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홍수’, 문제는 ‘중·장년 고립’과 ‘노인 빈곤’
‘1인가구 홍수’, 문제는 ‘중·장년 고립’과 ‘노인 빈곤’
  • 김은교 기자
  • 승인 2019.10.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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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여성 1인가구 빈곤율 91%, 남성보다 높아
비자발적 중·장년 고립, 불안정 및 사회문제 유발

[베이비타임즈=김은교 기자] 우리사회 1인가구 문제의 핵심은 ‘고립’과 ‘빈곤’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인 중장년 1인가구가 급증하고 있으며, 고령 시기로 갈수록 빈곤율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덧붙여 남성 노인 가구보다 여성 노인 가구의 빈곤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서울특별시의회 의원회관에서 ‘2019 서울시 1인가구 정책 세미나’가 개최됐다. 서울시와 서울시건강가정지원센터가 공동주최한 이번 행사는 서울시의 1인가구 서비스를 확대하고 지원책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지난 17일 서울특별시의회 의원회관에서 '2019 서울시 1인가구 정책 세미나'가 개최됐다.
지난 17일 서울특별시의회 의원회관에서 '2019 서울시 1인가구 정책 세미나'가 개최됐다.

우리는 지금 1인가구가 급증하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1980년 전체 가구의 4.8%에 불과했던 1인가구가 2000년 15.5%, 2018년 29.1%로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오는 2030년에는 40%까지 이를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

과거, 예외적인 가구 형태로 인식됐던 1인가구는 현재 지극히 일반적인 가구 형태로 변모했다. 특히 서울 지역의 1인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급증한 바 있다.

1인가구의 증가는 한국사회의 변화를 반영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 1인가구 증가 ▲만혼, 비혼 등 결혼 가치관에 따른 미혼 청년 비율 증가 ▲배우자 사별 ▲이혼율 증가 등의 다양한 현상을 동반해 이뤄졌다.

신광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신광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고령 여성가구 다수, 빈곤 시달려

중요한 것은, 급증하는 1인가구 추세가 불러오는 사회문제의 양상이다. 신광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사회에서의 1인가구 문제는 단연 ‘빈곤’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고령 여성 가구의 절대 다수가 빈곤 상태에 놓여 있어 정책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가구 소득을 성별 및 연령별로 살펴보면 더욱 구체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먼저 가구주가 남성인 경우, 높은 빈곤율은 고령층에서만 나타났다. 65~74세 남성 가구 빈곤율은 약 26%였으며 75세 이상의 남성 가구 빈곤율은 약 58% 였다.

더욱 눈여겨 볼 것은, 여성 가구주의 연령별 빈곤율이다. 통계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빈곤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55~64세 여성가구주 빈곤율은 41%였으며, 65~74세는 69%, 75세 이상은 91%가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65세 이상 고령 여성 가구의 절대다수가 빈곤 상태에 놓여있다는 말과도 같다.

신 교수는 “1인가구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남성과 여성의 대책이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인가구 여성의 빈곤율이 남성보다 훨씬 심하기 때문에 여성 1인가구, 그 중에서도 여성 노인 1인가구의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부조 제도의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현재 1인가구 주택은 주로 영리 목적의 민간 사업자(오피스텔·고시텔 등)들에 의해 제공되고 있다며, 공영 혹은 준공영 1인가구 주택을 공급하는 등 정부 차원의 주거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미리 서울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
변미리 서울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

◇ 고령화 사회, 베이비붐 세대의 고립이 위험하다

변미리 서울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은 1인가구의 문제로 ‘빈곤’에 ‘고립’을 더했다. 다시 말해, 다양한 유형의 1인가구 중 어쩔 수 없이 혼자 사는 비자발적 1인가구에게는 바로 ‘빈곤’과 ‘고립’이라는 문제가 상존한다는 것이다.

변 센터장은 서울시가 특히 고민하고 더욱 세심한 정책을 도출해야 하는 대상으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생)’인 ‘중·장년’ 1인가구를 지목했다.

고령으로 넘어가는 시기이기도 한 중·장년층은 여러 의미로 정책적 지원대상에서 소외된 집단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이와 함께 서울시 중·장년 인구 이혼율이 평균의 2배임을 언급하며 중·장년의 고립은 삶의 불안정성을 유발,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 나아가 고령 1인가구의 경우, 혼자 살기 때문에 차별받은 경험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령 여성 1인가구의 경우 노인여가시설 이용경험이 50%를 약간 밑돈다는 수치가 이를 방증한다.

변 센터장은 이와 같은 고령 여성 가구의 고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령의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노인여가시설 등, 일상을 긍정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지원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시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조강연 및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 현장.
기조강연 및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 현장.

◇ 소외없는 자기성장, ‘1인 활동가’ 양성 노력 필요

1인가구 지원 프로그램 설계에 대한 고려사항 및 과제 발표도 이어졌다.

조성은 한국건강가정진흥원 기획조정실장은 현재 서울 지역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개선이 필요한 1인가구 지원 프로그램 사항들을 지적했다.

조 실장은 프로그램 기획 시 ▲타깃 특성 반영 ▲1인가구 누구나 참여 가능한 공통 프로그램 ▲지역적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정기적이고 규칙적일 필요가 있으며, 사회적 관계에서 소외되지 않고 자기 성장과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참여의 의의를 가질 수 있도록 ‘1인 활동가’ 양성에 지원 노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날 권금상 서울시건강가정지원센터장은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공존하게 됐다”며, “그 중에서도 1인가구의 급증은 급변하는 서울시를 아주 잘 나타내는 인구학적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2016년, 서울시가 늘어나는 1인가구를 지원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1인가구 지원 기본조례’를 제정,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기존 1인가구 정책을 보완할 수 있는 발전적인 논의와 실질적인 대안이 모색됐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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