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들, 12시간 근무에 초과수당은 0원"…‘보육의 공공성 강화’ 정책 토론회
"보육교사들, 12시간 근무에 초과수당은 0원"…‘보육의 공공성 강화’ 정책 토론회
  • 안무늬
  • 승인 2014.05.2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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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는 2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한·일 양국에서 바라본 보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방안 모색’ 정책 토론회를 가졌다. 이 토론회에는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서영숙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호서대 한유미 교수, 예은몬테소리어린이집 문순정 원장, 일본 동경복지대 홍금자 교수 등이 참석해 영ㆍ유아 보육의 질 향상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한유미 교수, 보육 선진국의 영아전문 시설은?

▲ 호서대 유아교육과의 한유미 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호서대 유아교육과의 한유미 교수는 “영·유아 보육이 발전하려면 선진국의 실정을 봐야 한다. 하지만 일본은 영·유아 보육의 선진국은 아니다”면서 영·유아 보육의 선진국으로 북유럽 국가들, 특히 덴마크를 꼽았다.

한 교수는 “북유럽의 경우에는 육아 휴직 제도가 잘 돼 있어 영·유아 보육 시설이 많지 않다”며 ‘보육보증제’의 정착이 잘 이뤄진 덴마크의 사례를 소개했다.

보육보증제란 덴마크의 보건복지부에서 생후 26주 이상의 영아를 대상으로 적합한 보육을 보장하는 것으로, 취업모나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뿐 아니라 모든 아동이 보육을 받아야 한다는 보편주의 보육이념을 실현하는 방안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 보육보증제는 영아들에게 맞춤 보육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부모분담률을 높임으로써 보육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또한 영·유아 복합 시설로 통합한 스웨덴·핀란드와는 달리 덴마크는 여전히 영·유아 개별 시설과 영·유아 복합 시설을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한 교수는 이어 “북유럽의 보육교사들은 준공무원이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급여를 지급한다. 인건비를 제외한 비용을 기준으로 바우처를 계산한다”며 국내 보육교사와 북유럽 보육교사들의 대우를 비교하기도 했다.

◇ 문순정 원장 “가정어린이집, 운영하기 너무 힘들어요”

▲ 예은몬테소리어린이집의 문순정 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예은몬테소리의 문순정 원장은 이번 회의에서 참석자들로부터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은 발표자였다. 문 원장은 현재 영·유아 보육 종사자이기 때문에 많은 보육교사가 고민하고 있는 일들을 속 시원하게 털어놓아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문 원장은 우선 “영아보육료가 4년째 동결됐다. 하지만 물가는 매년 오르고 있으며, 교재·교구 역시 매년 구입해야 한다. 교사 인건비, 보험료도 인상되고 있지만 보육료는 4년 전과 똑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에 1인당 1,750원의 급·간식비를 책정했는데 역시 어린이집 운영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부의 지원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문 원장은 정부의 보육교직원 복지 미흡과 무분별한 양육수당 지급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어린이집은 정원 미충족으로 인한 고용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지만, 부모들에게는 최대 20만원까지 자녀 양육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며 정부의 예산 활용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원장은 보육교사의 근로시간 역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보육교사의 법정 근로시간은 8시간인데 영유아보육법상 근로시간은 12시간이기 때문에, 보육교직원에게도 상위법인 근로기준법을 적용해 보육의 질적 향상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녀는 “보육교사들은 12시간 근무를 함에도 불구, 초과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국가 혹은 부모가 지불해야 한다”며 보육교사의 초과수당 지급에 대해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 밖에도 문 원장은 가정어린이집의 국공립화, 정부의 보육시설 관리, 가정 보육교사 급여 계산시 근속년수 반영 등의견을 제시했고, 그녀의 말이 끝날 때마다 회의장내 참석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 보육교사들이 원하는 것은?

이번 토론회에서는 참석자들에도 발언 시간이 주어져 자유로운 토론이 이뤄졌다. 첫 번째로 발언을 한 경남 모 가정어린이집의 김미향 원장은 앞서 문순정 원장이 제시했던 문제점들에 대한 답변을 발표자들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 창원의 모 어린이집 원장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로 발언을 한 창원의 모 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집 원아는 11명, 내 아이는 5명이다. 102만 7천원을 받으며 아이 5명을 키우지만 학교 급식비 지원 한 번 받지 못했다”며 “부모에게 양육 수당 20만원 지원하지만 정작 엄마들은 브런치 즐기고 있어 꼭 필요한 사람들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해하기 힘든 정부의 양육 지원 방식으로 인한 고충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일본 동경복지대 홍금자 교수는 “외국의 경우, 자녀가 5명일 경우 대학교까지 전액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그런 지원을 하는 나라의 경우, 국민들은 수입의 50% 이상을 세금으로 낸다”며 “외국 사례를 보면서 절충해야 할 일이지, 내 사정만 이야기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해 장내 토론 참여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토론에서는 서로 이견을 제시하며 각자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기도 했지만, 모든 토론 발표자와 참여자는 ‘보육의 중심은 부모도 보육교사도 아닌 영ㆍ유아’라며 뜻을 모아, 함께 영ㆍ유아의 보육에 힘쓸 것을 약속하며 토론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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