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리더 릴레이 인터뷰] 한국교육시스템 김영순 대표 "Play With~!"
[여성리더 릴레이 인터뷰] 한국교육시스템 김영순 대표 "Play With~!"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9.11.2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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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성 리더들의 희망 릴레이 인터뷰 ]

“이제는 자신감을 갖고 세상과 마주할 때, 갇힌 틀 깨고 나와 스스로의 뜻 펼쳐야”
“Play With~! 다치지 않고 함께 놀며 행복할 수 있는 완구, 엄마의 마음으로 만든다”

'대한민국 여성 리더들의 릴레이 희망 인터뷰' 1호 주인공 한국교육시스템(주)의 김영순 대표를 만났다.
'대한민국 여성 리더들의 릴레이 희망 인터뷰' 1호 주인공 한국교육시스템(주)의 김영순 대표를 만났다.

[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글로벌 블록완구 레고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대한민국 여성 CEO를 만났다.

한국교육시스템(주)의 김영순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 김 대표가 이끄는 한국교육시스템은 ‘아이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목표로 다치지 않고 함께 놀며 행복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장난감을 제조유통하고 있다. 특히 2014년 선보인 100% 무독성 신개념 블록완구 ‘코블록’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김영순 대표는 2001년 가베교육을 설립해 교육 사업을 시작했고, 창의적인 교구 교육에 대한 갈증으로 2년 후 한국교육시스템을 만들어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또한 어린이 교육기관의 놀이교구들이 열악하다는 것을 깨닫고 교구유통에도 뛰어들어 승용완구 코레카와 블록교구 코블록을 필두로 한 2000개 이상의 제조·OEM 제품들을 취급하며 후진 없는 성장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코블록 제품
코블록 제품들 Ⓒ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판교 외곽 아늑한 동산 아래 자리 잡은 한국교육시스템에 들어서자 먼저 눈에 뜨인 것은 화목한 분위기의 직원들이었다. 회사 구내식당에 마련된 따스한 집밥으로 점심시간을 보내며 담소를 나누는 그들 모습에 조직의 딱딱함이라든가 일에 지친 조급함은 없어보였다.

여성 CEO 기업이라 해서 다 같지는 않겠지만 조금은 다른 문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들었고 그렇게 마주한 김영순 대표는 ‘여성의 일’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의외의 스토리를 풀어내 주었다.

“직장은 여성들이 아이들에게 방해받지 않는 온전한 자신만의 시간입니다. 그렇기에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한국교육시스템은 일하는 엄마 직원들이 아이를 위해 시간 조절을 할 수 있도록 비정규직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행사에 못가서 원망을 듣거나 어린이집 픽업시간에 늦어 마음 졸일 필요가 없는 거죠. 대신 아이가 성장해서 이제는 때가 됐다고 할 때 정규직으로 전환합니다”

물론 비정규직이라 해서 정규직 대우와 차이가 많이 나는 건 아니다. 단지 삶에서 아이들을 우선해야 하는 시기이기에 워킹맘들을 배려하는 것이다.

김영순 대표는 여성들이 집에만 머무르지 않았으면 한다. 자랄 때는 같이 있어 주는 엄마가 필요하겠지만 성장하고 나면 오히려 사회로 나아가 당당하게 자신의 뜻을 펼치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자랑스러울 것이라고 말한다.
"여자들은 타고난 멀티플레이어잖아요? 그렇기에 자신감을 갖고 세상과 마주했으면 합니다. 생각만 하지 말고 실행해 옮기는 거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아무 것도 안하는 엄마가 아닌, 틀을 깨고 나와 행동하는 엄마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 대표는 여성들이 집에만 머무르지 않았으면 한다. 자랄 때는 같이 있어 주는 엄마가 필요하겠지만 성장하고 나면 오히려 사회로 나아가 당당하게 자신의 뜻을 펼치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자랑스러울 것이라고 말한다.

“요즘 세상이 원하는 인재는 한 가지가 아닌 여러 분야를 넘나들 수 있는 사람입니다. 여자들은 타고난 멀티플레이어잖아요? 그렇기에 자신감을 갖고 세상과 마주했으면 합니다. 생각만 하지 말고 실행해 옮기는 거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아무 것도 안하는 엄마가 아닌, 틀을 깨고 나와 행동하는 엄마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자들도 여성의 직업을 존중하고 도와줘야한다고 김 대표는 강조한다. 미처 남성들이 다루지 못한 부분을 섬세하게 보살필 수 있는 여성이기에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더 크다는 생각이다.

