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상비약 논의 결국 내년으로 미뤘다
편의점 상비약 논의 결국 내년으로 미뤘다
  • 이경열 기자
  • 승인 2018.12.1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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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회 반발에 내년 7차 회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안전성’ vs '편의성‘ 팽팽
편의점 상비약 시장 규모 5년간 2배 성장...매출 큰 ‘타이레놀’ 등 견해차 커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사진=CU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사진=CU

[베이비타임즈=이경열 기자] 지난해 6월 마무리됐어야 할 편의점 상비약 조정 논의가 1년 이상 지연 되면서 결국 내년으로 미뤄졌다.

복건복지부는 지난 8월 열린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제산제, 지사제 신규 지정 및 기존 소화제 2개 품목 해제 등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됐다.

복지부는 그간 야간·휴일에 시급하게 사용할 필요성이 높은 일반의약품을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추가 지정하는 등 품목 조정을 논의해 왔으나 위원들 사이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품목 조정 결론은 또다시 미뤄졌다.

복지부는 이른 시일 내 7차 회의를 열고 제산제와 지사제의 안전상비약 지정 방안과 약사회가 제출한 타이레놀 제외, 편의점 판매시간 조정 대안 등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지만 회의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편의점 상비약 매출 급증, 안전성 vs 편의성 논란 언제까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의약품 시장 규모는 최근 5년 동안 2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완제의약품 유통정보 통계집에 따르면 편의점 안전상비약 공급금액은 2013년 154억3900만원에서 지난해 344억7200만원으로 증가했다.

제품별로는 작년 기준으로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이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컸다. 편의점에서는 타이레놀 제품 중 '어린이용타이레놀정80밀리그람'(2억1800만원), '어린이타이레놀무색소현탁액'(3억9300만원), '타이레놀정160밀리그람'(3억4300만원)과 '타이레놀정500밀리그람'(124억2700만원)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4개 품목 공급액만 133억8100만원에 달해 전체 편의점 상비약 공급액의 약 39%를 차지했다.

현재 일부 편의점에서 타이레놀, 판콜에이, 판피린 등 의사 처방이 필요치 않은 13개 일반의약품이 판매되고 있다.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시민 174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비약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는 답변이 86.8%(1515명)이었다. 현행 수준 유지는 9.9%(173명), 현행보다 축소는 1.7%(29명)로 나타났다.

또 상비약의 약국 외 판매제도 필요성에 대해서는 97%(1693명)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구매하는 이유로는 공휴일, 심야 등 약국 이용이 불가능할 때가 74.6%(1179명)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통해 "약사회는 지난 12월 상비약 지정심의위윈회에서 자해소동까지 벌이며 회의를 무산시킨 이후 지난 9일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또다시 실력행사를 하면서 직역 이기주의를 드러내고 있다"며 "국민 건강은 외면한 채 직역 이기주의를 드러낸 단편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복지부는 "안전상비약 안전성 기준 적합 여부에 이견이 있어 차후에 의약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 정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약사회는 안전성 등에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하며 편의점 상비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약사회 측은 "타이레놀과 판콜은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과 약국이나 병원이 문을 닫는 시간에만 팔 수 있도록 판매시간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12월부터 편의점에서 해열제, 감기약, 소독약 등 일부 안전상비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 구할 수 있는 안전상비약은 총 62개 품목이다. 안전상비약뿐만 아니라 35종의 의료기기도 구매할 수 있다.

베이징시 차오양구 식품의약감독관리국 국장은 "오남용 우려가 적고 안전성과 유효성이 높아 전문지식이 없어도 먹을 수 있는 약품으로만 선정됐다"며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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