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속 태풍으로 그친 ‘조카의 난’...금호석유, 실적으로 주가에 날개 달까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친 ‘조카의 난’...금호석유, 실적으로 주가에 날개 달까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3.2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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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본사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금호석유화학 본사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일명 ‘조카의 난’으로 불렸던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이 박찬구 회장과 회사 측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지난 26일 열렸던 금호석유 정기주주총회에서 조카인 박철완 상무가 제시한 주주제안은 대부분 부결됐다. 박 상무는 사내이사 진입도 실패했다.

금호석유는 지난 26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정관 일부 변경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 선임 ▲사외이사 3명 선임 ▲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위원 1명 선임 등 총 22개 안건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주주들은 박 회장 측의 안건에 대부분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과 박 상무는 이익배당 안건과 정관 일부 변경안, 이사회 내부 설치 안, 이사 선임 안에서 충돌했는데 주주들은 압도적으로 박 회장 측의 손을 들었다. 다만 정관 일부 변경안에 대해선 사측과 박 상무 측 제시안이 모두 부결됐다.

‘경영권 분쟁’의 핵심 안건이었던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 역시 무산됐다. 주주들은 박 상무 대신 사측이 추천한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영업본부장(전무)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약 3개월 동안 이어진 경영권 분쟁은 박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비록 박 상무 측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박 회장 측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분쟁 요소를 해결했다고 판단하고 실적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증권가는 금호석유가 올해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 1조9449억원을 거두며 작년 대비 16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호석유의 올해 영업이익을 무려 약 2조3000억원으로 예상하며 강력 매수를 제시했다. 윤 연구원은 “주주총회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돼 이제부터는 실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금호석유의 실적을 낙관하는 이유는 올해 고무, 수지, 페놀유도체, 에너지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니트릴 장갑업체들이 늘어나면서 NB 라텍스 부문의 수익성이 하락세로 접어들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여전히 수요가 풍부하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장갑 소비량이 저조했던 신흥국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용도가 확대되면서 내년까지도 NB 라텍스 수급은 타이트한 상황을 유지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폭발적인 장갑 사용량 확대로 NB 라텍스는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중국 장갑업체는 2023년까지 10배 이상의 증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금호석유의 페놀유도체 부문도 올해 높은 수익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페놀유도체 수요가 여전하고, 올해 2~3분기를 거치면서 경쟁 업체들이 정기 보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최근 운송비와 유가가 오르면서 수요는 그대로인데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점도 수익성 유지를 예측하는 근거다.

이 밖에도 금호석유가 이번 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정책과 신성장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호석유는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 성향을 별도 기준 기존 15~20%에서 20~25%로 올리고, 자사주를 소각 또는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5년간 신성장 사업 위주로 3조~4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오는 2025년까지 매출액 9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러한 배경에 힘입어 투자자들은 증권시장에서 금호석유를 주목하고 있다. 29일 오후 기준 금호석유 주가는 26만4000~26만7000원 사이를 넘나들며 거래일 기준 전일 종가 대비 10% 이상의 상승세를 유지하는 중이다.

경영권 불확실성을 없앤 금호석유화학이 향후 기업가치를 개선하고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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