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향원정, 3년 만에 제 모습 찾아
경복궁 향원정, 3년 만에 제 모습 찾아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11.0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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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향원정 일대. (사진=문화재청 제공)
복원된 향원정 일대. (사진=문화재청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정성조)는 왕과 왕비의 휴식처인 경복궁 향원지의 ‘향원정’과 ‘취향교’ 복원을 3년 만에 완료하고 지난 5일 언론에 공개했다. 

취향교는 건청궁에서 향원정으로 건너갈 수 있도록 향원정의 북쪽에 세워졌던 다리다. 한국전쟁 때 파괴되고 나서는 관람 편의를 위해 1953년 본래 위치(향원정 북쪽)가 아닌 향원정 남쪽에 세워졌다가 이번에 원래의 자리를 찾아 복원되었다. 

이전에는 석교 교각에 목재 난간을 갖춘 평교 형태였지만 이번에 아치형 목교로 제 모습을 찾았다.

향원정은 오랜 시간에 걸쳐 낡고 기울어지면서 지난 2012년 정밀 실측 조사를 시작으로 주기적으로 안전진단을 받았다. 2018년 11월부터는 보수공사에 들어가 총 3년 간의 공사 끝에 이번에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그동안 경복궁 향원정과 취향교는 정확한 창건연대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1887년(고종 24년)의 승정원일기에 ‘향원정’이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하면서 건립 시점을 1887년 이전으로 추정해 왔다. 하지만 이번 복원공사에서 실시한 목재 연륜 연대조사를 통해 1881년과 1884년 두 차례에 걸쳐 벌채된 목재가 사용된 것이 확인되면서 건립 시기를 1885년으로 추정하게 됐다.

이번 복원작업을 통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구들의 구체적인 형태와 연도(煙道, 연기가 나가는 통로)의 위치 등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현재 남아있는 유구를 그대로 활용해 향원지 호안석축 외부와 연결된 낮은 형태의 굴뚝을 복원했다. 배연 실험으로 아궁이에서 연도를 통해 연기가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는 것도 확인했다.

또한 향원정의 6개 기둥 중 동남방향 초석(楚石, 주춧돌)에 대한 조사를 통해 건물 기울어짐의 주요 원인이 초석을 받치는 초반석의 균열로 인한 초석 침하 현상이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복원과정에서는 전통 방식의 말뚝기초 시공을 통해 지반을 보강했으며 향원지 영역의 옛 사진을 분석해 변형·훼손된 절병통, 창호, 능화지, 외부 난간대 등을 복원했다. 문화재청은 과학적 실험을 통해 향원정의 원형 단청도 확인했는데, 향후 단청 안료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취향교 복원과 향원정 보수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경복궁 2차 복원 정비사업과 함께 경복궁의 문화재적 가치와 역사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복원된 향원정 내부와 취향교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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