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심이 만난 e-사람] 로미브릭 대표 정경미
[조연심이 만난 e-사람] 로미브릭 대표 정경미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07.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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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삶의 극단적인 순간을 지나야 오롯이 드러나게 된다. 직업을 선택할 때 안정과 도전사이에서 기꺼이 도전을 선택한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콘텐츠기획전문가 정경미 로미브릭 대표다. 선망받는 직업인 교사를 버리고 스스로 직업 자체를 만들어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그녀에게 어떻게 그런 삶을 선택할 수 있었는지를 물었다. 

콘텐츠기획전문가_로미브릭 대표 정경미
콘텐츠기획전문가_로미브릭 대표 정경미

자기소개 및 근황을 들려달라 

안녕하세요. 자신이 가진 지식・경험・생각 등 무형의 자산을 자신만의 콘텐츠로 만들어 세상에 내놓을 수 있도록 돕는 콘텐츠기획전문가 정경미(로미브릭 대표)입니다. 

저는 13년간 중학교 국어 교사로 살았습니다. 아들을 낳고 ‘엄마’와 ‘나’사이에서 나를 지키며 사는 방법을 고민하다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작가가 되었습니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로미TV)에 일상을 기록하며,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만들어내는 것에 관심이 생겼고,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응원하며 먼저 경험한 것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교육공무원으로서 ‘커리어’를 포기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온라인에 나를 증명하고 나의 가치를 전하며 유연하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큰 결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로 표현할 땐 ‘콘텐츠기획전문가’로, 내 삶을 말할 땐 ‘글쓰는 사람’으로, 영향력이 필요할 땐 ‘1.5만 구독자를 보유한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로 저를 소개합니다. 때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금의 삶을 사랑합니다. 

강연하는 정경미 로미브릭 대표
강연하는 정경미 로미브릭 대표

지금의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어릴 때부터 수학을 잘 했어요. 그런데 국어교사가 되었습니다. 인생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더라고요. 다이어리 꾸미기(일명 다꾸), 일기쓰기, 메모(끄적임), 글씨 쓰는 것을 좋아했어요. 숙제 검사를 하지 않은 순간부터 진짜 일기를 쓰기 시작해서 성인이 된 지금까지 여전히 매일 조금씩 써내려갔지만, 한번도 글을 쓰는 작가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글쓰기가 ‘블로그’라는 공적인 공간 안에서 소통되면서 빛을 발했어요. 소통하는 이웃들에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글이라는 피드백을 듣게 되었고, 그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저를 만들었어요. 

차곡차곡 쌓인 글은 이제 “콘텐츠”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교사의 삶에서 1인 기업 로미브릭 대표로의 경력 환승을 꿈꾸고 있습니다.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된 자신만의 훈련법(Training)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면? 

첫째, 루틴(좋은 습관)을 만든다.

무언가를 시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각이 많아서가 아닐까요? 선택의 순간을 많이 만들지 않는 것이 일의 속도를 높이고 효율을 높인다는 사실을 오랜 경험으로 알게 되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이 닦고 세수하고 옷 입는 것을 계획하지 않듯이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하루 루틴을 만들고 매일 해나가는 것이 제게 가장 큰 무기가 되었습니다. 

둘째, 세상에 알린다.

평생 Listener로 살았어요. 경청, 공감의 대화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알기에 국어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말하기 스킬보다 듣기를 먼저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시작할 때만큼은 Speaker가 됩니다. 하려고 하는 일을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것을 SNS에 기록하죠. 하다 보면 포기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와요. 혼자 한 약속은 조용히 사라지지만, 저를 떠나 세상에 뿌려진 약속은 그 순간 저를 지탱해주는 힘이 됩니다. 두려운 일일수록 더 크게 세상을 향해 소리칩니다.

셋째, 시각화한다. 

