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웅칼럼] ‘망명’ 태영호씨의 국회 진출 문제 없나
[문재웅칼럼] ‘망명’ 태영호씨의 국회 진출 문제 없나
  • 이성교 기자
  • 승인 2020.04.0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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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방대한 정보 취득 가능…국가안보에 중대 문제”
문재웅 베이비타임즈 발전위원회 위원장
문재웅 베이비타임즈 발전위원회 위원장

요즘 대한민국에 이해되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소위 보수를 자처하는 미래통합당이 북한 고위층으로 호의호식하다가 3년 전 남한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를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한 일이다.

한국의 경제 중심지이고, 자본주의를 대변하는 지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강남에서 북한 고위층 출신이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북한이나 다른 나라 출신이라고 해도 엄연히 대한민국 국적을 얻었다면 국민의 권리로서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것은 헌법에도 보장돼 있다.

그러나 문제는 50년 넘게 북한 정권에서 충성해온 행적에 대해 아무런 검증절차도 없이 그냥 면죄부를 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태영호씨는 소위 북한에서 말하는 ‘세포당원’ 바로 위 단계 초급 당비서로서, 북한 주민이나 직원들에게 사상교육을 하는 위치에 있었고 북에서 최고 대우를 받은 사람이다.

정말 북한에서 고통받으며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다 핍박을 견디지 못해 탈출했고, 남한에서 열심히 생활하면서 대한민국과 북한의 동포들을 위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한 북한 출신이라면 마음껏 응원하고 싶다.

그러나 태영호씨는 국회의원으로 출마할만한 일을 거의 하지도 않았고, 국회의원으로 출마할만큼 충분한 검증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3년간 남한에서 살면서 본인의 과시와 북한 정권에 대한 몰살 발언 등 전쟁위기만 부추기다가 정치에 뛰어들었다.

태영호씨는 국회의원 출마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남한으로 탈출한 북한 주민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자신이 저질렀던 북한 고위층 간부로서 행적과 사상, 그리고 행위에 대해 처절한 반성과 사과를 하는 것이다.

또한, 보수 정치권은 북한 정권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북한 주민들을 인도적으로 지원하는 것 자체를 부정하면서도, 아무런 검증절차 없이 국가 1급 비밀과 정보를 다룰 수 있는 국회의원 후보로 태영호씨를 공천하는 게 맞는지 묻고 싶다.

만약 진보 정치권에서 태영호씨를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했다면 보수 정치권은 그간의 행태를 보건대 오히려 “대한민국을 공산화한다”고 비판했을 것이 틀림없다.

필자는 보수와 진보를 떠나서 태영호라는 인물이 국회의원이 된다면 국가안보와 국방 등 중요한 부분에 구멍이 뚫리지 않을까 우려한다.

그리고 한국으로 넘어와 3년 남짓 생활한 태영호씨가 과연 대한민국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부동산 문제, 교육문제, 빈부격차 문제, 통일·외교·안보문제, 경제문제, 청년실업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소양을 갖췄는지, 국민의 대변자로서 국회의원의 소임을 잘 수행할지 걱정된다.

태영호씨의 살아온 삶에 검증이 필요하다

태영호씨가 대한민국으로 망명해 들어오는 시점인 2016년 8월 18일자 뉴욕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영국 BBC의 스티브 에반스(Steve Evans) 기자는 “태영호씨는 10년간 영국 상류층 런던 생활을 즐겼으며, 그는 골프를 즐기는 골프광이고, 유럽의 상류생활을 하고 있었다”라고 증언했다.

그리고 태영호씨는 망명 직전까지도 북한 정권에 대한 충성심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고도 진술했다.

이 증언만 보더라도 태영호씨가 얼마나 기회주의자였으며, 50년간 북한 정권의 최고위 상류층 사람으로서 북한 정권을 위해 어떻게 일해왔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사실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북한의 중앙검찰소 수사원은 태영호씨의 죄행에 대하여 “고의적 비밀누설죄, 국가재산 횡령범죄, 미성년성교범죄 등에 대한 수사 시작 결정서를 발급하였다”라고 하였으며 이러한 내용에 대하여 우리나라 시민단체가 얼마 전 수사기관에 고발한 상태이다.

또한, 태영호씨는 자신의 책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어떤 범죄자라도 관계없이 북한에서 온 망명자를 모두 받아들이는 법안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것은 참으로 위험한 발언이고 반인도적인 흉악범까지 받아주는 국가적 망신이며, 국제법적으로도 ‘범죄인 인도조약’으로 국제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

태영호씨는 북한 정권에 충성하면서 북한 주민에게 아픔과 고통을 준 당사자로서 진정한 사과와 그에 따른 책임과 헌신을 하는 게 우선이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진정한 사죄와 함께 남북 평화 통일을 위해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서도,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태영호씨는 왜 망명했는지 구체적인 이유는 물론, 자기 사상과 뜻을 명백히 밝히고, 의문투성이인 범죄행위 의혹 및 통일관을 전 국민 앞에 소상히 드러내야 한다.

나아가 태영호씨는 대북 문제 해결 방안과 함께 탈북자에 대한 중국 및 주변국의 인권 침해 문제 등 북한 정치체제와 주민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이 하고, 검증받는 것이 국회의원 후보가 되기 전에 했어야 할 일이라고 판단된다.

국방 및 국가안보에 중대 문제 생길 수 있다

태영호씨가 국회의원 후보로 나오는 것 자체가 국가안보에 대단한 위험이 되고 있다. 만약 국회의원에 당선돼 실제로 국회에 진출한다면 현 정부 입장에서는 통일, 외교 부문에서 상당 기간 북한과 경색기를 맞을 수도 있다.

태영호씨는 북한 정권을 붕괴하겠다며 '전쟁론'을 펼치는 위험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개인감정으로 대한민국의 안위와 국민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전쟁’이라는 말과 행동을 서슴지 않다 보니 국가 안위와 안전에 대단한 위험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북한의 인권과 주민을 보호한다면서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켜 남북통일을 이루자고 주장하는데, 자칫 전쟁이라도 일어난다면 지난 수십년 동안 이루어 놓은 대한민국의 경제는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사이버테러 강국인 북한이 수시로 사이버테러 및 공격으로 태영호씨를 집중 타겟으로 삼을 것이며, 늘 경호원이나 국정원 보호 속에서 국회 일을 하다 보면 정상적인 입법 기관의 업무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국회의원으로서 보유하거나 확인된 국가 1급 비밀, 국가 중요정보를 얼마든지 접할 수 있는데, 북한에 의해 집중 표적이 될 수 있다 보니 불법적, 강제적으로 자료를 빼앗길 수도 있고, 사이버 해킹으로 유출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런 면에서 태영호씨가 국회의원이 된다는 것은 국가안보 측면에서 대한민국과 국민이 대단한 위험에 노출되는 위기를 떠안게 됨을 뜻한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태영호씨의 국회 진출은 아직 시기상조다.

앞으로 몇십 년이 걸릴지 몰라도 비핵화를 정착시키고, 4차산업혁명 시대에 북한 주민에게 많은 경제적 개방과 세계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진 연후에야 북한 출신 국회의원이 나오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 문재웅 베이비타임즈 발전위원회 위원장

<문재웅 베이비타임즈 발전위원장 약력>

- 국방부 사이버작전사령부 자문위원

- 육군본부 정보화발전 자문위원

- 한국사회안전범죄정보학회 4차산업융합위원장

- 前) (주)제이컴정보 대표이사

- 前) 문화체육관광부 사이버보안 자문위원

- 前) 국방부 군 적폐청산위원회 위원

- 前)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수석부회장

- 前)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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