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연구팀 ‘미세잔류백혈병’ 유용성 입증
서울성모 연구팀 ‘미세잔류백혈병’ 유용성 입증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1.09.0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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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유전자 정밀분석법 개발-맞춤 정밀의학 기반 구축
서울성모 조병식-김명신 교수 “정말의학 가속화 기대“
‘Blood Cancer Journal‘ 에 발표된 논문 일부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베이비타임즈=유경수 기자] 급성 백혈병 중 가장 흔한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세포유전학적 다형성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서로 다른 유전적 특성을 갖고 있는 여러 그룹의 백혈병 세포들이 한 환자에서 발견된다는 의미이다.

백혈병 세포의 유전체 변이는 백혈병의 예후(치료 반응 및 생존율)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진단시 정확히 분석해야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표적 유전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의 재발 위험인자인 ‘미세잔류백혈병’을 측정하고 재발 및 생존율을 예측하는 방법을 제안해 맞춤 정밀의학이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조병식 교수(혈액내과, 공동 교신저자), 유전진단검사센터장 김명신 교수(진단검사의학과, 공동 교신저자) 연구팀이 새로운 이와 관련된 연구를 발표해 주목된다.

지난 13년부터 18년까지 가톨릭혈액병원에서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132명의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이식 전후 자체 개발한 표적 유전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활용했다. 미세잔류백혈병을 정밀 측정해 분석한 결과, 재발 및 생존율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서 미세잔류백혈병의 유용성을 입증했다.

이식 전 및 이식 1개월 뒤 미세잔류백혈병이 확인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현저히 높은 재발율과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재발률 44% vs 7%, 생존율 44% vs 82%)

특히 이번 연구는 2개의 전향적 연구 코호트에 등록된 환자의 임상정보와 시료를 활용해 자료의 신뢰성을 높였고 이식 후 여러 시점(1∙3∙6개월 후, 매년, 재발 시점 등)에서 미세잔류백혈병 측정을 통해 잔류 백혈병의 역동적 변화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되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최근 백혈병 치료와 관련된 가장 큰 발전 중 하나는 유전체 분석법의 획기적 발전이다. 차세대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백혈병에서 반복적으로 발생되는 새로운 유전체 이상들이 규명됐다.

이를 통해 백혈병의 발병 기전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을 뿐만 아니라, 백혈병 세포의 유전체 변이 분석 결과를 예후 예측에 반영하면서 예측의 정확도가 높아졌다.

동일한 유전체 이상이 있는 백혈병 환자라도 건강상태, 장기 기능 및 약물대사능력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환자마다 동일한 치료에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정확한 예후 예측을 위해 치료 후 백혈병이 얼마나 없어졌는지 환자별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치료 후 골수검사 시료에서 현미경으로 백혈병 세포를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낮은 정확도와 검사자에 따른 결과의 차이가 치명적 단점으로 지적됐다.

현미경으로 관찰되지 않는 백혈병세포(미세잔류백혈병)까지 분석 가능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측정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단일 유전체 PCR 및 유세포분석법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급성골수성백혈병은 다양한 유전체 이상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가 흔하므로 단일 유전체 PCR 방법은 일부 환자에서만 적용 가능한 단점을 갖고 있다. 또한 유세포분석법은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가 필요하고 표준화가 쉽지 않아 보편적으로 모든 병원에서 활용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번 연구에 사용한 표적 유전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은 다양한 유전체 변이를 한 번에 검사할 수 있어 여러 유전체 변이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고 정량 분석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백혈병 진단시 뿐만 아니라 치료 후 반응평가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미세잔류백혈병 측정법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조병식 교수, 유전진단검사센터 김명신 교수 (사진 왼쪽부터)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조병식 교수, 유전진단검사센터 김명신 교수 (사진 왼쪽부터)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성모병원은 2017년부터 자체 개발한 표적 유전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급성골수성백혈병과 관련된 67개 유전자 이상 유무를 한 번에 확인한 뒤 이를 통한 최신 예후 예측 모델을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

연구 책임자인 조병식, 김명신 교수는 “표적 유전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활용한 미세잔류백혈병 측정은 이식 후 재발 고위험군을 정확하게 예측해 차별화된 치료 전략을 제공하기 위한 핵심 정밀검사법으로 확대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환자별 맞춤치료 전략의 핵심 진단기술로서 진료현장뿐만 아니라 새로운 치료법 개발과 관련된 임상시험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권위 학술지 ‘Blood Cancer Journal (2021;11:109; 2020 Impact factor 11.037)’에 발표됐으며, 보건복지부 국책연구과제(2018년 보건복지부 연구자 주도 질병극복과제)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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