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수유실 '유명무실'
지하철 수유실 '유명무실'
  • 송지나
  • 승인 2014.04.2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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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호선 대림역에 있는 유아수유실(왼쪽)과 6호선 합정역에 있는 아기사랑방 사진

 


지하철을 이용하는 엄마들이 모유수유를 하기 위한 수유실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있는 9개 지하철 노선 가운데 수유실이 있는 역은 총 88개에 불과했고 그나마 수유실이 있는 역에서도 안내가 부실해 찾기 어렵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또 수유실을 이용하려면 역무실 안으로 들어가거나 직원을 호출해야하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엄마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수유실 내부가 좁고 실내 온도가 낮아 엄마와 아이가 수유를 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 9호선 수유실 한 곳도 없어

수도권 지하철 1~9호선 가운데 수유실이 설치된 역은 총 88개소였으며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1~4호선은 25개,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5~8호선 63개였고 서울시메트로 9호선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호선 별로는 1호선은 2개, 2호선 11개, 3호선 6개, 4호선 6개, 5호선 21개, 6호선 14개, 7호선 22개, 8호선은 6개다.

하지만 환승역으로 겹치는 곳 중 일부 역은 수유실을 중복관리하고 있어 실제로는 88개소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 수유실 찾기 힘들어 '곤혹'

수유실이 있는 역에서 내려도 안내가 잘 돼있지 않아 수유실까지 찾아가는 길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비 타임즈 기자가 수유실의 동선을 살펴본 결과 지하철 역 안에 설치돼 있는 대부분의 안내판에 수유실 표시가 없었다.

또 수유실 위치를 묻기 위해 역무실을 찾으려 해도 역무실 위치표시도 명확하지 않아 역무실조차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심지어 어떤 역은 수유실 안내판을 개찰구 위에 설치해놓기도 했다.

안내가 잘 돼 있더라도 역사 구조상 승강장에서 수유실까지 너무 멀어 수유실을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 공덕역의 5호선 승강장과 멀리 떨어져 있는 6호선 아기사랑방 위치도

 


공덕역은 5호선과 6호선, 공항철도가 연결된 환승역인데 5호선 열차에서 수유실을 이용하기 위해 내리면 6호선 역무실까지 가야한다.

◇ 굳게 닫혀있는 수유실

▲ 잠금장치로 굳게 잠겨 있는 2호선 대림역 유아수유실

 

 

▲ 불꺼진 채 닫혀있는 6호선 합정역 아기사랑방

 

수유실이 닫혀있어 역무원을 호출해야 하는 것도 엄마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요인이다.

수유실이 역무실 밖에 위치하고 있는 역의 대부분은 수유실 문을 잠가놓고 관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엄마들은 수유실 문 옆에 있는 호출기로 역무원을 호출하거나 역무실로 직접 가서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지하철 관계자는 "수유실을 개방하고 있었을 때 한번은 아이 엄마가 수유하려고 문을 열었는데 남성이 앉아 있었다"며 "문을 잠가놓지 않으면 불필요한 사람들이 이용해 시설관리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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