직장생활 내내 매일 ‘바쁘다’를 입에 달고 살았어요. 머릿속은 복잡하고 할 일은 분명 지워가고 있는데 다음날이면 다시 한 가득 쌓이고 몸은 지쳐갔습니다. 보통 일을 처리할 때 마감일만 정해놓는 경우가 많잖아요. 

생각정리를 시작했어요. 일단 스케치북을 펴고, 무작정 생각나는 모든 것을 적습니다. 할 일이 종이에 적히는 순간 스트레스지수는 낮아지고, 엉킨 일들이 머릿 속을 빠져나가 단순해집니다. 두서없이 쏟아낸 일들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해결책을 발견하게 되지요. 

정리된 일은 장기/단기로 다시 나눕니다. 장기적인 일은 그림/사진/글 등으로 적어 출력한 뒤 자주 가는 화장실, 현관문 등에 붙이는 방법으로, 단기적인 일의 경우 나만의 노트를 만들어서 관리해요. 매일 할 일을 적는 체크리스트와는 조금 다릅니다. A-B-C 파일을 나누어서 매일 일과 시작 전에 읽어보고, 집중해서 일을 처리하는 편입니다. 생산성은 워커홀릭이 되어 바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업무를 우선순위화하고 필사적으로 나만의 시간을 지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을 저는 시각화라고 부릅니다. 마인드맵, 브레인스토밍, 씽크와이즈, 비주얼씽킹 등의 방법론은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결국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면 글이든 이미지든 자신만의 방법을 사용하면 됩니다. 

네트워크하는 정경미 작가
 정경미 작가의 네트워킹 파티 

온오프라인 소통(Talk)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래포(rapport) 형성을 위해서는 면대면 만남이 필수라고 생각했습니다. 얼굴을 맞대고 서로의 표정을 보고 온기를 느껴야만 마음이 전달될 수 있다고 믿었어요. 코로나19가 가져온 결핍은 기회를 만들었고, 오랫동안 가진 고정관념도 깨트렸습니다. 

코로나로 운영하던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변경하며 오히려 더 많은 분들과 소통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기존 오프라인을 고집하던 운영방식을 버리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최소한의 인원으로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결합해 프로그램을 운영해보았고, 참여자들의 긍정적 피드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응원에 힘입어 지난 5월 퍼스널브랜딩에도 공식이 있다> 출간 기념 조연심 작가님을 모시고 유튜브 온・오프라인 북토크를 진행했고, 서울이라는 공간을 넘어 부산, 대구, 제주,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도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향후 로미책방 콜라보로 MBC드라마 pd 김민식 작가, 국가대표SNS강사 정진수(감성컴퍼니 대표), 8만 유튜버 렘군TV 김재수 작가님과의 북토크를 기획 중에 있으며, 로미처럼 책쓰기를 통해 개인브랜딩을 돕고 작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짓지 않고, 각각의 장점을 살려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시간(Time)을 견뎌온 지혜가 있다면? 

“나는 작가가 될 거야. 연 1억 매출을 찍는 1인기업가가 되겠어.”

목표를 정해두고, 그것을 위해 전력질주를 했다면 아마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성과/결과’에 포커스를 두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나면 기대가 생기고 기대는 스스로를 옭아매는 짐이 됩니다. 그러면 괴로워집니다. 견딘다는 것은 괴로움을 전제로 한다고 생각해요. 괴로운 일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즐겁게 일하고 싶어 오늘을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하루하루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고 그 과정 자체를 즐깁니다. 저는 매일 블로그에 달리는 댓글, 인스타에 찍히는 하트를 보면 행복합니다. 그것이 오늘, 콘텐츠를 만드는 힘이 되고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조연심 작가와 함께 한 온오프라인 북토크
조연심 작가와 함께 한 온오프라인 북토크

최고의 순간(Timing)은? 

