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대한민국 산후조리원의 역할
[취재수첩] 대한민국 산후조리원의 역할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2.03.13 22: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모·신생아 맞춤 토탈케어 서비스 진행
90년대 말 대한민국 창업 열풍 시기 ‘산후조리원‘ 등장
이용 기간 평균 10~14일·2백만 원~수백만 원까지 다양

[베이비타임즈=유경수 기자] 산모들의 출산 후 산후조리원의 입소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코스‘로 꼽히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산후조리원‘은 지난 1995년 최초 등장했다. 예로부터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정에서 산후조리를 했으나, 제왕절개수술이 급격히 흔해지던 90년대에 차츰 병원 내 시설로 생겨나던 것을 계기로 90년대 말의 창업 열풍이 불 때 ‘산후조리원‘이라는 업종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처음 산후조리원의 초창기인 2000년대까지는 그 수가 적어 생소하거나, 아는 사람만 찾아가는 수준이었다. 시간이 흘러 2009년 ‘모자보건법 개정문‘에서 산후조리원의 법적인 규격이 확정된 후 부터 급격히 조리원의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90년대 말 대한민국에서 처음의 산후조리원이 늘어나게 된 몫에는 외환위기도 한몫을 했다. 가족이나 친족 간의 협력으로 간신히 유지하던 산후조리 문화가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97년 외환위기로 인해 경제 한파의 원인으로 가정경제력이 쇠퇴하며, 개인이 부담해야 할 출산에 대한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남자의 육아휴직이 부족한 대한민국에서 자본주의 시장 원리와 맞물려 그 비용으로써 대체하기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그 뿌리가 깊게 내려 현재의 산후조리원까지 오게 됐다. 현재는 산모의 대부분이 출산 후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며, 이용 기간은 평균 10~14일, 비용은 2백만 원~수백만 원까지 다양하다. 현대사회에서 산후조리원의 중요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커지고 있다. 최근 여성들의 사회적 위치와 반경이 넓어지며, 거기에 따른 사회적스트레스 지수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출산 후 오는 스트레스와 더해져 산후 안정은 더욱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출산 후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혼자서는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과거처럼 친정·시댁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줄어들었는데, 평균 수명의 증가, 물가상승률 등이 원인이다. 즉 ‘고령층‘도 스스로 앞가림을 하기 위해 노동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산후조리원은 원래 법적(모자보건법)으로는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 상주하며, 분만 직후의 임산부나 출생 직후의 영유아에게 급식·요양과 그밖에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업이라고 명시돼있다. 이곳에서는 과거 전통적인 산후조리 방식이라 일컬어지는 친정어머니의 산후조리 도움, 평소의 가사노동, 산모의 식사와 목욕, 수유를 제외한 아기 돌보기(기저귀 교체, 신생아 달래기, 신생아 목욕 등)가 포함된다.

출산 이후 모든 상황을 처음 접하는 산모들을 위해 신생아 다루는 법을 알려준다. 이밖에도 젖을 짜고 관리하고 아이를 안는 등의 방법을 몰라 실패하기 때문에 모유수유를 하는 방법 등의 교육이 진행되며, 출산으로 인해 틀어진 골격을 교정하는 요가, 경직되어 있거나 몸이 굳어 있는 것을 풀어주기 위해 자세교정 등의 케어가 진행된다. 산모·신생아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전문가들이 상주하며 토탈케어 시스템을 진행한다.

특히 산부인과와 연결되어있는 산후조리원의 경우 아기와 산모의 산후 상태를 산부인과와 연계해서 모니터링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밝힌 토탈케어시스템의 장점 때문에 조리원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모든 종류의 산후 돌발상황을 통제하는 것에 더해서 산모가 집에 있는 것보다는 편하게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출산했던 한 친구는 “산후조리원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우리가(산모·아이) 보호를 받고 있다는 생각에 심리적으로도 안정이 됐다“며, “그것은 가족에게 도움을 받는 것과는 다른 손길이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외국에서는 산후조리를 어떻게 할까? 유럽은 산모들이 출산 후 별도의 산후조리에 대한 특별한 개념이 없으며, 미국의 경우도 특별한 산후조리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 반면에 서구와 체형과 문화가 다른 일부 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중동, 남미 문화권에는 ‘산후조리 문화‘가 존재했다. 하지만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산모들은 한국처럼 많지는 않다.

일본은 비용적인 문제 때문에 산후조리를 친정에서 진행하는 산모들이 아직도 많으며, 중국 역시 산후조리원의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산후조리원처럼 체계적인 시스템은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이러한 체계적인 산후조리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 아시아의 국가들은 한국의 산후조리문화를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A~Z까지 산모를 케어해주는 한국 산후조리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 원정으로 산후조리를 오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산후조리 문화가 특히 발달한 이유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먼저 산후에 필요한 노동이 많기 때문에 산모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으며, 출산휴가를 마음껏 내기가 어렵다. 현재 시간이 흐를수록 물가 상승률로 인해 맞벌이 부부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출산 후 최상의 컨디션에서 업무를 복귀하기 위해서라도 산후조리원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또한 출산을 한 후 몸이 망가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체계적인 케어를 받고 있다. 전문가의 마사지와 교정 등을 통해 출산으로 인해 엉망으로 변해가는 체형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나는 애 낳고도 다음날 밭에 나갔다“, “애 낳으면 원래 체형이 그렇게 변하는 것이다“라는 말은 사회에서 더 이상 통용되지 않으며,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꾸역꾸역 참으면서 고된 몸으로 일터로 나가는 시대는 이제 옛말이다. 나 자신을 위해 비싼 비용을 감수해서라도 위해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고 있으며, 현재 MZ산모들은 각종 스트레스, 출산 등을 통해 무너진 몸의 회복을 위해 대부분 조리원을 이용하고 있다. 과거 여성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현명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산후조리원 역시 체계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여러 장점을 더 발전시켜, ‘산후조리‘가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되어보길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