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엄마가 영어 ‘열공모드’에 빠진 이유는?
30대 엄마가 영어 ‘열공모드’에 빠진 이유는?
  • 백지선
  • 승인 2014.05.3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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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영어를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내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자기계발을 위해, 새로운 직업을 얻기 위해 등 이유도 다양하다. 영어를 배우는 엄마들이 늘어난 이유는 요즘 엄마들의 학력이 예전에 비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업맘이라고 해도 결혼을 하기 전까지 혹은 아이를 낳기 전까지 직장을 다녔던 엄마들이 대부분이다.

엄마들은 더 이상 이론영어 배우기를 원치 않는다.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실용ㆍ생활영어 습득을 원한다. 대학가에서도 이에 발맞춰 TESOL(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엄마들은 TESOL에 지원할 때만 해도 ‘열심히 영어공부를 해야지’라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영어를 배우다 보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조심스레 떠올린다. 영어는 또 하나의 세계와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기 때문이다.

베이비타임즈는 영어공부가 엄마들에게, 나아가 자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숙명여대 TESOL 염경숙 교수를 통해 실용ㆍ생활영어의 중요성을 한 번 더 되짚어봤다.

▲ 숙명여대 TESOL 염경숙 교수

 


◇엄마표 영어교육의 장점은 자연스러움

Q. 숙명여대 TESOL에 대해 소개해달라.

A. 숙명여대 TESOL 염경숙 주임교수 : 숙명여대 TESOL은 국내 최초 국제 영어교사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와 공동협력해 설립됐다. 숙명여대 TESOL에서 취득한 학점은 미국, 호주, 영국의 해외 우수협력대학 석사과정의 학점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

숙명여대에서는 1997년부터 TESOL 프로그램을 통해 실용적 측면에서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영어는 목적이 아니라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영어는 이미 세계적인 언어다. 비영어권 국가의 국민들이 서로 만나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전체 영어 사용 비율이 70% 이상이다. 즉 일본 사람과 중국 사람이 만나 서로의 언어를 모를 때 영어를 통해 의사소통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숙명여대 TESOL은 단순히 영어 실력이 뛰어난 교사가 아닌 국제화 시대에 문화 간 의사소통능력이 뛰어난 교사를 길러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Q. 요즘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직접 영어 가르치기를 원한다. 엄마가 영어를 가르칠 때 좋은 점은 무엇인가?

A. 숙명여대 TESOL 염경숙 주임교수 : 엄마표 영어교육의 장점은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학원에서도 영어를 가르치지만 학원의 경우 학습형식으로 가르치며 효과를 검증해야 하기에 자꾸 시험을 본다. 아이들은 영어를 ‘공부’로 받아들이고 ‘시험 보는 과목’으로 인식하면서 영어를 싫어하게 된다. 하지만 엄마표 영어교육은 생활공간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상황을 함께 겪으며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어가 빨리 늘기 바라는 마음으로 학원에 보내면 아이는 영어를 배우기도 전에 마음이 닫힐 수 있다. 엄마는 언어를 향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반면 아이가 엄마를 통해 생활 속에서 영어를 접하게 되면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또 엄마가 영어를 직접 교육하기 위해 교육기관에서 공부하면 남편과 아이들에게 엄마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어 자부심이 생긴다.

▲ 사진 제공 = 숙명여대 TESOL

 


◇엄마표 영어교육의 장점은 자연스러움

Q. 엄마 스스로 자기계발을 목적으로 영어를 배우기도 한다. 취미 혹은 자기계발로 영어를 배움으로써 느끼는 보람이나 긍정적 효과에 대해 알려달라.

A. 숙명여대 TESOL 염경숙 주임교수 : 전업맘들은 그동안 가사에 집중해오느라 ‘나’를 잊곤 한다. 우리 숙명여대 TESOL에서 공부하는 엄마들 가운데 영어를 배우면서 엄마들은 ‘나’를 찾는 경우를 종종 접한다. 영어를 배우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직면하는 것이다. 이는 엄마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다. 한 예로 A씨는 대학시절 연기와 의상을 전공했다. 그는 TESOL에서 영어를 배워 현재는 캐나다 국제학교에서 드라마 관련 수업을 맡고 있다. 또 의상학 관련 영어교재를 집필중이기도 하다. A씨는 석ㆍ박사학위도 취득할 예정이다.

