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LG와의 영업비밀 소송 참패...전기차 배터리 사업 붕괴 위기?
SK, LG와의 영업비밀 소송 참패...전기차 배터리 사업 붕괴 위기?
  • 김완묵 기자
  • 승인 2021.02.1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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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김완묵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영업비밀 소송전에서  LG에너지솔루션에 완패를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해 2월 14일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예비 결정을 내린 지 1년 만에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고 LG 측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ITC 결정에 대해 60일 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어 SK측은 한 가닥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 같은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ITC는 SK이노베이션의 LG측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고 미국 내에 배터리 팩과 셀, 모듈, 부품, 소재 등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전 제품에 대해 10년간의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2019년 4월부터 시작된 약 2년 간의 소송이 LG의 완승으로 끝난 셈이다. ITC는 LG가 영업비밀을 침해 당했다고 주장한 범주를 예외 없이 모두 인정해줬다.

다만 ITC는 SK의 공급업체인 포드와 폭스바겐의 미국 내 생산을 위한 배터리와 부품은 각각 이날부터 4년, 2년간 수입을 허용하는 유예 조치도 함께 내렸다.

영업비밀 침해는 인정하면서도 자국 내에서 완성차를 생산하는 포드와 폭스바겐에 대해서는 유예기간 내 다른 대체 업체를 찾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약 3조원을 투자해 연간 43만대 분량(21.5GWh)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1, 2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1공장은 현재 공사가 끝나 시제품 생산을 준비 중이며 내년부터 폭스바겐의 전기차 플랫폼(MEB)에 탑재될 연 2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이는 폭스바겐이 북미 시장에서 판매할 전기차의 전량에 해당한다.

현재 골조 공사를 하고 있는 2공장은 2022년에 준공돼 2023년부터 포드 전기트럭 F-150 시리즈에 납품할 연 23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 ITC가 10년에 걸쳐 미국 내 배터리 및 관련 부품 수입금지조치를 내림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향후 배터리 사업에서 큰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포드와 폭스바겐에 대한 제품 공급은 4년과 2년의 유예를 허용했지만, 실제 제품 공급은 폭스바겐은 1년, 포드는 2년 정도에 불과하다. 폭스바겐, 포드도 미국에서 정상적으로 전기차 영업을 하기 위해 SK와 계약을 종료하고 새로운 배터리 공급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SK가 LG와 합의해 수입금지명령을 풀지 않는 이상, 미국에서 배터리 영업활동이 중단되는 건 시간문제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 역시 "LG와의 영업비밀 소송에서 참패한 SK가 60일 내에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을 받아들거나 전격 합의를 이끌어내든지 하지 않는 이상,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앞으로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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