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회장, 포스트코로나 대비 미국서 현장경영
조현준 효성 회장, 포스트코로나 대비 미국서 현장경영
  • 김완묵 기자
  • 승인 2021.09.1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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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전기기, 금융자동화기기, 자동차소재 등 주력 사업 점검
조 회장 “선제적 대응 통해 미국시장 지배력 높여야” 강조
효성 조현준 회장(오른쪽)이 효성중공업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에서 빌 하거티 미 상원의원과 만나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베이비타임즈=김완묵 기자] 조현준 효성 회장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 공략에 본격 나서 그의 행보에 관심을 모은다. 효성은 조 회장이 최근 효성중공업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과 텍사스주 달라스 효성TNS 미국법인을 잇따라 방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방문은 주력 사업들의 미국시장 공략을 위한 현장경영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팬데믹 위기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효성의 주력 사업 세계 1위 위상을 강화하고, 신시장 확대 동력을 얻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먼저 기술과 품질을 인정 받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전략적 포석이 깔린 것이다.

최근 미국 시장은 바이든 정부가 전력망, 신재생에너지 등 인프라 개선에 약 1조20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SOC와 에너지, 자동차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는 효성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분야에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조 회장은 “미국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급격하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의 핵심”이라며,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고객 중심의 선제적 대응을 통해 미국 시장 지배력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달 초 중공업 부문의 첫 미국 생산기지인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방문해 미국 시장 동향과 전망, 향후 전략 등을 점검했다. 이어 미국 비즈니스를 위한 협조와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빌 해거티(Bill Hagerty) 테네시주 상원의원과 만나 멤피스 생산 현장을 함께 시찰하고 지역 경제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효성에 따르면 사업가로 활동한 빌 해거티 의원은 2011~2014년 테네시주 정부의 경제 및 지역사회 개발부에서 일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테네시주 투자를 이끌어냈다. 美 트럼프 정부 당시 주일대사를 역임했으며, 올 1월부터 테네시주 미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이 자리에서 테네시주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향후 지역의 중공업 기술 전문가를 육성하고, 전력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테네시 지역과의 상생은 물론 미국 전력 시장 인프라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빌 해거티 상원의원도 연방 정부 차원에서 멤피스 공장의 성장과 사업 확대를 위해 다각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조 회장은 해거티 상원의원에게 테네시 전력청과의 사업 협력을 제안했으며 양측은 중전기 분야의 기술 인력 양성을 위한 테네시주 주요 대학과의 산학 연계 프로그램 운영 계획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지역 업체들을 활용한 부품 공급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효성에 따르면 멤피스공장은 생산량 확대를 위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증설이 완료되면 멤피스 공장은 연산 초고압변압기 60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당초 목표의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내년엔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효성은 멤피스 공장을 중공업 부문의 미국 시장 전진기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향후 기대되는 미국의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에 대한 대응은 물론, ESS∙스태콤(STATCOM 무효전력보상장치)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조 회장은 지난 10일(현지 시간)에는 미국 달라스의 효성TNS 미국법인(NHA)을 방문했다. 여기서 NHA 전시장과 제품을 점검하고 향후 마케팅 전략 등 시장 공략 방안을 모색했다. 효성TNS는 2000년대 중반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소규모 ATM 시장에서 73%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로 올라섰다. 또한 환류기 등 차별화된 기능으로 메이저 은행에 대거 공급하고 있다.

조 회장은 현지에서 금융 및 IT 전문가들과 만나 시장 동향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효성TNS 미국법인에는 미국의 금융 및 결제 트렌드가 디지털로 전환되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생존을 위해 강도 높은 혁신과 기술 개발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효성TNS는 미국 금융기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키오스크 등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효성은 코로나19 이후 회복세가 뚜렷한 미 자동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 자동차 메이커들이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최대 5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하는 등 전기차 및 수소차에 대한 부품 소재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효성은 전기차 및 수소차용 타이어코드의 개발과 공급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아라미드 등 전기차용 타이어코드에 사용되는 첨단 소재와 카페트 등 자동차용 소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편 효성은 지난 1980년대 처음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약 3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현재 6개 법인(제조 3개, 판매 3개)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약 12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올해는 16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약 14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제조법인으로는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초고압변압기), 알라바마주 디케이터 공장(타이어코드), 버지니아주 사우스 힐 공장(에어백용 원단)이 있다. 또 무역법인 3곳을 중심으로 스판덱스 등 섬유 제품과 타이어코드, 탄소섬유, ATM 등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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