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조의 여왕’ 김정민 “축구선수 염기훈 아내의 육아 궁금하세요?”
[인터뷰] ‘내조의 여왕’ 김정민 “축구선수 염기훈 아내의 육아 궁금하세요?”
  • 안무늬
  • 승인 2014.07.2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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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기훈 선수의 아내 김정민씨가 아들 선우(4), 딸 효주(3)과 함께 화목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두 사람은 2007년에 만나 2년 연애 끝에 2009년 12월 결혼했다.

 


25세에 결혼해 벌써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여성이 있다. 30대에 결혼하는 여성이 많은 요즘,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에 결혼한 그녀에게서 30, 40대 엄마들 못지않은 강한 모성애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녀는 모성애뿐만 아니라 강한 생활력, 그리고 내조 능력을 자랑하며 이미 알 사람들은 다 아는 ‘내조의 여왕’이었다. 바로 프로 축구 선수 염기훈(수원블루윙즈)의 아내 김정민씨다.

아름다운 외모에 의류학도 특유의 뛰어난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그녀는 남편 염기훈 선수와 2년 연애 끝에 결혼, 현재 4세 선우, 3세 효주 연년생 두 남매의 엄마로 살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던 그녀의 인생은 남편을 만나 완전히 바뀌었다. 자신을 ‘평범한 여성’이라고 소개한 그녀가 자타공인 내조의 여왕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김정민씨를 만나 남편과의 러브스토리, 엄마로서의 삶에 대해 인터뷰했다.

◇ 아내 김정민이 말하는 남편 염기훈은

Q: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된 과정은?

A: 신랑을 처음 만나게 된 건 아버지 때문이었다. 비시즌에도 하루도 운동을 쉬지 않고 모교에 와서 후배들과 함께 운동하는 모습이 지도자로 있던 아버지 레이더에 성실한 그의 모습이 포착된 것 같다.

아버지는 제자였던 김남일 선수에게 남편에 대해 물어보셨고, 마침 같은 에이전트 소속이었던 김남일 선수는 남편에게 나를 소개해줬다.
당시에 아버지 몰래 연애 중이었던 나는 정중히 거절했고, 그 이후 남자친구가 없던 나와 또 우연히 연락이 닿았다.

2008년 동아시아대회 때 잘하고 오면 정식으로 한번 만나보자며, 중국으로 동아시아대회에 갔는데 남편이 득점상을 받았다. 어리지만 자신감 있는 그런 모습에 끌려 정식으로 교제하게 됐다.

Q: 남편의 매력은 무엇인가

A: 나와 좀 다른 성격에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나는 보기에도 그렇지만 애교 넘치는 성격이 아니고, 내가 할 일을 아주 묵묵히 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나와 달리 남편은 좀 따뜻한 사람이다.

예를 들면 청소부 아주머니, 할아버지들이 바닥 청소를 하고 있으면 지나가지 못하고 계속 기다린다던가, 무거운 것 들고 다니면 다 들어준다던가, 경비 아저씨에게도 먼저 인사하는 그런 따뜻한 모습이 매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편이 훈련 끝나고 집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나면 마음이 편해진다. 특별히 뭘 하지 않아도 그냥 마음 따뜻하고 편한 사람, 남편 염기훈이 딱 그런 사람이다.

Q: 남편이 집안일, 육아는 자주 도와주나

A: 청소, 빨래와 같은 집안일은 당연히 내 몫이기 때문에 도와달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남편은 꼼꼼하고 깔끔한 성격이어서, 스스로 지나다니면서 집을 치우는 스타일이다.

예를 들어 물티슈 뚜껑이 열려 있으면 다시 돌아와서라도 닫고 간다던가, 가스 밸브가 열려있으면 꼭 잠가준다던가, 자기가 쓴 수건이나 자기 빨래는 꼭 세탁바구니에 넣는다던가, 샤워 후 화장실 바닥에 물기를 싹 닦고 나온다던가. 이런 그의 깔끔한 성격이 집안일에 도움이 많이 된다.

또한 육아는 단언컨대 나보다 더 잘한다. 주변에서 좀 심하다고 할 정도로 아이들에게 시간과 정성을 쏟는 편이다. 출근길부터 아이들과 함께 아침을 먹고, 등원버스정류장까지 꼭 자전거로 함께 가주고, 퇴근 후 아이들과의 놀아주고 잠자리를 봐주기까지 아이들을 열심히 보살핀다.

아이들이 행여나 불편한 점이 있을까 늘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잘 돌봐준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의 친정어머니는 “염 서방이 애들하고 노는 시간 조금만 줄이면 축구를 더 잘할 텐데…”라며 나를 혼내시곤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본인의 꼼꼼하고 자상한 성격 탓이다.

