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 배상안은 꼼수” 경실련 등 시민단체, 옵티머스 계약 취소 촉구
“다자 배상안은 꼼수” 경실련 등 시민단체, 옵티머스 계약 취소 촉구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4.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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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실련,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금감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베이비타임즈)
5일 경실련,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금융감독원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베이비타임즈)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옵티머스 펀드 사태에 관한 NH투자증권의 책임을 종용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이 5일 옵티머스 펀드 배상안을 상정하기 위한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이날 여의도 금융감독원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자 배상안’을 주장하는 NH투자증권과 정영채 사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금감원에 ‘다자 배상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뿐 아니라 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 등이 함께 피해액을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다자 배상안이 이사회나 고객을 설득하기에 훨씬 쉬울 것”이라며 다자 배상안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의 반응은 NH투자증권과 결이 달라 이목을 끈다. 피해자들은 옵티머스 펀드 상품이 ‘애초에 없는 상품’이라고 강조하며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다.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는 계약 체결 여부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는 중대한 사항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 때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이때 투자자들은 NH투자증권으로부터 투자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시민단체들 역시 이날 NH투자증권의 다자 배상안을 비판하며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에 힘을 실었다. NH투자증권 측의 다자 배상안은 금감원이 계약 무효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 (사진=베이비타임즈)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 (사진=베이비타임즈)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다자 배상안은 협박이다”면서 “NH투자증권이 고객에 대한 염치가 있다면 다자배상을 운운할 게 아니라 오히려 분쟁조정을 수용하겠다고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동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는 NH투자증권의 태도가 이미 금융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은 상태에서 다시 한번 실망을 안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 간사는 “믿을만한 상품이라는 보증이 없다면 당연히 운용사와 신탁사에 더 정확한 정보를 요구했어야 했다”며 “그러한 정보가 오지 않았을 때는 판매를 중단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음에도 NH투자증권이 부분적인 책임만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절대 옳은 태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호철 경실련 간사는 “NH투자증권을 비롯해 하나은행, 예탁원 그 누구도 자기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서로 책임을 떠밀고 있는 상황”이라며 “NH투자증권은 고객 편에 서서 전액 배상을 먼저 약속하고, 기관들과 구상권 다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옵티머스 펀드 피해자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베이비타임즈)
옵티머스 펀드 피해자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베이비타임즈)

한 피해자는 “옵티머스 피해자들의 70~80%가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고, 평생 법원 근처에도 가보지 않은 분들이 대다수”라며 “이런 분들을 향한 2차 가해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정영채 사장은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금감원은 이번 분조위에서 기존 계획대로 옵티머스 펀드 판매 계약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펀드가 투자 대상으로 제시했던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의 다자 배상안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다자 배상안의 경우 배상 비율을 정하기 어렵고, 배정안을 받은 기관이 반발해 법원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분조위 권고안은 법적 효력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분조위 결정이 어떻게 나오더라도 투자금 반환에 대한 최종 결정은 NH투자증권 이사회로 넘어가게 된다. 만약 금감원이 ‘전액 배상’을 권고하고 이사회가 동의하지 않으면 NH투자증권은 투자자와 개별 민사 소송을 이어가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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