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포레스트 강성일 총괄실장 "반려동물 가족의 아픔을 함께하는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펫포레스트 강성일 총괄실장 "반려동물 가족의 아픔을 함께하는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 지태섭 기자
  • 승인 2021.01.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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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일 반려동물 장례지도사.(사진=펫포레스트 강성일지도사 제공)

[베이비타임즈=지태섭 기자] 국내 반려인구가 1500만을 넘었지만 반려동물의 죽음과 관련한 교육 부족으로 합법적 반려동물 사체 처리 비율이 10% 미만에 그치며 반려동물 사체 불법 매립과 동물사체 생활폐기물 처리에 따른 토양오염 등 심각한 생태오염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동물의 장례식은 동물 장묘업 시설 등록을 한 곳에서만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폐기물관리법상 동물도 의료 폐기물에 해당돼 의료 폐기물처럼 소각할 수도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장례를 치르는 경우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쓰레기봉투에 버려지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의 마지막 순간까지 예우를 다해 보내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바로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다.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는 장례 상담부터 운구, 염습, 추모, 보호자 보살핌까지 장례 절차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도움을 준다. 

올해로 9년째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를 하고 있는 펫포레스트 강성일 총괄실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 나누어 봤다.

Q. 어떻게 반려동물 장례지도사가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9년 전 작은 사업을 벌이던 사업가였습니다.

그러던 제가 '반려동물 장례'에 뛰어들게 된 건 인터넷에서 우연히 마주한 '사람은 내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해야 행복할 수 있다'라는 문장 때문이었습니다. 

매일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이 지겹고 힘겨웠고 그때쯤 보게 된 문장이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강아지를 좋아했었고, 문득 '반려동물의 마지막 길은 어떻게 될까?' 궁금해졌습니다.

당시만 해도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물론, '화장터'조차 얼마 없던 때였습니다. 그런 상황을 마주하면서 '동물들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길로 경기도의 한 동물 화장터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당시는 세상에 '반려동물'이라는 용어조차 사용되지 않을 때였습니다. 동물 사후 수습·처리를 하는 곳이었는데, 보호자가 사체를 데리고 와서 일정 금액을 내고 돌아가면, 화장 후 유골을 정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별도의 추모나 안치 절차도 따로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때 저는 '더 나은 방법'을 꾸준히 고민했습니다. 가까운 지인에게 일본의 반려동물 장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탐방을 떠났습니다. 일본에서 제대로 된 반려동물 장례 절차를 처음 마주했고.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그 당시 한국에서 잠시 일했던 곳의 모습과는 큰 차이가 있었고, 반려동물의 보호자를 존중하는 모습과 반려동물을 조심히 대하는 모습이 충격적이었고 정말 감명이 깊었습니다. 절차도 명확했고, 의전 격식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오자마자 당시 국내에 있던 반려동물 장례업체 열한 곳에 자필 편지를 보냈습니다.

'저는 반려동물 장례에 관심이 많습니다. 선진화 될 수 있도록 좋은 사례를 많이 만들 수 있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반려동물 장례를 직업으로 삼고 싶습니다.' 이렇게 직접 자필로 편지를 보냈었습니다. 3곳에서 연락이 왔었고 그 당시 유일한 한곳에서 입사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출근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앞뒤 안가리고 출근부터 했습니다. 위치는 충남 예산이었고, 제 연고지가 인천이어서 집에서 매일 5시~6시에 일어나 왕복 230km를 출퇴근 했습니다.

정말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그곳에서 일하면서 반려동물 장례 절차와 의전 업무를 당시 함께 근무했던 지도사들과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제 지도사 인생에서는 선진화된 반려동물 장례 문화의 첫 시작이었고, 그때부터가 제대로 직무에 대해서 이해하고 접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Q.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반려동물장례지도사는 반려 가족의 마지막 이별예식 절차에 있어 가장 가까운 거리에 근접해 유가족의 장례절차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장례 접수부터 모든 절차의 도움을 드리는 역할을 합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보호자를 위해 '펫로스를 준비하는 방법'의 주제로 반려동물 문화 강연과 세미나를 진행하며, 장례절차 이후 펫로스증후군을 겪고 있는 반려인을 위한 펫로스 치유의 역할에서도 현실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반려동물 장례지도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A. '반려동물장례지도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수십 개의 민간자격증이 있고 여러 가지의 교육 내용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정규 반려동물장례지도사로 취업을 위한 작은 도움은 될 수 있지만, 제가 알기론 필수적이지는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자격증 커리큘럼과 실무의 간극이 너무나 크고, 자격증 취득 비용이 최근 들어 과다해진 것이 정말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민간 자격증의 검정 과정과 실제 실무 내용의 현실적인 직무 해석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그로 인해 힘들어하는 지도사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미리 준비할 것은 자격증의 커리큘럼이 아닌, 반려동물과 반려인에 대한 도덕적 마음가짐과 내 반려동물처럼 보호자의 반려동물도 존중해 줄 수 있는 마음이면 충분하다고 항상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책임을 다해 가족들에게 책임 장례를 약속할 수 있는 사람이면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펫포레스트 전경.(사진=펫포레스트 강성일지도사 제공)

Q. 펫포레스트에 대해서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주식회사 펫포레스트는 '단지 모습만 다를 뿐 가족입니다. 마지막 산책길을 함께 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2016년 11월에 농림축산식품부에 동물장묘업체로 정식등록된 가장 큰 규모의 업체입니다. 2017년 1월부터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으로 기존의 동물장묘 업체들과 선진화되지 못한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장례문화를 선진화시키키 위해 노력하는 기업입니다.

