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빈혈이 심했던 주부 A씨(35세). 생리기간에는 이중으로 고역이다. 생리도 불편하지만 안 그래도 모자라는 피를 쏟는 것도 고생이다. 생리기간이 되면 안색이 파리해지고 어지럼증과 피로를 더 많이 느낀다. 뒤늦게 친구의 권유로 산부인과를 찾았다.
A씨처럼 평소 빈혈이 있는 여성이라면 생리량이 많지 않더라도 생리기간 빈혈로 인한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산부인과 전문의의 소견이다.
출산 이후에도 생리 때문에 고생하는 주부들이 많다. 하지만 여성이라면 누구나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한 탓에 병원에서 생리증후군을 전문가와 의논하는 여성은 많지 않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정호진 부회장 “생리 중 출혈량이 많은 생리과다는 가임기 여성의 약 10%가 겪는 증상으로 적지 않은 여성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실제 치료를 받는 여성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진료와 피임약 처방 등을 통해 증상이 쉽게 완화․개선될 수 있는데 불필요한 고통을 받는 여성이 많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의 도움말로 피임과 생리과다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자궁내 피임시스템에 대해 알아보았다.
생리량은 적당한가?
자신의 생리량이 많은지 적은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생리기간은 개인차가 있지만 보통 3~6일이다. 자궁내막 등이 섞인 생리혈에서 순수한 혈액은 평균 30~70cc 가량이다.
생리과다는 생리량이 80cc 이상인 경우로 생리 지속일수가 8일 이상이거나 출혈량이 평소보다 지나치게 많을 때도 포함된다. 따라서 대형 생리대를 사용해야 하는 날이 3일 이상이거나 남보다 자주 생리대를 교체해야 한다면 생리과다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생리과다로 인한 빈혈증상이 있거나 많은 생리량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느낄 때는 우선 산부인과 검진으로 부인과 질환이 없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생리과다의 원인으로는 자궁선근증이나 자궁근종 같은 자궁질환과 호르몬 이상이 가장 많다. 스트레스나 식생활, 유전적 체질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약물치료만으로도 개선 가능해
생리량을 줄이는 치료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보통은 피임약 처방 등을 통한 약물치료만으로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자궁내 피임시스템을 이용해 효과를 볼 수 있다. T자형의 작은 장치를 자궁에 시술해 5년간 매일 소량의 호르몬을 자궁에 직접 분비해 줌으로써 생리를 일으키는 자궁내벽이 두꺼워지지 않게 조절해 주는 방식의 시스템이다.
자궁 내 장치인 루프의 편리함과 호르몬제를 이용해 생리 이상을 조절하는 방법을 합친 미레나는 생리량이 많거나 생리통이 심한 여성들의 치료에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피임효과도 동시에 볼 수 있다.
정호진 부회장은 “피임시스템 시술 후 생리량이 줄거나 생리가 거의 없어지기도 하는데, 장치 제거 후에는 바로 생리 등 임신 능력과 함께 본인의 생리주기가 돌아오게 되므로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자궁내 피임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생리가 시작된 후 7일 이전에 시술 받는 것이 좋다. 산부인과 상담 후 시술 일정을 결정해 방문하면 된다.
이 밖에 생리 및 피임 관련 궁금한 점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http://www.wisewoman.co.kr/piim365,) 등을 통해 상담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