◇ 축구선수의 아내로 살아가는 일은

▲ 사진=김정민씨 제공

 


Q. 축구선수 남편을 위한 특별 보양식은?

A. 많게는 일주일에 두 번 경기를 뛰며 체력을 보충해야 할 때는 정말 식사를 잘해야 한다. 그런데 선수마다 스타일이 다른 것 같다.

정말 밥을 많이 먹고 밥 먹은 힘으로 뛰는 선수가 있고, 비타민이나 보충제를 열심히 챙겨먹는 선수가 있고, 보양식만 골라 먹는 선수가 있다. 하지만 남편은 위 세 가지 중 어떤 스타일도 아니다.
몸이 조금이라도 무거워지면 너무나 불편해 하기 때문에 밥도 딱 한 공기 먹고, 보충제도 많이 힘들 때만 챙겨 먹는다.

특히 보신탕, 장어즙, 흑염소. 등등 이런 보양식은 전혀 먹지 못한다. 그날 먹고 싶은 것을 이야기해주는 편이고, 나는 그 음식을 만들어준다. 육류는 꼭 먹는 편이며, 닭고기 특히 닭볶음탕을 좋아하고, 오리탕, 김치찌개, 부대찌개, 호박부침개 이런 음식들을 좋아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양갈비를 먹기도 하지만 가끔 너무 평범히 먹는 건 아닌지 걱정될 때도 있다. 하지만 억지로 먹인다고 해서 먹을 사람도 아니고, 스스로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다.

Q. 축구선수의 아내로 가장 뿌듯했던 일과 가장 슬펐던 일

A. 늘 뿌듯하지만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에 소집돼 열심히 훈련하고 있을 때, 2월 발가락 골절로 4개월 뛰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았을 때였다.

그후 일본에 가서 수술하고 약 3주 재활 훈련을 받고 한국에 왔다. 일본에서 수술 후 재활하는 동안 내가 환자 침대 밑 소파에서 쪽잠을 자며 남편하고 같이 있어줬다.

반깁스를 한 다리로 재활실에 가서 재활훈련을 해 안쓰러웠지만, 남편이 슬퍼할까봐 늘 같이 가서 일부러 다른 일본인 환자들하고 친하게 지내며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재활훈련이 한국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당시 식단과 훈련일지 등을 내가 매일 기록하며 남편을 응원하기도 했다.

그리고는 한국에 와 재활훈련을 이어가고 기적적으로 부상 2개월 만인 4월,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가 됐고, 복귀전에서 2골을 넣었을 때 정말 기뻤다. 그때 눈물이 펑펑 쏟아졌던 기억이 난다. 또한 “아, 내가 남편을 위해 해준 일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추억으로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그때 당시에는 운명의 장난처럼 하늘이 무너지는 듯 슬펐다가 세상을 다 가진 듯 기쁜 순간을 3개월 동안 느꼈다.

Q. 남편에게 바라는 것

A. 지금도 너무도 고마운 남편이기 때문에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지금처럼만 선우와 효주에게 자랑스러운 아빠로 남아주길 바랄 뿐이다.
선우와 효주는 많은 축구팬이 응원하는 선수들 사이에 아빠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26번 염기훈 선수가 우리 아빠라는 사실을 너무나 자랑스러워하고 즐거워하는 아들에게 선수로서의 모습 오래도록 보여줄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 두 아이의 엄마 김정민, 육아에 대해 말하다

 


Q. 주부 김정민, 일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A. 아이들을 키우기 전에 의류 관련 일을 했다. 전공도 그쪽이었다. 2년 연애 끝에 결혼을 하게 된 나이가 25살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아쉬움이 없었다. 나중에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였던 것 같다.

그리고는 큰 아이가 돌 정도 됐을 때 유아복 쇼핑몰을 운영했었는데, 아이가 힘들어했다. 하고 싶은 일이었던 만큼, 제대로 해내고 싶었던 나는 일주일 두 번씩 몇 시간에 걸쳐 아이에게 옷을 갈아입히고 촬영을 했다.

그랬더니 나중에는 아이가 촬영이 아닌 그냥 외출이었는데도 옷을 안 갈아입으려고 했다. 그때 ‘지금 순간에 가장 중요한건 뭘까’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바로 ‘아이’였다. 그래서 쇼핑몰 운영을 중단하고 아이 키우기에 열중했다.

유아복 관련 일에 대한 욕심이나 미련이 어찌 없겠는가. 참 재미있는 일이다. 게다가 큰 아이가 4살, 둘째가 3살인데다가 아들 하나 딸 하나이다 보니 주변에서 사람들이 다시 해보라는 제안을 많이 한다.

하지만 한 번 실패했던 경험이 있어, 아직은 다시 사업을 시작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이 일을 이해할 수 있을 때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적어도 둘째아이가 5~6살은 돼야 예쁜 옷을 입는 것에 대해 즐거워하지 않을까?

Q. 아들이 축구에 소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남편 염기훈 선수도 아들을 축구 선수로 키우고 싶어 한다. 엄마의 마음은 어떤가.

A. 아직 4살인데 소질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냥 특이하게 축구를 아주 좋아한다. 숫자나 한글, 국기 이런 것들을 축구로 배우고, 애니메이션 영상보다 축구경기 보기를 더 좋아한다면 좀 특이한가?