김 대표 역시 아이들을 키우면서 일을 병행했다. 모든 일은 엄마가 해야 한다는 현실이 워킹맘이었던 김 대표에게 가장 고충이었다. 돈을 벌어 가정에 보탬이 되어도 자기만족 위해 일한다는 핀잔을 듣던 시절이었다. 물론 일과 가정 모두 열정적이었던 엄마 덕분에 김 대표의 두 자녀는 훌쩍 성장해 지금은 한국교육시스템의 자랑스러운 일원이 되었다.

고충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회사의 보물’이라 표현하는 코블록이 그런 엄마의 마음으로 탄생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블록은 아이들 성장과정에서 꼭 필요한 완구이기에 엄마의 시선과 마음으로 제품력에 집중했다.

한국교육시스템의 모든 제품들은 아이들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코블록은 100% 무독성으로 아이들이 입에 넣고 빨아도 안전하다. 물론 다칠 염려도 없다.
한국교육시스템의 모든 제품들은 아이들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코블록은 100% 무독성으로 아이들이 입에 넣고 빨아도 안전하다. 물론 다칠 염려도 없다. (사진제공=코블록)

“아이들이 장난감 갖고 놀다 다치면 모두 엄마 탓을 하죠. 하지만 팩트는 애초에 생산자가 안전하게 만들어야한다는 거예요. 다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도 남겨두면 안됩니다. 경쟁 블록제품은 기준치 미만이긴 해도 유해성분이 들어간 상태로 제조됩니다. 하지만 코블록은 유해성분이 전혀 없는 무독성 100%죠. 또한 아이들이 입에 넣어도 삼킬 위험이 없는 크기이고 물고 빨아도 안전합니다. 던지거나 밟아도 다칠 염려가 없고요”

제품의 안전성 다음으로 김 대표가 신경 쓴 것은 바로 ‘창의력’이다. 레고가 매뉴얼을 보고 정해진 개수의 부품을 조립하는 제품이라면 코블록은 ‘만드는 것’이 아닌 ‘가지고 노는 것’이다.

여럿이 창의적이고 안전한 놀이활동을 할 수 있는 코블록 제품들
여럿이 창의적이고 안전한 놀이활동을 할 수 있는 코블록 제품들 (사진제공-코블록)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함께 같은 색을 찾아 던지기를 하고, 바닷가에서는 모래성을 쌓고, 수영장에서는 물에 띄워 즐거운 놀이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주스를 부어 냉동실에 넣으면 근사한 블록 샤베트가 만들어지니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안전하고 쉽게 세척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엄마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 아빠들이 더 좋아해요. 아이들과 같이 놀아주려고 해도 마땅한 것이 없거든요.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코블록으로 모양을 만들고 놀아 주기만 해도 정서적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 제품의 기본 개념인 ‘play with’가 이루어지는 것이죠”

코블록은 현재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독일·프랑스·일본 등 선진국 시장을 비롯한 세계 10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으며 국내 특허뿐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인정받은 산업재산권도 60여개에 달한다. 또한 정부가 선정하는 수출유망중소기업, 히트 500제품 등에 연달아 이름을 올리며 명성을 더하고 있다.

판교에 위치한 한국교육시스템에 진열된 다양한 어린이 완구 제품들
한국교육시스템 쇼룸에 진열된 다양한 어린이 완구 제품들 Ⓒ 베이비타임즈 최주연 기자

현재 한국교육시스템의 매출은 70억 규모로 전국에 1070곳의 거래처를 두고 있다. 김 대표가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서 만든 이메일 아이디가 ‘코레카1000’이었다. 천억까지 회사를 키우자는 의미였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그리 어려운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고 한다.

김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여성 CEO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목표를 구체적으로 생각하라’는 조언을 덧붙였다. 생각만 하지 말고 실행해 옮기라는 처음 충고처럼 말이다.

김 대표가 추구하는 사회환원 사업도 여성 CEO이자 엄마 사업가답다. 매년 성탄절에 형편이 어려운 교회 100곳에 장난감을 보낸다. 10년째 이어온 연례행사다. 또한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도 기회가 닿을 때마다 편지를 동봉한 코블록 제품을 보내고 있다.

“회사 이름이 아니라 실제 아이들의 이름으로 편지를 보냅니다. 어려운 아프리카 친구들을 위해 엄마들이 자녀의 실명을 보내줬거든요. 아이들의 사랑이 먼 아프리카 땅에도 따뜻하게 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블록을 타고 먼 땅으로 전해질 사랑을 기대하는 김 대표는 ‘오늘 나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그저 열심히 살아왔다’며 자신의 인생을 짤막히 평가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회사와 자신의 바람도 소탈하게 털어놨다.

“회사의 목표는 전 세계 가정에 저희 제품을 보급하는 것입니다. 그들 가정이 저희 제품으로 행복을 느끼는 모습을 늘 상상하고 있습니다. 저도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제 아이라는 생각으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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