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인간.동물 공존 위한 ‘서울 동물복지계획 2020’ 발표
서울시, 인간.동물 공존 위한 ‘서울 동물복지계획 2020’ 발표
  • 안무늬
  • 승인 2014.06.1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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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상징적·선언적 수준의 소극적인 동물보호에서 벗어나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동물복지 향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기반 마련에 중점을 둔 ‘서울 동물복지계획 2020’을 지자체 최초로 마련, 11일 발표했다.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추세와 더불어 현재 6가구 당 1가구 꼴로 반려동물을 기를 정도로 반려동물은 단순히 애완용이 아닌 삶을 함께하는 새로운 가족의 일원이 됐지만, 전반적인 인식이나 제도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어 서울시가 사람과 동물이 조화롭고 행복하게 공존하는 도시환경을 모색한다는 취지에서 종합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번 종합계획은 ▲반려동물 ▲유기동물 ▲길고양이 ▲반려목적 외 모든 사육·실험동물 ▲시민참여 유도 이렇게 5개 분야의 19개 핵심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서울시는 이번 계획의 상당 부분이 동물보호법 등 법개정과 제도 개선이 수반돼야 하는 만큼,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목표 시점인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실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버려지거나 길을 잃어 매년 1만 1천여 마리에 이르는 유기동물을 2020년까지 절반으로 감소시키고 입양률과 주인 반환율은 95%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이다.

또한 서울시는 이를 위해 개에만 한정됐던 동물등록제 대상도 고양이까지 확대하고, 피치 못할 사정으로 반려동물을 더 이상 기를 수 없을 경우에는 25개 구마다 지정된 동물보호센터에서 인수, 보호하면서 새로운 주인을 찾도록 하는 ‘사육 포기동물 인수·보호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시내 약 25만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길고양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길고양이 중성화 표준지침을 정비하고, 캣맘 등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길고양이 관리를 통해 개체수를 조절하고 길고양이로 인한 갈등도 해소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사육·실험동물의 복지를 위해 최소복지기준을 마련, 서울동물원부터 우선 적용해 복지수준을 높이고, 동물보호 홍보와 동물학대 지도·점검을 하는 시민 동물보호명예감시원을 현재 33명에서 2020년까지 1천명 수준으로 늘린다.

이번 계획은 서울시가 2012년 9월 복지건강실 내에 동물보호과를 신설한 이후, 시민단체, 전문가들과 1년 반 동안 머리를 맞대 동물보호 정책과제를 논의하고, 청책토론회를 개최(2014. 2. 26)하는 등 다양한 시민 의견을 수렴한 끝에 마련됐다.

◇ 복지확대·문제점 개선에 중점

 


현재 75만 마리(2013년 개 68만, 고양이 7만)에 육박하고, 서울 전체 가구 16.7%가 기르고 있는 반려동물을 대상으로는 ▲반려견 놀이터 추가 조성 ▲진료비 자율게시 ▲취약계층 반려동물 중성화 지원 등을 추진한다.

▲ 서울시내 대형 공원 대상 반려견 놀이터 2개소→5개소로 단계적 확대 설치

반려견 놀이터는 지난해 7월 어린이대공원과 올해 4월 월드컵공원에 설치한 데 이어, 2020년까지 서울시내 30만㎡이상 대형 도시공원에 3개소를 추가 조성한다. 이는 반려동물과 함께할 시설공간이 부족하다는 시민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작년 어린이대공원 반려견 놀이터를 이용한 시민의 93%가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진료비 자율게시’ 도입, 장기적으로 동물의료보험 도입을 위한 기반 마련

동물 진료를 하기 전에 비용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하는 불편이 있어 반려동물 소유주에게 미리 진료비를 알려주는 ‘진료비 자율게시’를 서울시 수의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추진한다.

