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등 밥상 위 GMO, 이대로 괜찮은가?
라면 등 밥상 위 GMO, 이대로 괜찮은가?
  • 백지선
  • 승인 2014.05.1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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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은 한국인이 즐겨 먹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한끼 식사대용은 물론 밤에 출출할 때 야식으로 먹기도 하고 엄마는 아이들에게 만들어줄 간식이 마땅치 않을 때 라면 한 냄비를 끓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 15일 경실련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라면 매출 상위 3개 업체인 농심 신라면-짜파게티-안성탕면, 삼양식품 삼양라면, 오뚜기 진라면 등 면류 제품에 유전자변형식품(이하 GMO) 표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실련은 식약처와 한국소비자원에 라면 등 면류 제품의 GMO 사용여부 조사를 요청했다.

소비자, 특히 엄마들은 갑자기 혼란스러워졌다. 라면에 GMO가 얼마나 들었든 간에 엄마들의 초두의 관심사는 ‘라면을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다.

GMO 식품을 밥상에서 끌어내려야 하나 그대로 둬야 하나, 엄마들은 고민에 빠졌다.

▲ 출처 = 삼양식품 홈페이지

 


◇GMO, 식용유와 간장에도 다량 포함

한국은 매년 196톤의 식용 대두와 옥수수를 수입하고 있는 세계 2위의 GMO 농산물 수입국이다. 또 매년 소비되는 식용 대두의 73%, 옥수수의 46%는 GMO다. 이처럼 GMO는 우리 식탁 위에 올라온 지 오래다.

식약처에 따르면,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우리말로는 ‘유전자변형생물체’ 라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유전자변형농산물’ 또는 ‘유전자재조합농산물’ 등의 용어를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

GMO는 유전공학기술을 이용해 생물체의 유용한 유전자를 다른 생물체의 유전자와 결합시켜 병충해에 강하거나 수확량을 증가시키는 등의 특정 목적에 맞도록 만든 농산물을 말한다.

한국의 경우 유전자재조합농산물 중에서 정부가 안전성을 평가해 안전성이 입증된 경우에만 식품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이것을 ‘유전자재조합식품 (Genetically Modified Food)’이라 부른다.

경실련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라면 등 면류 제품에는 대두와 옥수수가 사용되며 수출용 라면에도 GMO를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

문제는 라면 등에 사용된 대두와 옥수수의 원산지나 GMO 여부에 대한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업에서 라면에 GMO를 사용하지 않았는지, GMO를 사용했음에도 일부러 표기하지 않았는지, 허술한 제도로 인해 표시하지 않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현행 GMO 표시제도는 GMO 원료를 사용하더라도 DNA나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으면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원재료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한 5순위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역시 GMO 사용을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결국 GMO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식용유나 간장의 경우 다량의 GMO가 포함돼 있어도 순위에 따라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라면 GMO 사용은 확실, 수치는 불분명

수출업체 (주)아토넬은 터키로 삼양라면을 수출하려다 GMO 대두가 검출돼 해당제품을 전량 폐기당했다.

업체는 터키에서 발행한 GMO 검출서류와 한국에스지에스*에서 확인한 검사서류(수출용 삼양라면에 포함된 대두의 69%(수치 정확도에 대해 확인중)가 GMO라 확인)를 글거로 제시하며 자신들의 피해를 알렸다.

*한국에스지에스 : 공식시험기관

현재 터키는 자국민의 생명과 환경, 농업을 지키기 위해 식용 GMO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한국과 달리 GMO를 원재료를 사용했을 때 GMO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지식채널e에 방영한 내용에 따르면, GMO 수입을 합법화하는 유럽연합의 경우, GMO가 사용된 모든 가공식품과 사료에 GMO 표시제를 도입해 실행하고 있다. 비도의적 GMO 함량이 0.9% 미만일 경우엔 표시 의무를 제외한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 환경 전문가 마고 월스트롬은 “무역 거래와 생산자에게 타격이 가해지겠지만 대중의 신뢰확보가 급선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삼양식품 측은 경실련의 보도에 대해 “터키는 GMO 기준이 0.01%이라 무척 까다롭다”며 “해명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윤철한 팀장은 “삼양라면에 GMO가 들어 있다는 것은 확실하나 '69%'라는 수치에 대한 정확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양면성 존재하는 GMO

소비자의 관심사와 화두는 ‘라면을 먹을지 말지’다. 현재 소비자는 GMO가 들어 있는지 안 들어 있는지, 들어 있다면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알 방법이 없다. 경실련 보도에서 언급된 라면 등 면류, 식용유, 간장 외에 어떤 식품에 GMO가 들어 있고 그 수치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가 승인한 품목식품은 먹어도 괜찮다”고 답했다. 이어 “특정 브랜드 식품에 대해 먹어라, 먹지 말라 말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경실련에서 제기한 부분은 GMO 표시를 명확히 하자는 것”이라 말했다.

소비자들은 ‘유전자재조합’, ‘유전자변형’이란 단어를 두려워한다. 이는 자신에게만 피해가 가는 게 아니라 자자손손 대대로 좋지 않은 유전자를 물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용 시 바로 부작용이 드러나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축적됐다가 예상치 못한 시점에 병으로 나타나기에, 두려움을 안은 채 삶을 살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GMO 종자가 재배되면 생태계에 교란이 생길 수 있고 특정 회사가 GMO 종자를 개발하게 되면 특허권을 가져, 종자가격이 올라가고 토종 종자가 사라질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GMO 개발이 인류 건강과 식량 확보에 큰 공헌을 할 것이라 예상하는 하는 학자도 많다.

알레르기나 비만을 예방하는 식품을 만드는 데 GMO 개발이 일조할 것이라 예측하는 학자도 있다. 또 GMO 개발이 생산량 증대로 이어지면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별도의 GMO 홈페이지 만든 식약처, 그 속내는?

GMO 안전성 확보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식약처는 별도의 GMO 홈페이지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이는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한편 GMO에 대한 국민의 정서를 얼마나 예민하게 받아들이느냐를 알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경실련이 식약처와 한국소비자원에 전수조사를 요청한 라면은 여전히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라면 외에도 식용유, 간장 등도 마찬가지다.

사실상 라면은 먹지 않아도 식생활에 크게 지장이 없지만 식용유와 간장 없이 음식을 조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식약처와 한국소비자원의 공식 입장 발표가 나기 전까지 소비자의 고민이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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