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공감] 워킹맘의 시간
[워킹맘 공감] 워킹맘의 시간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02.1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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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임 조선일보 교육섹션 조선에듀 편집장
방종임 조선일보 교육섹션 조선에듀 편집장

육아휴직 중인 다른 회사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4개월 차 아들을 뒀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 그녀와 아이의 발달 상태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무렵, 그녀가 물었다. 빨리 회사에 복귀해서 좋은 점이 뭐냐고. 자신은 아이가 정말 예뻐서 이런 아이를 두고 출근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고백도 이어졌다.

“시간이 참 빨리 간다. 하루가 진짜 로켓 속도로 지나가”라고 대답하며 피식 웃었다.

슬프지만 이 말은 진심이다. 아마 많은 워킹맘, 특히 이제 돌이 안된 아이를 두고 출근하는 워킹맘이라면 전적으로 공감할 것이다. 3개월 출산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이번 달부터 하루가 이전보다 2~3배는 빨리 지나간다.

나의 하루는 대개 이렇다. 새벽 6시에 기상하는 둘째와 함께 일어나 수유하고 트림 시키고 출근 전까지 놀아주기. 틈틈이 첫째 유치원 등원 준비와 아침 챙기기. 지옥철을 무사히 견디고 출근해서는 화장실 가는 시간을 아껴가며 밀린 일을 하다 보면 벌써 점심때. 점심시간을 쪼개 미팅을 하고 회의하고 후배들 기사를 봐주다 보면 벌써 퇴근할 시간. 또다시 지옥철을 지나 집에 가면 오매불망 나를 기다리는 두 아들과 친정엄마를 마주한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제 후반전 시작! 첫째와 둘째를 먹이고 씻기고 재우기를 무한 반복하면 벌써 11시다. 아직도 새벽에 2~3차례 깨는 둘째를 돌보다 보면 하루가 그야말로 쏜살같이 지나간다.

때로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둘째를 안고 온갖 집안 살림을 하면서 첫째 책까지 읽어주는 나를 보면 정말 놀라울 지경이다. 싱글이었을 때는 상상하지도 못할,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의 체력은 도대체 어디에 숨겨져 있었던 걸까.

단언컨대 워킹맘의 고충은 부족한 잠에서 비롯된다. 둘째를 낳고 지금까지 평균 수면시간이 4시간을 채 넘지 못하다 보니, 정신은 늘 몽롱한 상태. 집중력을 높여 일하기 위해서는 카페인을 달고 살아야 한다. 하루에도 2~3잔씩 커피를 마시니 속은 늘 쓰리고 아프다. 면역력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리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마땅히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아이 덕분에(?) 잠까지 줄이고 하루 20시간을 깨어 있지만, 언제나 시간은 너무도 부족하다.

한편으로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가 느슨하지 않고 빨리 지나가는 것이 고마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신없이 지나다 보면 하루, 한 달이 가니 말이다. 이 시기가 날마다 지루하게 지나가면 얼마나 힘들겠는가. 이렇게 지나다 보면 1년이 가고 또 훌쩍 큰 아이를 마주할 수도 있지 않을까.

자녀를 어엿한 성인으로 키운 선배 엄마들을 만나면, 한결같이 아이가 품에 있을 때가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 시기가 그리울 거라고 말이다. 그렇다. 이 시기도 언젠가는 지나갈 것이고, 훗날 이 시기를 되돌아보는 날이 분명 있을 것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 이런 생각을 하며 글을 쓰는 것도 잠시, 둘째가 배고프다고 울고 첫째는 심심하다며 놀아달라고 떼를 쓴다. 워킹맘의 시간은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오롯이 자기만의 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언젠가 편해지고 오롯이 자기만의 것이 될 아주 먼 미래를 기약해본다. 

 

<방종임 조선에듀 편집장>

공교육과 사교육을 막론한 교육전문기자다. 그러나 일곱 살, 두 살배기 아들 둘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며 아이를 맡아 돌봐주시는 친정엄마, 아이는 알아서 자라는 줄 아는 남편과 때론 웃으며 때로는 투닥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7년차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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