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스타일리스트 마리아주 동행취재…프로美 ‘뿜뿜’
푸드스타일리스트 마리아주 동행취재…프로美 ‘뿜뿜’
  • 신화준 기자
  • 승인 2019.04.0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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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준비가 바탕되는 전문가의 참모습 보여줘

[베이비타임즈=신화준 기자]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진심이 닿다’ 는 이동욱과 유인나의 우여곡절 연애 성공기를 다룬 드라마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진심이 닿다’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한 배우와 수많은 스텝들 중 극중 시선을 사로잡는 음식에도 숨은 조력자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푸드스타일리스트 마리아주. 여러 드라마 속 음식들이 그녀의 손을 거쳐갔으며 현재 ‘진심이 닿다’ 속 음식들의 세팅을 책임지고 있다.

푸드바코드의 대표로도 활동중인 그녀는 푸드스타일리스트를 비롯해 레스토랑 컨설팅, 케이터링,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 등 수없이 많은 업무들로 하루하루가 짧기만하다.

이러한 그녀가 드라마 촬영을 위해 어떤 기획과 준비를 하는지,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전문가의 하루는 어떤지, 2일간 동행하며 그녀만의 업무 노하우와 준비과정을 살펴본다.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마리아주.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마리아주.

드라마 ‘진심이 닿다’ 종영 촬영을 앞둔 지난달 25일 오전 10시. 이태원에 위치한 푸드바코드 사무실을 방문했다.

방문 당시 마리아주는 직원들과 드라마 콘티 회의가 한창이었고, 마치 PD나 작가들처럼 스토리 보드까지 그려가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드라마 한편의 영상을 위해 멋진 촬영장의 배우들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많은 이들의 시간과 노고가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마리아주와 푸드바코드 팀이 사무실에서 콘티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푸드바코드 사무실에서 마리아주와 그녀의 팀원들이 콘티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진심이 닿다’의 마지막 종방씬은 기획사 10주년 기념 행사로 서울 워커힐 호텔의 컨벤션을 배경으로 100여 명의 인사들이 초대되는 축하 파티 장면이었다.

평소 마리아주는 대규모 케이터링 행사를 진행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행사의 목적과 컨셉, 초대 고객들의 연령과 직업 등을 파악해 행사에 걸 맞는 꽃장식과 식기, 기물 등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봤다.

이를 위해 음식의 구성을 기본으로 컨벤션의 실내외 공간을 연출하기 위한 꽃장식과 장식을 돋보이게 할 소품과 기물, 음식을 담는 식기와 센터피스 등 전체적인 어울림과 색상 매칭 등에 대해서 회의를 이어갔다.

열띤 논의 끝에 식재료와 기물, 꽃과 소품 등 촬영당일 체크 리스트를 확인한 뒤 회의는 마무리됐다.

특히 이번 드라마에서 요구된 ‘비주얼의 극대화’를 위해 마리아주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꽃 장식이다. 이를 위해 회의가 끝난 뒤 바로 꽃 장식과 테이블 장식용 기물 구입을 위해 고속터미널 꽃 도매상가로 향했다.

도매상가에서는 꽃을 비롯해 다양한 센터피스(테이블 장식구) 등 다양한 기물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테이블의 조화를 생각해 꽃과 기물을 골라야 한다는 노하우를 전했다.

또 일일이 수많은 업체들을 돌아다니며 가격들을 꼼꼼히 비교해 필요한 제품들을 구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속터미널 현장에서의 마리아주.
고속터미널 현장에서의 마리아주.

어느덧 시간은 오후 시간대로 접어들었고, 제대로 끼니를 챙기지 못한 채 아크릴 주문제작소로 향했다.

음식을 스타일링 함에 있어서 담는 그릇들의 공간을 확보하고 식기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일은 중요한 작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크릴 제작이 필수요소 중 하나라고 마리아주는 전했다.

행사에 맞게 맞춤제작한 아크릴 구매 후 이번 파티 장면의 케이터링 식기와 칵테일 잔 등의 구매를 위해 또 다시 방산시장으로 향했다.

방산시장에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기물들이 많이 있었지만, 마리아주는 본인의 단골 업체에서 케이터링에 준비될 음식과 잘 어울릴 만한 기물들을 비교해가며 제품들을 선택했다.

방산시장에서 마리아주가 기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방산시장에서 마리아주가 기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오후 5시가 다 되어 필요한 제품들을 모두 구매할 수 있었다. 다시 이태원 푸드바코드 사무실로 돌아 온 마리아주는 구입한 물건들을 모두 펼쳐놓고 제품 검수와 동시에 내일 촬영 스타일링 리허설을 시작했다.

