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전복을 썰어 먹어요?”
“누가 전복을 썰어 먹어요?”
  • 이수정 기자
  • 승인 2021.07.1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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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의 작가, 보길도 전복 이야기 "전복순과 김참치" 출간
(사진 제공=국민서관)
(사진 제공=국민서관)

[베이비타임즈=이수정 기자] 부모가 전복 양식을 하는 보길도 아이의 이야기가 동화책으로 나왔다. '전복순과 김참치'다.(홍종의 글, 이예숙 그림, 국민서관)

주인공 전복순은 보길도에서 전복 양식을 하는 부모와 함께 살아간다. 전복순은 미역귀와 다시마를 씹어 먹으며 간을 맞출 줄 알고 전복의 맛을 아는 최고의 감별사로 전복을 썰어 먹지 않고 통째 씹어먹는 아이다.

김참치는 전복순 부모 친구의 아이로 목포에서 산다. 부모를 따라 보길도를 찾지만 전복이나 미역 따위는 입에 대지도 않고 오직 구운 김과 참치 통조림만 먹는다.

전복순과 김참치 서로의 하루는 많이 다르다. 김참치는 새벽같이 일어나 영어학원에 갔다가 학교에 가고 방과 후에 또 학원에 다녀온 후 밤 10시에야 귀가하는 도시 아이다. 반면에 전복순은 이른 아침 바다 안개를 깊이 마시고 해변에서 예쁜 몽돌을 찾는가 하면 바위틈 갈매기 알을 세어보기도 한다. 전복의 껍데기 안쪽에서 무지개를 볼 줄도 안다. 이런 김참치와 전복순의 거리는 한참 멀다.

전복 가격이 떨어져 걱정하던 부모는 전복소비 촉진대회에 전복순을 데리고 간다. 거기에서 섬 출신 홍보회사 대표를 만나 뜻하지 않게 전복 홍보 모델로 발탁돼 전복을 통째로 씹어먹는 장면을 찍은 뒤 마련된 시사회에서 모두가 전복순의 꾸밈없는 모습에 감탄한다. 김참치도 자신의 고정관념을 깨고 전복을 통째 씹어 먹는다.

'전복순과 김참치'는 홍종의 작가가 보길도에서 살고 있는 실제 주인공 고태이가 전복을 통째로 맛있게 먹는 모습에 영감을 받아 쓴 동화다. '전복순과 김참치'는 아이들이 보는 동화지만 어른들의 이야기다.

이번 신간은 귀촌해 전복 양식을 하며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 태풍으로 전 재산인 양식장을 잃은 어가의 슬픔과 애환, 전복 가격 폭락으로 인한 요즘 고충, 도서지역 아이들의 교육, 도시와 농어촌 사이 또 세대간 갈등 등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고루 담고 있다. 주인공들의 이야기에는 문제와 함께 명쾌한 해답도 들어 있다.

충남 천안 출신으로 90여 권의 동화를 발표한 홍종의 작가는 2018년 소안도 항일운동 역사를 쓴 동화책 '노래를 품은 섬 소안도'를 발표해 항일의 섬 소안도를 전국에 알린 바 있다. 홍 작가는 최근 완도, 소안도, 보길도 등지에서 이번 신간에 얽힌 이야기로 독자들과 만났다.

올여름에는 '전복순과 김참치'를 가족과 보면서 함께 울고 웃어도 좋을 것 같다. 여기에 주인공들이 제기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와 해법을 덤으로 공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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