로 우리 사회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굳이 세계화, 인구학적, 경제적 차원을 언급하지 않더라고 이미 다문화사회는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국민 개개인이 나와 다른 인종적, 문화적 배경이 다른 집단을 같은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가 문제다. 그 수용 정도를 다문화수용성이라고 한다.

그런데 3년간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이 이주민과의 교류 기회를 줄여 외부에 대한 개방성을 떨어뜨림으로써 국민의 다문화수용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장관 정영애)2012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는 국민 다문화수용성조사를 지난해 청소년과 성인 총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30일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는 국민의 다문화수용성 정도를 파악해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결과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이주민에 대한 한국사회의 인식이 변화했다는 응답자(42.6%)를 대상으로 변화 요인을 질문한 결과 코로나 발생 상황을 가장 크게 인식하고 있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국가 간 인구 이동이 코로나19 초기 확산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만큼, 코로나19 상황이 이주민에 대한 인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구성요서별 점수(자료=여성가족부)
구성요소별 다문화수용성 지수(자료=여성가족부)

성인 다문화수용성은 하락, 청소년은 상승

2021년 성인의 다문화수용성 점수는 52.27점으로 201852.81점보다 0.54점 낮아졌다. 반면 청소년은 71.39점을 기록 201871.22보다 0.17점 올랐다.

성인, 청소년 모두 다문화수용성을 측정하는 8개 구성요소 중 외부에 대한 개방성과 관련된 세계시민 행동의지(성인 -4.02, 청소년 -3.93), 교류행동의지(성인 -3.72, 청소년 -0.4), 문화개방성(성인 -1.3, 청소년 2.05) 등의 점수가 2018년보다 하락했다.

또한 성인과 청소년 모두 길거리 등 일상생활에서 이주민을 본 적이 없다는 응답이 2018년과 비교해 각각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결과로 볼 때 다문화수용성 감소 원인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거리두기를 실시함으로써 이주민과 만나는 빈도가 줄어들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감소한 때문으로 보인다. 여가부는 일상에서 이주민을 자주 볼수록 다문화수용성이 높아지는 경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점수차이(자료=여성가족부)
다문화수용성 구성요소별 점수와 2018-2021 점수 차이(자료=여성가족부)

청소년, "같은 반 다문화 친구 불편하지 않아"

이번 조사에서 성인과 청소년의 다문화수용성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최근 조사와 비교하면 성인의 다문화수용성은 하락하는 추세이나 청소년은 점차 상승하고 있다. 이에 성인과 청소년의 점수 격차는 점점 벌어져 201818.41점 차이였으나 지난해 19.12점 차이를 보였다.

성인과 청소년 모두 연령이 낮을수록 다문화수용성이 높다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20대가 54.40, 30대가 52.98, 40대가 52.77, 50대가 51.80, 60대 이상이 49.98점을 보이고 있다. 청소년의 경우도 중학생이 73.15점인 반면 고등학생은 69.65점이다.

이전 조사와 비교하면 중학생의 다문화수용성은 상승한 반면 고등학생은 하락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변화양상이 반대로 나타나는 것은 성장과정에서 중학생의 높은 다문화수용성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청소년의 다문화교육 참여 증가가 교류행동의지 높여

이주민과 친교관계를 맺고자 하는 의지를 의미하는 교류행동의지가 성인은 8개의 구성요소 중 가장 낮은 반면, 청소년은 가장 높아 성인과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성인은 이주민에 대한 거부감·고정관념·차별을 갖지 않는 측면에서 비교적 다문화수용성이 높으나, 적극적으로 관계를 형성하려는 의지는 낮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청소년은 다문화학생이 같은 반이나 친구가 되는 것에 대해 90% 이상이 불편하지 않다고 응답하는 등 교류행동의지가 높게 나타났다.

청소년의 다문화수용성 상승은 다문화교육 참여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성인의 다문화교육 참여율은 5.2%, 2018년에 비해 0.6% 포인트(p) 증가했으나, 청소년은 지난 1년간 다문화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이 53.6%2018년 대비 20% 포인트(p) 이상 증가했다.

여가부는 성인과 청소년 모두 다문화교육 참여자의 수용성점수가 미참여자보다 각각 4.86, 2.38점 높아 2018년에 이어 다문화교육 참여가 수용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여가부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찾아가는 다문화 이해교육강화, 대상별 콘텐츠 개발 및 전문강사 양성교육 통한 교육의 질 제고, 이주민과의 교류기회 늘리는 교류·소통공간(80개소) 운영 등 다문화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정영애 여성가족부장관은 다문화이해교육 및 활동 참여가 다문화수용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앞으로 연령별 다문화 이해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교류·소통 기회를 늘려나감으로써 우리 사회의 다문화수용성을 높여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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