플라워 색상, 위치와 음식을 담아 놓을 기물과 아크릴을 이용한 구조감 등 행사의 흐름을 한번 더 체크하는 시간으로 마지막 회의를 끝냈다.

드라마 현장이나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는데 주력할 것 같았던 푸드스타일리스트의 하루는 인테리어업자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소품 준비에도 시간이 부족했다.

마리아주가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소품들을 세팅하고 있다.
마리아주가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미리 구상해 준비한 소품들을 촬영에 앞서 세팅하고 있다.

다음날 오전 10시 용산역 대형마트에서 만난 마리아주는 푸드스타일링에 필요한 재료들을 구입하고 있었다.

전날 다른 식재료들은 미리 준비를 했지만 보관이 까다로운 허브류나 식용 꽃 등은 당일 아침 일찍 구입이 가능하고 손상이 덜 하기 때문에 오전에 들린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11시. 음식재료를 준비해서 사무실에 도착한 마리아주는 다른 푸드 스타일리스트들과 함께 바로 음식 준비를 시작했다.

보통 드라마 스타일링을 할 때는 현장의 조리실에서 촬영 직전에 조리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촬영 장소는 호텔 연회장이기 때문에 조리실이 따로 준비 되어있지 않아 모든 메뉴들을 사무실에서 미리 준비해야 되기 때문이다.

촬영장 음식을 모두 마무리하고 직원들과 메뉴 구성, 필요한 식재료 리스트, 가져갈 기물 등 촬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마지막으로 다시 체크한 뒤 촬영 로케이션인 워커힐 호텔로 출발했다.

마리아주가 촬영 현장에 도착해 식재료를 세팅하고 있다.
마리아주가 촬영 현장에 도착해 식재료를 세팅하고 있다.

마리아주와 일행은 5시쯤 촬영 현장에 도착해 테이블과 꽃장식, 기물들과 식재료를 세팅하고 촬영 시간에 맞추어 케이터링 메뉴들을 빠르게 준비해 나갔다.

이 날의 촬영 콘티는 기획사 10주년 파티에 초청받은 100여명의 인사들이 야외에서 스탠딩으로 와인과 가벼운 안주를 즐기며 행사를 축하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세련되고 감각적인 핑거푸드로 음식을 구성했다.

메뉴들을 살펴보니 꼬치를 이용한 방울토마토와 치즈, 아담한 사이즈의 연어 카나페, 와인 안주로 좋은 하몽과 메론, 미니 칵테일 잔에 담겨진 요거트와 블루베리, 알록달록한 마카롱, 긴 촬영 시간을 감안해 요기를 할 수 있는 미니 크로와상 샌드위치와 애플민트가 들어간 오렌지 생과일쥬스 등이었다.

이 역시 개별 음식의 특징을 살려 식기 또한 다채롭게 준비했다.

테이블 세팅이 끝난 케이터링 코스.

이렇게 모든 준비가 끝나고 오후 9시가 되서야 드디어 본 촬영이 시작됐다. 이때부터 현장에서 촬영을 모니터링하며 순간순간 연출에 필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챙겨나갔다.

오전부터 빠듯한 일정에 지칠 법도 하지만 현장의 다른 스텝들 못지않게 한시도 집중력을 놓지 않는 열정이 대단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마리아주가 실제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케이터링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마리아주가 실제 드라마 속에 등장했던 케이터링 메뉴 등을 정리하고 있다.

자정이 가까워서야 마침내 촬영이 끝났지만 푸드 스타일리스트 업무의 끝은 아니었다. 세팅해 놓았던 테이블과 식기 그리고 남은 식재료를 깔끔하게 정리해야 하는 것.

화장의 기본은 지우는 것이란 말처럼, 케이터링과 방송 등의 행사에 있어서 마지막 정리에 대한 평가도 푸드스타일리스트의 몫이다. 화려한 셋팅만큼 깔끔한 원상복구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고 했다.

새벽녘 일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온 마리아주의 푸드스타일리스트팀은 폐기물과 기물들을 정리하고 식기들을 세척하고 제자리에 돌려 놓고 나서야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시간은 벌써 새벽 2시. 비로소 푸드스타일리스트의 하루가 끝났다.

푸드스타일리스트 마리아주.
푸드스타일리스트 마리아주.

푸드스타일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마리아주는 “푸드스타일리스트는 마치 음식만 만들고 꾸미는 일만 하는 고상한 일처럼 보이지만 진정한 프로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이면에 고된 일들도 감수해야한다”며 “그래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이고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견뎌낼 수 있는 인내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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