혐오적인 이미지와 이익만 추구한다는 좋지 않은 시선을 탈피하기 위해 매년 반려동물 '펫박람회, 반려동물행사' 등에 참석해 일반시민과 반려인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홍보의 목적이 아닌 반려인과 동물 복지 차원의 여러 가지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공익적인 행사를 통해 꾸준히 알리고 있습니다.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에는 ▲반려동물은 폐기물이 아닙니다 ▲ 유기동물 보호소 사료 후원 ▲ 반려동물 응급구조 스티커 지원행사 ▲ 올바른 반려동물장례 문화 캠페인 ▲ 펫로스증후군 예방 강연 등이 있습니다.

기존 반려동물 장묘산업에서 가지고 있던 불법적 사항 및 낙후된 시설에서 오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도전의식과 책임감으로 성장했고, 혐오시설이라는 낙인에도 불구하고 가치있는 장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바, 현재는 반려동물장례를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길 수 있는 최우선의 위치에 있음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Q. 가장 기억 남는 장례가 있으신가요?

A. 오랜 시간 많은 반려동물의 마지막 소풍길을 함께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장례를 맡았던 때입니다. 어린 안내견을 임시 보호했던 보호자부터 안내견의 훈련사, 안내견과 함께한 시각장애인 가족이 모두 참여했습니다.

담당하는 장례지도사는 가족들의 슬픔을 가장 가까이서 마주하기 때문에 실수하지 않도록 감정을 억눌러야 하는 직무의 성격이 있지만, 저 역시도 그때는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안녕,우리들의 반려동물 펫로스 이야기.(사진=펫포레스트 강성일지도사 제공)
안녕,우리들의 반려동물 펫로스 이야기.(사진=펫포레스트 강성일지도사 제공)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반려동물장례지도사로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 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최근 들어 본캐와 부케의 이야기처럼, 우선 본케는 지금처럼 반려동물장례지도사로 근무하며 동료 지도사들과 현재의 펫포레스트의 책임 장례 서비스를 조금 더 질 높은 서비스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또한, 부케에서는 얼마 전 우리나라 정서의 펫로스증후군을 정의해보겠다며 기록했던 글을 정식으로 도서로 출간하게 되었고, 책의 제목처럼 펫로스를 준비하는 내용을 기반으로 지금도 반려동물과 이별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걱정이 큰 보호자들과 함께 북 토크 형식의 세미나를 진행해보려 합니다. 

20년 가까이 반려동물 산업이 주목하는 단계는 '입양'에만 집중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동물들에게 새 가족을 만나게 하는 데는 모든 이가 힘을 쓰면서, 가족의 이별에 대해서는 관심을 안 가진 거죠. 2000년대 초반 반려동물 '입양 붐'이 일었는데, 반려동물의 생애 주기를 살펴볼 때, 그 시기로 따지면 지금은 그 아이들이 떠날 시점입니다.

업계에서 오랜 시간 일을 하면서 최근 들어 생각한 것은 아직도 반려동물 장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반려인들이 적절한 절차 없이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게 되면 펫로스 증후군에 시달릴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처럼 노령 동물이 많아지고, 그만큼 아프고 병들어 유기되는 동물도 생길 겁니다. 저는 이런 부분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17년부터 지금까지 여러 언론 매체와 커뮤니티 강연장 등에서 "떠나보내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라고 힘주어 말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이 부분이 많은 사람에게 공감이 되었고 이슈도 되어서 지난 9월 1일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방법을 담은 책 <안녕, 우리들의 반려동물: 펫로스 이야기>라는 책을 집필해, 출간했습니다. 책 내용에서는 특별히 '장례 전 애도 시간'을 강조했습니다.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난 직후부터 장례 전까지의 시간입니다. 숨을 거둔 아이를 어떻게, 어디로 떠나보낼지 고심하고, 보호자의 관점에서 스스로를 위로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는 게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의 시작이라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후 '펫로스 증후군'에 시달리는 반려가족 분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상실감을 계기로 나타나는 죄책감, 우울감, 분노 조절 문제 등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유사하다고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반려동물장례지도사로 오랜 시간 일을 하면서 많은 보호자를 만났습니다. 그분들의 아쉬움과 미안함을 그 다음 보호자들에게 겪지 않도록 해주는 것 또한, 반려동물 장례지도사의 일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도 그때부터 반려동물의 장례절차는 급히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 하고 다닌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전에 어떤 방송에서 직업의 소개글을 '마지막 소풍길의 안내자'로 소개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안내자의 역할은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반려인을 위해서도 적절한 애도의 방법과 장례 절차의 책임을 다하며 도움을 드리는 안내자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반려동물 장례지도사가 되려고 하는 많은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아마도 지금 인터뷰가 나가면 확실히 반려동물장례지도사 일에 지원하는 분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위로하는 역할이 격식 있고 멋있어 보이는데 한번 해 볼까?'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반려동물장례지도사는 담당하고 있는 보호자는 물론 자신의 감정까지 세심하게 챙겨야 합니다. 직무 성격상 멘탈적으로 감정을 추스를 시간이 넉넉한 일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루 십 수 번의 장례를 치르면서도 제 감정을 돌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3~4시간의 짧은 장례 절차지만 그동안 보호자의 편에 서서, 그 입장에서 마음을 같이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대로 쉽게 보면 안 됩니다. 정말 내 반려동물의 장례라고 생각하고 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런 분이라면 '반려동물장례지도사'를 도전해 보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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