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 ‘지원군’ 확보
조원태 회장,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 ‘지원군’ 확보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02.0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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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조현민 “조원태 회장 중심 전문경영인 체제 지지”
조 회장 우호지분 33.45% vs 조현아 전 부사장 32.06%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 회장은 4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지를 받아 경영권 방어에 힘을 싣게 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 회장은 4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지를 받아 경영권 방어에 힘을 싣게 됐다.

[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지에 힘입어 경영권을 방어할 가능성이 커졌다.

3월 예정인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은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의 지원을 끌어내지 못하면 대표이사 연임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는 이날 “조 회장 체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그룹에 전달했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입장문에서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륙하는 대한항공 보잉 787-9기.(사진=대한항공 제공)
이륙하는 대한항공 보잉 787-9기.(사진=대한항공 제공)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줌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큰 변곡점을 맞게 됐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손을 들어준다면 ‘반 조원태 연합’이 한진칼 이사회를 장악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또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손을 잡고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해 어느 특정 주주 개인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그동안 소외됐던 일반주주들의 이익을 증진하며 주주 공동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조 회장 체제에 반기를 들었다.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 KB증권은 최근 ‘대한항공, 절정으로 치닫는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란 보고서에서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조 회장의 우호지분 포함 지분율은 28.14%로 조현아 전 부사장 확보 지분(32.06%)보다 적어 이 고문의 지원이 없으면 이사 연임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고문의 지분 향방을 중요 변수로 분석했다.

KB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칼의 지분은 조 회장 6.52%, 조현아 전 부사장 6.49%, 조현민 전무(6.47%), 이명희 고문 5.31%, 재단 등 특수관계인 4.15%, 델타항공 10.0%, KCGI 17.29%, 반도건설 8.20%, 국민연금 4.11%, 외국인 등 기타 31.46%로 분포돼 있다.

이 가운데 조 회장은 자신의 지분과 이 고문 및 조 전무 지분, 델타항공, 카카오,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 총 33.45%를 우호지분으로 확보했다.

‘반 조현태 연합’을 구축한 조 전 부사장은 32.06%를 모아 조 회장을 공격해 왔으나 이 고문의 조 회장 지지로 압박 강도가 무뎌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도 3일 ‘한진칼, 쉽게 끝나지 않을 싸움’ 보고서를 내고 “주총에서 기타주주(소액주주 포함)의 표를 어느 쪽에서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조 회장의 이사 재선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이어 “외부 자문기관에서 조원태 대표이사의 연임을 반대할 뚜렷한 명분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오히려 조현아 전 부사장이 2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황이라 KCGI 측에 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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