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은 왜 동남아를 주목할까...디지털 금융 ‘블루오션’
금융권은 왜 동남아를 주목할까...디지털 금융 ‘블루오션’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10.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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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캄보디아-인니 동남아 3국서 적극 확장
금융 접근성 낮지만 모바일 보급률 높아...‘관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전경 (출처=픽사베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전경 (출처=픽사베이)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한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이 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 총자산은 165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23.4% 늘었고 자산 중 비중이 5.7%에서 6.0%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의 비중이 46.1%로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은행을 비롯한 주요 금융권은 동남아 시장 확장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동남아 지역의 디지털 금융시장이 높은 성장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동남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싱가포르통화청으로부터 싱가포르지점 설립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향후 본인가를 받고 지점을 개설하면 현지 통화 기반 리테일 업무를 제외한 기업금융, 투자금융, 자본시장 관련 업무와 증권업까지 포함한 모든 업무를 취급하게 된다.

지난 19일에는 최대 주주로 있던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잔여 지분을 인수해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프라삭은 지난 2020년 전년 대비 5% 증가한 미화 109백만 달러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한편 신한은행은 지난 6월 인도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법인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금융 사업을 전개하면서 글로벌 디지털 뱅킹 통합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의 모바일 뱅킹 쏠(SOL)을 기반으로 각 나라에 특화된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6월 모바일 플랫폼 ‘라인’과 손잡고 인도네시아에서 ‘LINE Bank(라인뱅크)’를 출범했다. 3개월 만에 신규 고객 20만 명을 돌파한 라인뱅크는 빠르고 편리한 비대면 실명확인과 계좌개설 처리 과정, 단순하고 차별화된 UI와 UX, 송금수수료 면제 등으로 MZ세대의 수요를 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베트남 박닌에서 베트남우리은행 박닌지점을 새로 열었다. 기존에 있던 박닌지점은 기업고객 대상으로만 금융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리테일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시내에 새로운 지점을 연 것이다.

◆ 디지털 금융, 충분히 승산 있다

이처럼 주요 금융권이 동남아로 진출하는 이유는 디지털 금융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손준범 디지털금융연구실장은 “동남아 3국(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은 공통적으로 금융 접근성이 낮은 반면 휴대폰 보급률은 높아 디지털 금융 제공에 적합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성인 10만 명당 상업은행 점포 수는 베트남 4개, 캄보디아 8.3개, 인도네시아 15.6개에 그칠 정도로 부족하지만 전체 인구 대비 휴대폰 보급률은 125~139%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대출의 성장성도 높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동남아 3국 소비자 대출은 연평균 20%의 속도로 증가했고 향후에도 5~6%의 높은 경제 확장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동남아 3국의 정책도 디지털 금융에 우호적이다.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채널 혁신과 프로세스 자동화, 오픈뱅킹과 디지털 기술 등에 초점을 둔 금융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 실장은 “동남아 주요국의 디지털 금융 시장 규모와 성장성, 정책 기조, 경쟁 구도 등을 고려할 때 모바일 채널을 활용한 고객 확보 전략은 유효할 것”이라며 “국내 금융사들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디지털 금융상품에 대한 개발과 운영 노하우를 축적했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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