이처럼 시작은 미미했으나 잘된 케이스가 많다. 물론 대부분의 엄마들이 처음에는 ‘자격증 하나 따보자’란 마음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막상 하다보면 처음 시작했던 마음과 달리 2~3배 더 노력하곤 한다.

Q. 30ㆍ40대에 영어를 배우는 데 있어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 않나? 실제로 엄마들이 영어를 배우면서 겪는 어려움 가운데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하다.

A. 숙명여대 TESOL 염경숙 주임교수 : 비단 엄마들의 문제라기 보단 누구든지 영어공부를 잘 하려면 ‘자신의 그릇 크기’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너무 기대치가 크면 좌절하거나 실망할 수 있다. 스텝 바이 스텝으로 단계별로 나가야 한다. 엄마들은 가정이 있기에 여기에만 매달릴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100세 시대에서 살고 있으니 30ㆍ40대 엄마들도 멀리 봤으면 좋겠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완벽한 엄마이자 아내가 되기란 쉽지 않다. 또 엄마가 교육에 있어 완벽할 수도 없다. 아이와 남편에게 매달리지 않으려면 엄마 또한 자기 일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 일은 직업만을 뜻하지 않는다. 일이란 자원봉사가 될 수도 있다. 즉 엄마에게도 자기 생활과 공간이 있어야 한다.

▲ 사진 제공 = 숙명여대 TESOL

 


◇육아 경험 있어야 어린이 놀이영어 전문가 되기 수월

Q. 미혼 학생과 기혼학생(아이가 있는 엄마)이 영어를 배우는 데 있어 다른 점이 있다면?

A. 숙명여대 TESOL 염경숙 주임교수 : PL-TESOL(Play and Learn TESOL) 과정은 어린이 놀이영어 전문가 과정이다. 이 과정의 경우 기혼이면서 아이가 있는 여성이 배우는 데 훨씬 유리하다. 아무래도 결혼, 출산 육아 등의 경험의 폭이 넓다는 것이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교육에 창의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한다. PL-TESOL 프로그램에 대한 접근방법이 다르다. 중고등학생 또는 성인을 가르치는 영어교사와 다르다. PL-TESOL에서 가르치는 영어는 유아영어로 수준 높은 단어를 구사하지 않으며 어렵지 않다. 언어능력만큼 어린이에 대한 지식과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 그래서 교과과정에 어린이들의 언어습득ㆍ정서ㆍ지능ㆍ신체발달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이론적 토대 위에 놀이와 게임을 통한 영어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PL-TESOL 프로그램을 배우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100시간이다. 또 수강생들의 목표는 대체로 세 가지다. 첫째 내 아이를 가르치는 것, 둘째 유아나 어린이 영어 교사, 그리고 셋째 석ㆍ박사로 진학해 어린이 영어교육 전문가가 되는 것. 학생 스펙트럼도 전문대를 졸업한 학생, 석사 학생, 영어 교육 관련 관계자 등 다양하다.

Q. 숙명여대 TESOL에서 영어를 배워 공부방 창업도 할 수 있다고 알고 있다.

A. 숙명여대 TESOL 한아름 직업 코디네이터 : 학기 말이 되면 취업박람회와 공부방 설명회가가 열린다. 취업설명회는 풀/파트 타임 강사 채용을 하기 위해 영어유치원이나 학원 채용 관계자가 오거나 공부방 창업 업체가 설명회를 열어 창업에 대해 알려주기도 한다. 졸업예정자들은 설명회를 통해 정보를 얻고 취업 업체에 지원서를 내거나 인터뷰를 경험한다. 취업률은 대학원을 포함해 평균 88%다.

▲ 사진 제공 = 숙명여대 TE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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