그리고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처음 공을 찰 때부터 아빠처럼 왼발로 찼다는 점이다. 왼발잡이 4살 축구광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선우에게 축구에 소질이 있다고 하는 것 같다.

남편은 오후 훈련 끝나고 집에 와서 하는 일이 아들과 함께 하는 야간훈련이다. 골대 두개 양쪽에 놓고 서로 “나는 ‘염기훈’이다. 너는 ‘정대세’ 해라” 하며 열심히 축구를 한다. 남편은 본인이 축구선수로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아들도 그러길 바라는 것 같다.

나도 아들이 축구를 하겠다고 하면 열심히 지원해줄 생각이다. 본인이 정식으로 축구를 하면 지금처럼 늘 즐겁게만 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감수하겠다고 한다면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왕 축구를 할 것이라면 아빠보다 더 훌륭한 선수로 키우고 싶은 바람이 있다.

Q. 두 아이의 엄마로서 가장 기뻤던 일과 가장 슬펐던 일

A. 가장 기뻤던 순간이라기보다는 스스로 뿌듯했던 순간이 있었다. 큰 아이가 좋아하던 문화센터 수업이 있었는데, 그 수업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심지어는 아이가 잠들어 있을 때도 안고 갔다.

문화센터에서는 결석 없이 1년 이상 다닌 아이들에게 수료장을 줬는데, 큰아이가 많은 친구 앞에서 그 상을 받았다. 그때 아이도 너무나 즐겁고 행복해 했지만 나도 뿌듯했다. 나에게 앞으로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힘이 좀 생긴 것 같았다.

반대로 슬펐던 일은 군대 복무 중이었던 아빠가 외출 외박을 나왔다가 복귀할 때 아이들이 아빠랑 헤어지기 싫어 울고, 아빠 옷을 숨겼을 때였다. 아이들이 아빠랑 헤어질 때 느끼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표현되는 모습이 너무 슬펐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아빠가 군대를 가거나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낸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그런 경험들을 한다는 게 당시에는 슬프고 힘들었지만 제대하고 나니 매순간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낄 줄 알게 된 점은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고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Q.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은?

A. 어떤 부모든지 그렇겠지만 나와 남편도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은 예의범절이다. 그래서 엘리베이터에서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도 인사를 시키는 편이다. 자주 만나는 친가, 외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도 예의를 잘 지키게 한다.

둘째 아이는 아직 27개월이라 조금 낯가림이 있지만, 인사 연습을 통해 낯가림도 많이 좋아졌다. 이제는 시키지 않아도 인사를 먼저 하는 아이들을 보면 기쁘다.

Q. 엄마 김정민의 육아 다짐은?

A. 아이들 키우며 힘든 점 중 하나가 일관성 있게 아이를 키우는 것이다. 일관성을 가지고 아이를 키우는 일이 쉬울 것 같지만 아이들이 일관되지 않으니 엄마도 일관되기는 쉽지 않다.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을 하는 아이들에게 냉정하게 대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내가 아이들에게 약속한다면, 아이 스스로 판단해 원하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자아가 성장하기까지는 부모로서 아이가 원하고, 소화할 수 있는 선에서 많은 경험을 하도록 하고, 다양한 제안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충분한 경험이 재산이 된 후 본인이 원하는 진로를 선택했을 때는 무조건 밀어주겠다고 약속해주고 싶다.

물론 우리 부부 마음속에 아이들이 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직업은 있다. 하지만 아이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도 실패든 성공이든 결론이 나기까지는 반대 없이 밀어주겠다고 약속하고 싶다.

Q. 아내, 엄마가 아닌 ‘여성’ 김정민의 꿈은?

지금은 내 아이들의 엄마로 사는 인생이 맞으니 여성 김정민으로서 포기하고 잃는 것이 있는 것만큼 아이들에게 다 주고 싶다. 
25세에 결혼할 당시 대학을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취직 후 2년간 근무하고 있을 때였으니 사실 너무도 평범한 여성이었다.

여성으로서 꿈을 갖고 실현하기 전에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나니 여성으로서의 꿈보다는 훌륭한 아내, 최고의 엄마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그 누구보다 훌륭하고 내조 잘하는 아내, 아이들을 누구보다 잘 키우는 엄마가 되고 싶다. 지금 나의 관심 분야는 아이들의 교육, 아이들의 먹거리, 아이들의 마음 등이다. 여성으로서 꿈이 다시 생긴다고 해도 그것 역시 우리 아이들을 위한 꿈이 아닐까 싶다.

요즘은 유아교육 전공은 아니지만 아이들을 키우며 겪었던 시행착오나 요령들을 초보 엄마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 한다. 아이들이 편안해 하면서도 감각 있는 옷들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결국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하는 생각들이다.

아이들이 아직 너무 어려서 내 꿈을 생각할 틈도 없이 아이들에게만 매진하고 있다. 언젠가 나에게도 정말 이루고 싶은 꿈이 생길 만큼 아이들이 자라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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