우선 기초 예방접종과 기본적인 진단 비용을 대상으로 서울시 수의사회와 세부적인 방법 등에 대해서 협의해 자율로 추진하고, 법제화가 필요한 부분은 법령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 수의사회 등 민·관 협력으로 2016년부터 취약계층 반려동물 중성화수술 지원

현재 서울시내 동물병원에 등록된 반려동물의 평균 중성화율은 55%인 반면, 취약계층 반려동물 중성화율은 13%에 불과하다.

시행 방법은 사업에 참여할 서울시내 동물병원을 모집, 시가 병원에 현판 제작을 지원하고 지원병원은 취약계층에 대해 반려동물 중성화비용을 감면해 주는 방식이다.

◇ 유기동물 - 매년 1만1천마리 발생, 2020년까지 절반 감소 목표

유기동물을 근본적으로 줄이고 보호 수준을 높이기 위해 ▲동물등록제 개선 및 단계적 확대 ▲사육 포기동물 인수·보호제도 도입 ▲유기동물 가정 임시 보호제도 시범도입 등이 추진된다.

현재 유기동물의 46%만이 주인에게 돌아가거나 새로운 주인을 만나고 나머지는 안락사 등 폐사되고 있는 실정이다.

▲ 반려고양이 동물등록제 대상 확대, 등록방식 마이크로칩으로 일원화 건의

먼저 시는 유기동물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반려고양이도 동물등록제 대상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올해 동물보호법 개정을 건의하고, 동물보호법 개정 전이라도 고양이 등록을 원하는 시민을 대상으로 자율등록 하도록 한다.

유기·유실을 방지하는 동물등록제 본래의 목적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등록방식을 내장형 마이크로칩방식으로 일원화하는 방안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현재 등록방식은 ①마이크로칩 방식 ②외장형 무선식별장치 ③인식표 방식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나, 목걸이 형태의 외장형 무선식별장치나 인식표 방식은 등록 신고할 때는 부착하고 나중에 떼어버리거나 부착하지 않은 상태로 잃어버릴 수 있어 등록효과가 낮다.

마이크로칩 삽입시 부작용에 대한 우려 또한 의무시행 1년이 지난 현재 내장형 등록 45,573건(’13.12월 기준)중 8건(0.018%)에서 삽입 부위가 붓는 정도 등의 부작용만 발생해 경미한 수준이다.

▲ ‘사육 포기동물 인수·보호제도’·‘유기동물 가정 임시보호제도’ 도입

시가 도입할 ‘사육 포기동물 인수·보호제도’는 유기되는 동물이 질병 감염율이 높아져 공중보건상 위해하고, 구조 비용발생 등을 야기하는 사회적 문제를 사전에 해결하기 위함이다.

다만, 의도적인 유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발생하는 보호비용 부담 등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에 대해서 올해 서울연구원이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경우 내년에 법 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동물보호 민간단체 회원을 대상으로 ‘유기동물 가정 임시 보호제도’를 시범 도입, 구조부터 입양 전까지 가정에서 임시보호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27.5%에 불과한 유기동물 분양률을 2017년 65%, ‘20년까지 95%로 올리고, 안락사 등 폐사율은 현재 54% 수준에서 2017년 35%, 2020년 5%까지 낮출 계획이다.

◇ 길고양이 - 25만여 마리 서식, 효과적인 개체 수 조절로 갈등해소

▲ 서울 성산동에서 길고양이 한 마리가 캣맘이 주는 간식을 먹고 있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내부 지침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는 길고양이 중성화(TNR)사업의 효과를 높이고, 인도적으로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한 방안으로 ▲ 길고양이 중성화사업 표준지침 마련 및 방법 개선 ▲ 시민주도 길고양이 관리 ▲ 시민이 만드는 길고양이 맵(MAP) 구축을 추진한다.

▲ ‘길고양이 중성화사업 표준지침’ 마련, 진행과정 인터넷 사이트 공개

길고양이 중성화사업 표준지침은 현재 자치구별로 상이한 포획대상, 중성화 수술 후 처치기간 등을 일원화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시민단체, 길고양이 관련 인터넷 카페, 수의사 등 전문가들과 논의를 거쳐 마련했다.