돌아보면 인생 최고의 순간들은 항상 두려움 뒤에 왔어요. 작년에 번지점프를 하러 가평에 갔어요. 함께한 사람들이 너도나도 하길래 겁도 없이 무작정 올라갔다가 극한의 공포를 경험했습니다. 튼튼해 보이지 않는 줄에 나를 끼우고, 안전 설명을 듣는데 아무것도 안 들립니다. 조금씩 앞을 향해 걷다가 한 발만 떼면 낭떠러지인 곳에 서서 발뒤꿈치에 힘을 주고 버티는데 발 밑에 놓인 죽음과 마주했어요. 아파트 18층 높이에서 내 발로 뛰어내려야 하는 상황. 

하나, 둘!  뒷걸음치려는 순간 뒤에서 셋!하며 툭 밀어버렸죠. 뛰어내린 순간 깨달았어요. 두려움을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은 그 속에 풍덩 빠져드는 것이라는 것을요.

두려움으로 움츠러들 때, 그 때를 떠올립니다. 제 인생 최고의 순간이 오고 있어요. 2020년 8월 31일 퇴사를 앞두고 며칠 전 사직서를 쓰러 학교에 갔습니다. 첫 직장의 마침표를 찍고 다시 새로운 문장을 시작하게 되겠지요. 그 날이 제 인생 최고의 순간이 될 거라고 믿어요. 

엄마마켓연구소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은?

며칠 전, 엄마마켓연구소 발대식에서 년생 김지영> 영화의 한 장면을 봤어요. 

“지영아, 너 하고픈 거 해.” 

이 말에 눈시울이 붉어진 엄마들을 보며,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가 아닌 ‘나’로 살고 싶은 또다른 김지영을 만났습니다. 엄마들의 꿈을 현실에서 이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제 직장의 형태가 많이 바뀌었고 엄마들도 마음만 먹으면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적정기술을 연마하고 자신만의 스토리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열려있습니다. 그 기회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연결하고 돕는 사람으로 함께하고 싶습니다. 엄마마켓연구소와 함께하면 가능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엄마마켓연구소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로서 각오나 다짐이 있다면? 

“Don’t tell, Just show”

제 책 [엄마도 퇴근 좀 하겠습니다]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처음 아이를 낳고 부모로서 자식을 잘 ‘가르쳐야 한다’는 강박을 갖고 있었어요. 더 많이 알아야 하고, 더 많은 것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행여나 나만 모를까봐 불안해하며 공부했어요. 시간이 흘러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스스로 배운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이제는 말(잔소리) 대신 그저 제 삶을 아이에게 보여줘요.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아이는 이제 엄마처럼 작가가 되어 강연을 하고 싶다 말하고, 엄마가 유튜브를 하는 모습을 보며 유튜버가 되었습니다. 아이를 낳고 일을 하며 가장 많이 한 생각은 ‘내가 이기적인 엄마가 아닐까’였습니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며 일과 육아가 양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뼘 멘토가 되고 싶습니다. 

 

내가 길이 만들면 나는 다시 또 누군가의 길이 된다는 말이 있다. 삶의 순간마다 먼저 도전하고 경험한 일들을 콘텐츠로 만들어 다시 누군가의 삶의 길라잡이가 되겠다고 결심한 그녀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답게 사는 데 일조할 수 있는 강력한 퍼스널브랜드가 되기를 바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인터뷰어 조연심은 퍼스널브랜딩전문가로 놀고 먹고 글쓰는 삶을 꿈꾸며 작가, 강사, 브랜드컨설턴트, 토크쇼진행자, CEO로 포트폴리오 인생을 살고 있다. 사람과 사람을 소통시키기 위해 브랜드평판매니지먼트사 엠유를 운영하고 있고, 브랜드검증플랫폼 엄마마켓연구소 소장으로 1년에 한 권 책쓰기를 통해 글쓰며 사는 삶의 행복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는 [퍼스널브랜딩에도 공식이 있다], [나를 증명하라, 골드칼라의 시대], [과정의 발견], [나는 브랜드다], [퍼스널 브랜드로 승부하라(공저)]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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