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카이스트”...기술 대학과 손잡는 금융권, 이유는?
“포스텍-카이스트”...기술 대학과 손잡는 금융권, 이유는?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4.1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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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왼쪽) KB국민은행장과 김무환(오른쪽) 포항공과대학교 총장 (사진=KB국민은행 제공)
허인(왼쪽) KB국민은행장과 김무환(오른쪽) 포항공과대학교 총장 (사진=KB국민은행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금융업은 전통적으로 ‘문과생’의 대표적인 영역 중 하나로 꼽힌다. 고등학교에서 문과를 선택하고, 대학에서 경영이나 경제 관련 전공을 고른 학생들이 많이 진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에서는 ‘이과생’들의 꿈의 학교인 국내 주요 대학들과 너도나도 손을 잡고 있다.

KB국민은행(은행장 허인)은 지난 13일 포항공과대학교(이하 포스텍, 총장 김무환)와 ‘디지털 혁신 연구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다양한 디지털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다.

KB국민은행과 포스텍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아키텍처와 보안 등 최근 주목받는 디지털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포스텍과 손잡기에 나섰다. 하나은행(은행장 박성호)은 포스텍 크립토블록체인연구센터(공동센터장 홍원기, 우종수)와 함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이하 CBDC) 기술 검증을 수행한다고 14일 밝혔다.

CBDC는 중앙은행이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화폐를 말한다. 블록체인이나 분산원장기술을 이용해 전자적 형태로 저장한다는 점에서, 최근 열기가 뜨거운 비트코인 등 민간 가상화폐에 대응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하나은행은 포스텍과 함께 한국은행이 CBDC를 발행할 때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검증해 시중은행이 정상적인 유통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4월 말까지 시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사진=하나은행 제공)
(사진=하나은행 제공)

한편 우리금융그룹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하 카이스트)과 산학연계에 나섰다. 우리금융그룹(회장 손태승)은 지난달 25일 빅데이터와 AI 분야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카이스트에 산학연계 교육과정을 개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4월부터 3개월간 진행하는 산학연계 교육과정에 지주사와 우리은행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 직원들을 참여시켜 빅데이터와 AI 분야에 대한 교육을 받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금융권이 국내 유수의 기술·공과 대학과 손을 잡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금융권의 최대 화두인 ‘디지털 혁신’에서 앞서 가기 위해서라고 평가한다.

KB국민은행은 포스텍과의 협업을 통해 KB국민은행 임직원과 포스텍의 분야별 전문가들 간의 인적 교류도 노리고 있다. 향후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포스텍과의 업무 협약은 KB국민은행이 넘버원 금융 플랫폼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8월부터 포스텍과 ‘테크핀 산학협력센터’를 설립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해온 하나은행은 이번 기술 검증으로 CBDC 도입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가상 시나리오 검증을 시작으로 한국은행의 CBDC 컨설팅 결과를 반영해 추가 기술검증을 수행하겠다”며 “하나은행은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CBDC 도입에 적극 동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도 카이스트와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혁신을 노리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카이스트의 우수한 교육을 통한 디지털 인재 육성은 물론 IT, 보험 등 다른 업종에 대한 이해와 협업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발굴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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