또한 길고양이 중성화사업이 투명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진행과정을 각 단계별로 반려동물관련 인터넷 사이트인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에 공개하도록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건의한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은 유기동물 관리부터 동물등록, 길고양이 중성화사업 등 동물보호 업무전반을 관리하고 시민에게 공개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운영하는 반려동물관련 인터넷 사이트이다.

▲ 포획·방사 지역주민 참여, 위키방식 ‘길고양이 맵’ 다음 아고라에 8월 구축

시는 길고양이 중성화사업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길고양이 서식 지역을 잘 아는 지역 캣맘 등 시민들을 포획과 방사활동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도록 한다.

또한, 길고양이로 인한 갈등이 발생했을 때 해당 지역주민 및 길고양이 시민자원봉사자 등이 참여하는 ‘주민자율 갈등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자율적으로 갈등을 중재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길고양이 맵은 시민이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각 지역의 길고양이 현황을 웹 지도에 올려 길고양이 분포지도를 만드는 것으로 누구나 업데이트를 할 수 있도록 한 위키 방식으로 추진된다. 포털사이트 다음(Daum) 아고라 게시판에 8월 중 구축한다.

◇ 사육동물 - 반려목적외 전시·체험·공연·실험동물 최소 복지 보장

 


서울시는 반려목적 외의 모든 사육동물과 실험동물까지 눈길을 돌려 최소한의 복지를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서울동물원부터 전시·여가시설 위주에서 탈피, 동물원 본연의 기능인 멸종위기 종의 보전, 동물생태 연구, 교육 중심기관으로 혁신한다. 현재 서울연구원이 연구용역 중에 있다.

또한, 전시, 공연, 체험 등 사육동물에 대한 국제 수준의 동물복지 기준을 마련, 서울동물원에 우선 적용하고 향후 타 동물원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실험동물에 대해서는 일부 초·중·고교 및 방과 후 교실이나 청소년 수련원 프로그램 등에서 기준 없이 실시되고 있는 동물해부 실험에 대해 최소 가이드라인을 올해 교육청 등 관계기관과 함께 마련, 점진적으로 동물실험 감소를 유도한다.

◇ 시민참여 - 민관협력으로 동물학대 예방 및 보호 강화

서울시는 시민참여를 통한 민관협력을 강화해 동물학대를 예방하는 등 동물보호 문화를 적극적으로 조성한다.

먼저 홍보 및 동물학대 지도·점검을 하는 ‘동물보호명예감시원’을 현재 33명에서 2017년까지 423개 주민센터별 1명, 2020년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별 1명 등으로 점차 확대해 1천명 수준으로 늘린다.

또한,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주니어 동물보호명예감시원’도 내년에 도입하고, 어린이집, 유치원 등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동물보호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 동물보호 및 복지정책을 자문하는 서울시 동물복지위원회 위원은 현재 10명→15명(2015. 7월)으로 확대해, 동물보호에 대한 다양한 요구와 의견들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민관협력의 중심기구로 기능을 강화한다.

◇ 장기적으로 안정적 동물보호활동 위해 동물보호기금 도입 추진

서울시는 반려동물에 대한 높아진 관심에도 불구하고 동물보호, 생명존중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 하지만 예산과 인력 투자가 되는 데 있어서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현실을 감안해 예산부담은 최소한(7년간 13억)으로 하되, 동물보호 활동이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동물보호기금 도입을 장기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동물보호기금은 동물병원의 반려동물 진료비와 동물판매 등에 부과되는 부가세의 일부, 동물보호법 관련 과징금, 유실동물 반환 시 보호비용 등으로 조성해 동물과 관련해 발생되는 금액이 우선적으로 동물보호에 쓰일 수 있도록 검토한다.

강종필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지자체 최초로 마련된 ‘서울 동물복지계획 2020’이 동물보호와 생명존중에 대한 시민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사람과 동물이 조화롭고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동물복지 향상은 결국 사람복지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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