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이용하는 엄마들이 모유수유를 하기 위한 수유실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있는 9개 지하철 노선 가운데 수유실이 있는 역은 총 88개에 불과했고 그나마 수유실이 있는 역에서도 안내가 부실해 찾기 어렵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또 수유실을 이용하려면 역무실 안으로 들어가거나 직원을 호출해야하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엄마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수유실 내부가 좁고 실내 온도가 낮아 엄마와 아이가 수유를 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 9호선 수유실 한 곳도 없어
수도권 지하철 1~9호선 가운데 수유실이 설치된 역은 총 88개소였으며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1~4호선은 25개,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5~8호선 63개였고 서울시메트로 9호선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호선 별로는 1호선은 2개, 2호선 11개, 3호선 6개, 4호선 6개, 5호선 21개, 6호선 14개, 7호선 22개, 8호선은 6개다.
하지만 환승역으로 겹치는 곳 중 일부 역은 수유실을 중복관리하고 있어 실제로는 88개소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 수유실 찾기 힘들어 '곤혹'
수유실이 있는 역에서 내려도 안내가 잘 돼있지 않아 수유실까지 찾아가는 길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비 타임즈 기자가 수유실의 동선을 살펴본 결과 지하철 역 안에 설치돼 있는 대부분의 안내판에 수유실 표시가 없었다.
또 수유실 위치를 묻기 위해 역무실을 찾으려 해도 역무실 위치표시도 명확하지 않아 역무실조차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심지어 어떤 역은 수유실 안내판을 개찰구 위에 설치해놓기도 했다.
안내가 잘 돼 있더라도 역사 구조상 승강장에서 수유실까지 너무 멀어 수유실을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공덕역은 5호선과 6호선, 공항철도가 연결된 환승역인데 5호선 열차에서 수유실을 이용하기 위해 내리면 6호선 역무실까지 가야한다.
◇ 굳게 닫혀있는 수유실
수유실이 닫혀있어 역무원을 호출해야 하는 것도 엄마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요인이다.
수유실이 역무실 밖에 위치하고 있는 역의 대부분은 수유실 문을 잠가놓고 관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엄마들은 수유실 문 옆에 있는 호출기로 역무원을 호출하거나 역무실로 직접 가서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지하철 관계자는 "수유실을 개방하고 있었을 때 한번은 아이 엄마가 수유하려고 문을 열었는데 남성이 앉아 있었다"며 "문을 잠가놓지 않으면 불필요한 사람들이 이용해 시설관리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