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克日 위한 큰 걸음 환영...노사 화합-상생의 원년 돼야
현대차 노사 克日 위한 큰 걸음 환영...노사 화합-상생의 원년 돼야
  • 김완묵 기자
  • 승인 2019.08.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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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 김완묵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집행부가 '큰 일'을 해냈다. 올해도 어김없이 파업이 예고됐던 상황에서 사측과 원만하게 협상을 끝냈으니 크게 칭찬할 일이다.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극일(克日)을 외쳐대는 시국에서 만일 현대차 노조가 올해 또다시 파업을 되풀이한다면 이는 친일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국민들이 작은 힘이라도 합쳐서 일본산 제품 안 사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1억원에 육박하는 고액 연봉을 받는 현대차 노조원들이 파업을 일삼는다면 이는 일본 자동차업계를 도와주는 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본 측으로부터는 한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은 감정적 수준에 그치고 지속되지도 않을 것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수 있는 처지였다.

이런 상황 인식을 통해 뒤늦게나마 무분규 합의를 이끌어냈으니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극일을 위한 노사화합의 정신이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말만 해도 노조원 다수가 올해도 어김없이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자세여서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준 바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아직도 일본과 비교해 격차가 있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우리 자동차 노조는 능력에 걸맞지 않게 임금 인상 및 복지 개선을 요구하면서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악습은 결국 일본 자동차 회사들과의 경쟁력에서 그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요인이 됐다. 혹자는 우리 소비자들이 일본 차를 더 선호하는 상황에서 일본차 불매운동을 벌여봤자 어떤 효과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럼에도 현대차 직원들과 노동자의 임금 수준은 일본 최대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가는 회사에 비해 임금 수준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을 감안하지 않은 임금 인상이 되풀이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게다가 매년 파업이 반복되다 보니 매년 수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속절없이 날렸다. 실제로 KB증권은 올해 현대차가 노사 무분규를 실천할 경우 3800억~63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 손실을 피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시가총액 대비 1.2~2.0% 수준의 영업이익 개선효과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이번에 노사가 협력업체에 대한 상생을 실천하기로 다짐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노사가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함께 인식하고 '상생 협력을 통한 자동차 산업 발전 공동선언문'을 채택한 것이 그 본보기다. 협력업체 연구개발비 925억원 지원, 1000억원의 저리 대출 프로그램 운영, 사내 하도급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일정 1년 단축 등은 상생을 위한 최소한의 성의표시라고 할 수 있다.

통상임금 논란을 줄이기 위해 두 달에 한 번씩 주던 상여금을 매달 나누어주기로 임금체계를 개편한 것도 잘한 일이다. 장기적으로 우리 자동차 산업이 성장궤도를 가기 위해서는 협력업체와의 상생, 노사 쟁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협력업체들 임금이 대기업의 80% 수준이 되고 워라밸도 좋은 편이라서 중소기업을 선호하는 젊은이들도 많다고 한다. 우리도 이런 상생체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기업 노조의 지나친 임금 인상 요구는 삼가해야 한다. 대기업 노동자의 임금을 많이 올려주다 보면 협력업체 제품에 대해서는 가격 후려치기를 할 수밖에 없고 이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처우 악화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노조원들도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우리 경제 전반이 어렵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협력업체와 함께 성장하는 데 뜻을 합쳐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모처럼 분규 없이 도출된 잠정 합의안이 성에 차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우리 자동차 산업 발전과 극일을 위한 길로 함께 가는 대승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현대차 노사가 이런 상호 양보를 통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한국이 자동차 강국으로서 위상을 되찾는 데 앞장서는 일이다. 글로벌 경쟁에서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저성장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현대차 노사가 올해를 기점으로 파업이라는 두 글자를 잊어버렸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이를 통해 일본의 자동차 업계를 압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도요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과 위상을 갖추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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